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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이영표의 슈틸리케호 찬사, '일침'으로 해석해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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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이영표의 슈틸리케호 찬사, '일침'으로 해석해야하는 이유?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3.29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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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오늘 시리아전은 졸전이 아니라 최근 몇 년 간 내가 본 축구대표팀 경기 중에서 최고였다.”

찬사가 쏟아졌다. 많은 이들이 28일 한국 축구대표팀의 시리아전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이영표 KBS 축구 해설위원은 칭찬의 말을 이었다. 그런데 글을 찬찬히 살펴보면 입바른 말 같지 않다. 무슨 이유일까.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8일 시리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7차전에서 1-0 신승을 거두고 조 2위 자리를 지켰다.

▲ 28일 한국과 시리아의 경기를 본 이영표 해설위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사진=스포츠Q DB] 

결과는 승리였지만 경기 후 팬들은 포털 사이트와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성토의 글을 쏟아냈다. 수비 일색으로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 시리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몇몇 선수들의 개인 기량도 기대 이하였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노린 시리아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온 장면에 대해서는 “골대가 MOM(경기 최우수선수)이었다”라며 비꼬았다.

허나 이영표 위원은 웬일인지 대표팀을 칭찬하는 뉘앙스의 글을 올렸다. 이 위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먼 길을 가다보면 가끔은 정찬이 아니라 차가운 국밥 한 그릇으로 끼니를 때우는 것조차도 감사 할 때가 있다. 오늘 시리아전은 졸전이 아니라 최근 몇 년 간 내가 본 축구대표팀의 경기 중에서 최고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마치 해방 이후 최악의 국가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희망이 되기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국가 대항전에 임했던 우리의 자랑스러운 축구 선배님들의 모습이 시리아 선수들을 통해 오버랩 됐다. 오늘 우리 선수들은 11명의 시리아 선수들과 싸운 게 아니라 1700만 명의 시리아 국민의 희망과 싸웠다”고 한국 선수들을 격려했다.

또 “양 팀 선수들의 승리를 향한 열정의 94분을 졸전이라고 표현한다면 도대체 축구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가. 우리는 승점 3을 얻었고 시리아와 국민들은 희망과 자부심을 얻었을 오늘 경기는 정말 최고의 경기였다”고 덧붙였다.

겉으로만 보면 슈틸리케호 선수들의 경기력을 칭찬하는 것 같다. 하지만 깊이 살펴보면 꼭 칭찬하는 글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우선 도입부에서 슈틸리케호의 경기를 ‘정찬’과 ‘차가운 국밥’에 비유하면서 시리아전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또 ‘시리아와 국민들은 희망과 자부심을 얻었다’는 대목에서 한국의 경기력이 결코 뛰어나지 않았음을 에둘러 밝혔다. 슈틸리케호에 우회적인 비판을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글을 전체적으로 자세히 살펴보면 이영표 위원의 ‘독설’은 대다수 축구팬들이 현재 슈틸리케호를 비판하는 자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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