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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군단 핵타선 완성, 박병호·서건창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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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군단 핵타선 완성, 박병호·서건창에 달렸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0.31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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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 '1할대 부진' 리드오프·4번타자, 4차전서 자존심 회복할까

[스포츠Q 이세영 기자] 넥센 타선이 잠실에서 타격감을 회복한 가운데 잠시 잊힌 선수들이 있다. 바로 4번 타자 박병호(28)와 리드오프 서건창(25)이다. 플레이오프에서 타격감이 떨어진 이들이 언제 살아날지 관심이 쏠린다.

넥센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LG와 경기에서 선발 오재영의 호투와 장타력이 살아난 타선을 앞세워 6-2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기록한 넥센은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이날 염경엽 넥센 감독은 타순을 변경하고 외국인 타자 비니 로티노를 처음으로 선발 좌익수로 기용, 타선에 손을 봤다.

▲ 박병호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2 승리 후 자신의 타격이 살아나지 않은 탓인지 시무룩한 표정으로 더그아웃을 향해 들어오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로티노는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합격점을 받을 만한 타격을 펼쳤고 2차전까지 9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이택근도 7번에 배치된 뒤 5회 찬스를 잇는 안타를 때렸다.

또 중심타선도 타격감을 회복했다. 유한준이 8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홈런을 쳤고 강정호는 자신의 첫 장타를 결승 솔로 홈런으로 장식했다.

하지만 박병호와 서건창만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박병호는 3경기에서 11타수 2안타(타율 0.182), 서건창은 10타수 1안타(타율 0.100)에 그쳤다. 특히 3차전에서는 서건창만 안타를 쳤다면 선발 전원 안타가 완성됐을 정도로 그의 침묵이 두드러졌다.

◆ 50홈런·200안타 쳤던 위용은 어디로?

박병호와 서건창의 부진은 이들이 정규시즌에서 나란히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운 선수라는 점에서 더 시선이 간다.

자신의 등번호(52)만큼 홈런을 때려낸 박병호는 2003년 이승엽(삼성), 심정수(당시 현대) 이후 11년 만에 50홈런 타자에 이름을 올렸다. 128경기에서 쉰 두 차례 아치를 그렸으니 경기 당 0.41개 홈런을 때려낸 셈.

하지만 박병호는 플레이오프에서 아직 숨고르기를 하는 중이다. 시리즈에서 친 안타 2개가 모두 단타인 박병호는 아직 장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대신 삼진을 5개나 당해 타격감이 썩 좋지 않음을 드러냈다.

올해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은 서건창도 마찬가지로 부진하다. 201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200안타를 돌파한 서건창은 타율 0.370, 출루율 0.438, 도루 48개 등 상대 투수 입장에서 까다로운 타자다.

하지만 정작 큰 무대에서는 침묵하고 있다. 2차전에서만 팀이 추격하는 1타점 적시타를 때렸을 뿐 나머지 경기에서는 안타를 한 개도 치지 못했다. 서건창이 출루율을 높여야 넥센이 쉽게 점수를 뽑을 수 있다.

▲ 서건창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플레이오프 3차전 3회초 타석에 들어서며 방망이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알아서 쳐줬던 이들, 염갈량 믿음에 보답할까

팀 타선의 주축인 이들이 세 경기 동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염경엽 감독의 기대감은 여전하다. 정규시즌 때처럼 알아서 살아날 선수들이라는 것이다.

염 감독은 박병호의 부진에 대해 “좋다고 할 수도 없고 나쁘다고 할 수도 없다. 병호에게는 ‘사람들은 작년에 네가 몇 타수 몇 안타를 쳤는지 기억하는 게 아니라 5차전에 친 스리런 홈런만을 기억한다’고 말해줬다”며 “못하는 것은 그 한 경기로 끝나는 것이고 4차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 그것만 기억에 남으니 이전 것은 잊어버리라고 이야기해줬다”고 변함없는 믿음을 보냈다.

박병호 하면 지난해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5차전 9회말 투아웃에서 동점 스리런 홈런을 친 장면을 떠올리는 팬들이 많다. 박병호의 홈런으로 넥센은 두산과 연장 혈투를 벌였다. 하지만 이 시리즈에서 그의 타율을 기억하는 팬들은 별로 없다. 홈런을 때린 순간이 매우 크게 각인돼 있기 때문이다.

넥센 타선에 남은 마지막 퍼즐은 박병호의 시원한 장타와 서건창의 출루다. 이들이 4차전에서 정규시즌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친다면 넥센이 한국시리즈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타자가 염경엽 감독의 믿음에 응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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