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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과시대](10) 모델 이현욱 "40·50대를 위한 패션 시장 생겼으면"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7.03.31 18:39 | 최종수정 2017.03.31 18: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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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모델들은 각 시대의 미(美)를 대변한다. 유행과 패션의 최첨단에 서 있는 모델들은 시대가 원하는 미의 기준을 제시하는 표준이 되어 왔다. 따라서 모델계 역사의 흐름은 미의 흐름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Q는 2017년 새해에도 김동수 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그동안 한국 모델사를 이끌어 온, 혹은 앞으로 이끌어갈 모델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김동수는 대표적인 1세대 해외파 모델로, 현재 동덕여대 모델과 교수이자 모델학회장으로서 한국 모델계의 저변 확대와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2010년대는 그야말로 '남자모델 전성시대'다. 해외 유수의 쇼에서 활약하고 있는 모델부터 연기자로 전업에 성공한 모델들까지, 모델은 '여성의 일'이라는 편견을 깨고 많은 남자모델들이 활약하고 있는 중이다.

이현욱 역시 모델이자 연기자로 대중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훤칠한 키에 미소가 매력적인 이현욱은 해외진출 1세대 남자모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현욱이 이야기하는 '남자 모델'이란 무엇일까?

◆ 늦게 만나게 된 '모델의 길'

모델 이현욱은 피팅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모델의 꿈을 꾸게 되었다고 말했다.  [사진= 스포츠Q 최대성 기자]

이현욱이 모델을 지원하게 된 계기는 '피팅 아르바이트'였다. 의류회사에서 피팅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회사 사장님들의 추천으로 모델의 길에 입문하게 된다.

"모델이라는 직업을 그때 알게 된 거죠. 그 전까지는 관심이 없었어요. 아카데미에 들어가게 됐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모델 일을 배웠죠. 이후 모델 에이전시와 전속계약을 하게 됐어요. 당시에는 여자모델 중심인 모델 시장이었고, 저희 회사의 남자 모델은 저 혼자였어요. 당시 선배 여자 모델, 누나들이 엄청 많이 챙겨줬죠."

이현욱이 모델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스물네 살 무렵이었다. 최근에는 10대 모델들도 즐비한 것을 생각해 본다면 이현욱의 당시 나이는 신인 치고 적지 않은 나이였다.

"회사에서는 제가 모델 되기 힘들 거라고 했어요. 그런데 회사에서 콜렉션 오디션 봐서 된 사람이 저 밖에 없더라고요. 데뷔 쇼가 앙드레김 선생님의 쇼와 서울 컬렉션이었어요. 굉장히 큰 무대로 데뷔하게 된 거죠."

우여곡절 끝에 화려한 데뷔를 했지만 이현욱의 모델 인생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슬럼프에 빠진 이현욱에게 활로가 된 건 '해외무대'였다.

"당시에는 외국을 나가는 모델이 없었어요. 해외 활동을 하고 나서 소문이 났고, 이후 국내 디자이너 선생님들도 봐주셨죠. 해외 활동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그 당시에는 아시아인 모델을 쓰지 않으려고 했어요. 해외 활동은 홍콩에서 시작했죠. 이후 이태리에도 진출했어요. 정보가 없어서 힘들었고, 무작정 에이전시들에게 메일을 보냈죠."

이현욱은 당시의 심정에 대해 "겁이 없었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때는 겁이 없었죠. 20대여서 그랬던 것 같아요. 안되면 말자, 이렇게 간단하게 생각했죠. 한국에서 어정쩡한 모델이 될 바에는 외국에 나가서 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나갔는데 쉽지 않았어요. 지금은 많은 후배들이 해외 진출에 대해 물어보죠. 제 이후에 남자 모델들이 해외 진출을 많이 도전했어요."

◆ 제 2의 도전, 연기

이현욱은 모델 뿐만 아니라 연기자로도 활약하고 있다. [사진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이현욱은 모델 활동 이후 연기 영역에도 진출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2년 MBC 드라마 '아들 녀석들'을 시작으로 '오로라 공주', '최고의 연인' 등 다수의 드라마에서 조연도 맡았다.

