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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쌍둥이 우주의 기운마저 무너뜨린 '염갈량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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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쌍둥이 우주의 기운마저 무너뜨린 '염갈량 마법'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0.30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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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 3차전] 염경엽 넥센 감독, 선발투수·타순변경·용병카드 모두 적중, 창단 첫 KS행 -1승

[잠실=스포츠Q 이세영 기자] 염경엽(46) 넥센 감독이 포스트시즌에서 ‘우주의 기운’을 몰고 다녔던 LG의 기세를 용병술로 차단했다.

넥센의 플레이오프 두 번째 승리는 염경엽 감독의 족집게 야구로 일궈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넥센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LG와 경기에서 활발하게 터진 타선을 앞세워 6-2 승리를 거뒀다. 넥센은 플레이오프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올리면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짓는다.

이날 염경엽 감독은 무주공산이었던 세 번째 선발로 오재영을 전격 투입했다. 시즌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LG 좌타라인 상대 성적이 좋았기 때문일 것으로 풀이된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염경엽 넥센 감독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을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또 염 감독은 붙박이 2번을 맡았던 이택근이 시리즈 내내 부진하자 7번으로 내렸고 그 자리를 외국인 타자 비니 로티노로 메웠다. 이성열을 한 타순 뒤로 배치한 것도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자신의 별명인 ‘염갈량’의 면모를 유감없이 펼쳤다.

◆ '좌타자 킬러' 오재영, 3선발 우려 지웠다

넥센은 앤디 밴 헤켄과 헨리 소사를 받쳐줄 국내 선발진이 부족한 상황에서 플레이오프를 맞았다. 염경엽 감독은 올시즌 9승을 올렸던 문성현이 엔트리에서 제외돼 마무리 손승락을 선발로 쓸 방안도 마련했다.

하지만 염 감독은 2차전이 끝난 뒤 ‘손승락 선발 프로젝트’를 전면 취소하고 오재영 카드를 뽑았다. 올시즌 5승6패 평균자책점 6.45를 기록한 오재영은 선발로 등판했을 때도 평균자책점이 6.03에 불과했지만 LG전 4경기에서 1승에 평균자책점 1.83, 피안타율 0.224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2004년 2차 5라운드 1순위로 현대에 입단한 오재영은 데뷔 시즌 10승9패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하며 팀의 정규리그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오재영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당시 피어리와 정민태, 김수경 등과 함께 한국시리즈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한 오재영은 삼성과 1승1패2무로 맞선 한국시리즈 5차전 선발로 등판해 5⅓이닝을 2피안타 3볼넷 1실점으로 틀어막고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현대는 고졸신인의 도움으로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했다.

정규시즌에서 박용택과 이병규(7번), 이진영, 오지환을 상대로 피안타율 0.130(23타수 3안타)에 불과했던 오재영은 이날도 좌타자들을 상대로 안타를 2개밖에 맞지 않는 짠물 피칭을 선보였다. 오재영의 호투가 있었기에 넥센의 승리가 가능했다.

경기 후 오재영은 “LG 선수들의 타격 매커니즘이 내 투구와 다른 것 같다”며 “오늘 등판할 때도 특별히 계획한 건 없었다. 그냥 하던 대로 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오재영이 6회까지 잘 버텨줬기 때문에 불펜 투수들이 수월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박병호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5회말 LG 채은성의 파울플라이를 잡아내고 있다.

◆ 로티노 투입·타순변경, 승리 향한 지름길 됐다

야심차게 꺼낸 좌익수 로티노 카드가 성공적으로 귀결됐다. 이날 염경엽 감독은 2번 타순에 로티노를 넣으며 선발 좌익수로 기용했다. 2차전까지 선발로 기용된 박헌도가 4타수 1안타로 주춤했기 때문이다.

박헌도 대신 투입된 로티노는 염경엽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1회 첫 타석에서 3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때린 로티노는 5회 1사 3루에서 우중간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작렬, 팀의 5번째 점수를 올렸다.

하위 타순에 변화를 준 것도 성공적이었다.

이날 염 감독은 2번에 로티노를 기용한 대신 기존 2번 타자였던 이택근을 7번으로 내리고 1차전과 2차전에서 7번 타자로 나섰던 이성열을 8번에 배치했다. 이택근은 앞선 2경기에서 9타수 무안타로 부진해 7번으로 조정됐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이택근(앞)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홈으로 들어온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부담감이 줄어서였을까. 두 선수 모두 안타를 때려냈다. 이택근은 5회 무사 1루에서 찬스를 잇는 중전 안타를 쳤고 이성열은 2루 주자를 불러들이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렸다.

경기를 마친 뒤 염경엽 감독은 “로티노가 2번 타순에서 잘해줬고 이택근도 제몫을 다했다”고 칭찬했다.

이어 “로티노를 올린 이유는 출루율을 높이기 위해서였는데 적중했고 이택근이 7번으로 가면 하위타선에 짜임새가 생길 것이라 생각했다. 선수들이 잘해줬기에 경기가 쉽게 풀렸다. 내일도 오늘 타순과 똑같이 갈 것”이라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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