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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투가 필요한 오재영 '10년 전 가을 초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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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투가 필요한 오재영 '10년 전 가을 초심으로'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0.30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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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KS 호투, 타선 침묵-불펜 소모 악조건 속 선발 등판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오재영(29)의 어깨가 무겁다. 그의 피칭에 따라 넥센의 2014 시즌 운명이 좌우될지 모른다.

넥센은 30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펼쳐지는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LG전에 좌완 오재영을 선발로 내세운다. 외국인 선발 2명 헨리 소사, 앤디 밴헤켄 말고는 확실한 선발감이 없는 넥센은 고심 끝에 오재영을 선택했다.

이번 시즌 성적은 5승6패, 평균자책점 6.45. 한 경기 한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단기전에 선발로 나서기에는 많이 모자란 성적이다. 21경기 중 7경기에는 구원으로 나섰다는 점도 걸린다. 선발 14경기의 평균자책점도 6.03에 달한다.

▲ 오재영이 큰 책임감을 갖고 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그가 몇 이닝을 버티느냐에 따라 3차전 승패의 향방이 갈릴 것이다. [사진=스포츠Q DB]

그러나 LG는 2차전에서 시즌 성적 1승3패, 평균자책점 6.66에 불과한 신정락이 7이닝 10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의 깜짝 호투를 펼치며 시리즈 전적을 원점으로 돌렸다. ‘가을야구’의 매력은 이런 깜짝 활약에서 나온다.

오재영에게도 희망은 있다.

◆ 10년 전 그 때를 기억하라, 한국시리즈의 사나이 

신정락이 2010년 전체 1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경력이 있다면 오재영은 신인왕 출신이라는 한 수 위의 화려한 커리어가 있다.

청원고를 졸업한 오재영은 2차 5라운드 1순위로 현대에 입단해 데뷔 첫 해 10승9패,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하며 팀이 정규리그 1위에 오르는데 크게 기여했다. 현대는 2002년 조용준, 2003년 이동학에 이어 3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하는 영예를 누렸다.

오재영은 2004년 피어리, 정민태, 김수경 등과 함께 한국시리즈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했다. 삼성과 1승1패2무로 맞선 5차전 선발로 낙점을 받아 5.1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현대는 고졸신인의 도움으로 2연패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9년만에 가을잔치에 나섰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 잠실 두산전에 선발로 나선 그는 5이닝 3피인타(2피홈런) 3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다. 비록 패전투수가 되긴 했지만 값진 큰 경기에서 제몫을 해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LG를 상대로는 4경기에 선발로 나서 1승, 평균자책점 1.83을 기록했다. 잠실 LG전에서는 2경기에 나와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했다. 잠실구장 성적(+두산)은 3경기 평균자책점 2.31이다. 염경엽 감독이 기대를 걸어도 되는 이유다.

◆ 필승조의 연투-못 믿을 타선, 6이닝을 버텨라 

▲ 오재영은 2004년 신인왕 출신이다. 10년 전 한국시리즈,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그는 삼성을 상대로 호투를 하며 현대의 통합 2연패에 크게 기여했다. [사진=스포츠Q DB]

오재영이 조기에 무너져버리면 시리즈 향방이 LG쪽으로 급격하게 기울 가능성이 크다. 넥센에는 조상우, 한현희, 손승락 말고는 LG의 끈끈한 타선을 견뎌낼 만한 투수가 없다. 오재영이 반드시 오래 버텨야만 하는 이유다.

선발 등판한 14경기에서는 경기당 4.2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한 경기 최다 투구수도 100개를 넘긴 적이 없다. 지난 5월11일 목동 LG전에서 6.1이닝을 던진 것이 최다다. 조금 더 힘을 내야만 한다.

더군다나 넥센의 방망이가 침묵하고 있다. 타선의 우위를 통해 시리즈를 수월하게 풀어가려던 계획은 어긋나고 있다. 상대 선발 코리 리오단과 대등히 맞서며 리드한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겨줘야만 승산이 있다.

희망적인 부분은 LG 간판 타자들을 잘 묶었다는 점이다. 박용택을 9타수 2안타, 이병규(7번)를 7타수 1안타, 이진영을 3타수 무안타, 오지환을 4타수 무안타로 잘 봉쇄했다. 브래드 스나이더, 김용의까지 왼손타자 6명이 라인업에 포진한 LG를 상대로 넥센이 내세울 수 있는 최상의 카드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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