"모델계에서는 베테랑이지만 배우로서는 아직 신인이죠. 욕심을 내지 않으려고, 지치지 않게 하려고 마인드 컨트롤 하고 있어요. 모델 일을 처음 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게 됐죠."

이현욱이 생각하는 모델 일과 연기의 차이는 무엇일까?

"모델은 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 안에서 표현을 만들어 내면 돼요. 근데 연기는 그 배역에 몰입해야 하잖아요? 다른 사람을 '나'로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 어려워요. 쇼에서보다 집중력을 느껴요. 저는 연기자를 늦게 시작했으니 욕심 안내고 버티면서 천천히 가려고요. 그런데 버티기가 쉽지는 않아요.(웃음)"

이현욱은 '천천히' 가기 위한 자신만의 비법을 공개했다.

"아이들처럼 연기하라고 많이들 이야기 하시더라고요. 연기는 참지 않고 표현해야 하는 건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들이 '참으라'고 이야기 하잖아요. 그러다보니 내가 나를 남에게 보여주는 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모델은 나를 보여준다기보다 옷을 보여준다는 생각이었죠. 배우는 나를 보여주는 게 아닌 배역을 보여줘야 하니까 쉽지 않아요. 말투, 행동, 눈빛, 감정 그런 걸 다 신경 써야 하죠."

◆ 모델 활동 당시의 에피소드, 그리고 이현욱이 사랑하는 '농구'

이현욱은 이날 인터뷰에서 모델 활동 당시의 유쾌한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서울 컬렉션 당시였어요. 무대에는 들어가는 문, 나오는 문 두 개가 있어요. 그런데 쇼에서 런웨이를 걷다 보니 무대가 안 깔려 있는 거예요. 들어가는 문이 없는 거죠. 그래서 다시 나온 문으로 돌아갔어요. 연출팀에게 물어봤더니, 연출팀도 문이 없는 걸 몰랐던 거죠. 제 앞에 런웨이를 걸었던 모델들은 어린 친구들이니까 자신들이 실수했다고 생각한 거죠. 그 이후로 매해 서울컬렉션에 갈 때마다 스탭들에게 반 농담으로 '문 있어요?'하고 물어봤어요.(웃음)"

이현욱은 모델 농구팀 '코드원'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현욱은 농구 마니아로 알려진 만큼 코드원에 대한 이야기를 즐겁게 털어놨다.

"스트레스는 농구로 풀어요. 유일한 취미이자 스트레스 해소책인 것 같아요. 많이 다치기도 하는데, 안 다치려고 노력하죠. 또 코드원 활동을 하면서 같은 직종에 있는 친구들이랑 일 이야기도 많이 해요. 같이 농구를 하니까 어린 후배들도 불편하지 않아요. 코드원에는 80년대생 모델들이 많아요. 90년대 초반 친구들도 좀 있고…."

◆ 이현욱이 생각하는 '좋은 모델' 이란?

이현욱은 '좋은 모델'에 대한 질문에 '성실한 모델'이라고 대답했다. [사진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좋은 모델'에 대한 질문에 이현욱은 단번에 '성실한 모델'을 꼽았다.

"성실한 사람이 좋은 모델인 것 같아요. 자세나 됨됨이가 중요하죠. 다른 것은 타고나는 게 반이에요. 가끔 후배 친구들을 보면서 저 친구에게 용기를 줘야 하나, 아니면 안된다고 하는 게 맞나, 이런 고민이 들어요. 모델은 재능이 우선적인 만큼 참 재수 없는 직업 중 하나예요.(웃음) 또 스스로의 이미지를 알아야 해요. 자신의 매력을 잘 개발시키면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 자신의 이미지를 빨리 깨달아서 무기를 만드는 게 좋죠."

이현욱은 당시 '모델이 못 될 거다'고 자신을 혹평했던 회사 사람들의 말 덕분에 '오기가 생겼다'고 고백했다.

