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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골든타임 놓친 한국 축구, 시리아전 졸전에도 그대로 슈틸리케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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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골든타임 놓친 한국 축구, 시리아전 졸전에도 그대로 슈틸리케 체제?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7.03.29 0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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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감독은 "비긴 경기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자신감…홈에서 압도적인 경기력 보여주지 못한채 승점 3에만 급급

[상암=스포츠Q(큐) 글 박상현·사진 주현희 기자] 이기긴 이겼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런 승리를 기대하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참 낮은 시리아를 상대로, 그것도 홈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가까스로 비겼다. 물론 이전에도 시리아를 상대로 단 한번도 속시원한 승리를 따낸 적이 없다고는 하지만 정말 이대로 가야할지가 의문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시리아와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홈 7차전에서 홍정호(장쑤 쑤닝)의 선제 결승골로 1-0으로 이기고 승점 3을 더했다.

▲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리아와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홈 7차전을 앞두고 긴장된 표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한국 축구대표팀이 가야할 길은 가시밭이다. 시리아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고는 하지만 아직 3경기가 남아있고 우즈베키스탄은 뒤따라오고 있다. 이런 경기력으로는 앞으로 남은 3경기에서 승리를 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최종예선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은 홈에서만 승리를 거뒀을 뿐 안방 밖으로 나가면 졸전을 펼쳤다. 내전 때문에 중립경기로 치러졌다고는 하지만 시리아를 상대로 득점없이 비겼고 이란, 중국 원정에서는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0-1로 졌다. 원정 3경기를 통해 한국은 단 1골도 넣지 못한 채 1무 2패에 그쳤다. 카타르 원정,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그렇다고 홈에서 속시원한 승리가 계속 이어졌던 것도 아니다. 중국과 홈 1차전에서는 3골을 넣고도 2골을 추격 당해 힘겹게 이겼고 카타르,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는 리드를 뺏겼다가 가까스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시리아전까지 홈에서 치러진 4경기에서 모두 1골차로 식은땀 나는 승리를 거뒀다.

이것을 두고 슈틸리케 감독의 말처럼 "승점 3을 챙겼으니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오히려 시리아를 이끈 아이만 알킴 감독은 "경기 결과는 0-1로 졌지만 사실상 비긴 경기였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 축구대표팀으로서는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은 승리다.

이미 일부 언론에서는 슈틸리케 감독의 후임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카타르와 원정 8차전이 6월 13일에 열리기 때문에 70여 일의 시간이 있다. 게다가 이 때면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끝났을 시기다. 신태용 감독이 대표팀을 맡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이 때문에 일부 언론에서 신태용 감독을 가장 강력한 차기 사령탑으로 꼽기도 한다.

여기에 레스터 시티의 동화를 썼다가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토트넘 핫스퍼를 이끌기도 했던 후안데 라모스 감독의 이름도 있다. 라모스 감독은 지난해 12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말라가와 결별해 맡고 있는 팀이 없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여전히 카타르전에 대한 계획을 세우며 적어도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뜻을 천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앞으로 남은 3경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2위를 계속 유지해 월드컵 본선에 나가는 것"이라며 "모든 선수들이 바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본선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카타르전까지 시간이 있고 평가전을 치를 수 있는 기회도 있기 때문에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왼쪽)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리아와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홈 7차전을 앞두고 손흥민의 손을 맞잡으며 선전을 당부하고 있다.

이제 공은 대한축구협회로 넘어갔다. 슈틸리케 감독으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결단을 내리는 것이 좋다. 이대로라면 한국 축구가 이미 러시아 월드컵 본선으로 가면서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감독을 바꾸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면 재신임하면서 코칭스태프를 더욱 강화해야만 한다. 성균관대를 성공적으로 이끈 설기현 코치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는 아직 초보 지도자일 뿐이고 전력분석관으로 들어온 차두리는 아직 지도자 자격증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전략가가 절실하다. 손을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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