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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일침, 철부지에서 '무결점 주장'으로 환골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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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일침, 철부지에서 '무결점 주장'으로 환골탈태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3.2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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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시리아에 승리를 챙기고도 도마 위에 오른 축구 대표팀의 경기력에 대해 주장 기성용이 일침을 날렸다.

대표팀의 주장 기성용은 28일 시리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전이 끝난 뒤 작정한 듯 선수들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평소 선수들을 감싸며 ‘파이팅’을 외쳤던 기성용이기에 이번 일침은 더욱 주목을 끈다.

기성용은 선수들의 경기력과 자세 면에서 모두 대표 선수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비판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 [상암=스포츠Q 주현희 기자] 기성용(왼쪽)이 28일 시리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상대 수비수 2명을 볼 컨트롤로 속이고 있다.

기성용의 과거 발언과 오버랩 됐다. 기성용은 2013년 자신의 트위터에 당시 최강희 대표팀 감독 ‘디스’ 글을 올렸다. 비밀 계정을 통해 올린 것이었지만 유출되며 곤욕을 치렀다.

최강희 감독은 당시 해외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하는 선수들을 향해 일침을 날렸다. 스코틀랜드 명문팀 셀틱에서 뛰던 기성용에 대해서도 “스코틀랜드 리그는 셀틱을 제외하고는 ‘내셔널리그’나 다름없다”고 말해 기성용을 발끈하게 만들었다.

기성용은 “리더는 묵직해야 한다. 모든 사람을 적으로 만드는 건 리더 자격이 없다”고 최 감독을 저격했다.

이 발언은 많은 논란을 낳았고 기성용은 결국 최강희 감독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한동안 기성용은 인성이 좋지 못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아야 했다.

그런 기성용이 달라졌다. 철부지 같던 기성용은 이제 없다. 주장으로서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는 선수들의 해이한 정신상태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로 공격수들은 전방에서 너무 쉽게 공을 빼앗겼고 수비수들의 느슨한 마크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경기 초반 선제골을 넣었지만 이후 이렇다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결정적인 위기를 초래한 것만 수차례였다.

그 와중에 기성용은 발군의 경기력을 자랑했다. 상대의 압박 수비에도 감각적인 볼터치로 탈압박에 성공했고 피치 곳곳의 동료들에게 공을 뿌렸다. 경기 후반에는 직접 수비수를 제치고 강슛을 날리기도 했다. 오히려 기성용의 움직임을 동료 선수들이 못 따라 주는 게 보일 정도였다.

경기장 안에서도 카리스마 있는 면모를 보이며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던 기성용은 경기 후에도 팀의 발전을 위해 일침을 날리며 악역을 자처했다. 경기력은 물론이고 선수들을 자극하는 발언까지 아끼즌 않는 기성용은 남다른 캡틴의 품격을 보였다. 백점짜리 주장에게서 과거 철부지 기성용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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