"그때 회사가 왜 그랬을까요?(웃음) 오기가 생겨서, 디자이너 선생님들이 3년 뒤에는 날 먼저 찾게 만드는 게 목표였어요. 오디션에 자주 떨어지고 그럴 때는 '나중에는 나랑 쇼 하고 싶어 연락 오게끔 만들어야지'라는 생각 많이 했죠. 회사에서 저보고 하도 안될 거라고 이야기해서 그랬던 거 같아요. 그런 만큼 더 열심히 했죠. 아이러니하죠? 그래서 후배들에게 안된다는 말을 해줘야할지, 아니면 말아야 할지 제 스스로도 고민해요."

이현욱에게도 '슬럼프'는 존재했다. 이현욱은 또래 모델들보다 작은 키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다.

"쇼 하면 저는 가장 작은 모델 중 하나였어요. 키가 작아서 안될 거란 이야기도 많이 들었죠. 요새는 키가 작은 모델도 많아졌어요. 트렌드는 계속 바뀌죠. 일을 많이 하고 톱모델이 돼도 3년 뒤에는 다른 이미지의 모델을 찾아요. 이렇게 치일 바에는 해외 나가자 해서 저는 해외에 나갔죠.

슬럼프요? 항상 슬럼프였어요. 3년 차 까지가 가장 참기 힘들었죠. 모델 계에서 반짝 뜬 친구들은 최대가 3년이에요. 주기가 그렇더라고요. 단타로 치는 모델들이 있고, 천천히 오래 가는 모델들이 있고. 저는 천천히 오래 가는 타입이었어요. 모델은 평생 가는 직업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모델들은 고민이 많을 거예요."

◆ 후배 모델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이현욱은 모델에 대해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말했다. [사진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이제는 베테랑 모델이 된 이현욱, 그가 후배 모델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은 무엇이 있을까? 

"모델은 매력적인 직업이에요. 모델을 하고 싶다면 도전해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몸으로 느끼고 자신이 판단하는거지 남이 결정해서 하는 건 좋지 않아요. 물론 신체적인 재능, 조건을 무시할 수 없죠. 다른 부분은 운동과 노력으로 만들 수 있어요. 키가 작은 친구들은 모델을 하기에 힘들죠. 그걸 이겨 낼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면 해도 좋다고 생각해요."

◆ 이현욱, 앞으로의 목표는?

이현욱의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일까? 모델 이현욱, 그리고 연기자 이현욱으로서의 목표에 대해 질문했다.

"모델로서는…, 아직 우리나라 패션 시장이 나이 많은 모델을 쓰지 않아요. 40대 모델을 위한 시장이 없어요. 중년이 되더라도 멋있는 쇼와 화보 작업을 했음 좋겠어요. 아직까지 국내에서 서른이 넘은 모델들은 힘들어요. 물론 외국에서도 남성 패션계는 여성 패션계보다 힘들죠. 패션은 남성보다 여성을 위해 있는 거다라는 말도 있잖아요? 그런 만큼 국내에도 중년 이상의 남성들을 위한 패션시장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는 바뀌지 않을까요?

연기자로서의 목표는, 쉬지 않고 작품을 했으면 좋겠어요. 스타를 바란다기 보다 저를 보면 같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어요. 또 40대가 되기 전에 주연을 맡아보고 싶어요. 이건 개인적인 바람이자 욕심이죠. 배우로서 자리 잡는 게 목표예요. 쉬는 게 좋지만서도 쉬지 말고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을 해요."

◆ 모델 이현욱

2004년 제2회 코리아패션월드어워드 신인모델상
2011년 아시아모델시상식 패션모델상 수상
잡지 GQ, 아레나, 바자, 보그, 싱글즈 모델
MBC '아들녀석들'·'오로라공주'·'최고의 연인' 출연

[취재후기] 모델에 이어 연기자로 제 2의 시작하는 이현욱은 모델과 연기자, 두 직업 모두에 진지한 태도로 인터뷰에 임했다. 반 농담으로 '슈퍼스타'가 목표라고 말한 이현욱. 그가 배우로서도 꽃피울 날이 곧 오지 않을까? 그의 제 2의 도전을 스포츠Q가 응원한다.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한별 기자  juhanbyeol@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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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욱#모델#패션#패션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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