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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미스 슬로운' 제시카 차스테인의 '연기 차력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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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미스 슬로운' 제시카 차스테인의 '연기 차력 쇼'?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7.04.0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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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여성 배우들 주연의 작품이 없다는 비판은 충무로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에서 비일비재 해왔다. 남성 캐릭터들이 다양한 것에 비해 여성 캐릭터들은 남성 캐릭터의 보조로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미스 슬로운'은 여성 배우 '원 톱' 주연을 원했던 영화 팬들이라면 반길만한 영화다. '마션'과 '인터스텔라' 등 SF 장르 영화의 '대박'으로 국내에 유명한 제시카 차스테인은 '헌츠맨'에서는 백설공주를 위협하는 섹시한 여왕으로 활약했다. '헬프'에서는 다소 푼수인 셀리아 역할을 맡으며 다양한 배역을 소화해낼 수 있는 여배우로 인정 받았다.

'미스 슬로운'은 할리우드에서 연기 잘하는 배우로 손꼽히는 제시카 차스테인이 2시간 30분 동안 연기 '차력 쇼'를 벌이는 영화다. 제시카 차스테인은 유능한 로비스트 엘리자베스 슬로운으로 분해 관객을 압도하는 연기를 펼친다.

'미스 슬로운' 스틸 컷 [사진 = 메인타이틀 픽쳐스 제공]

'미스 슬로운'은 아론 소킨의 작품을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더더욱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거대 권력과 부의 움직임, 그 사이에서 유능한 인물들이 펼치는 치밀한 두뇌싸움과 처세술은 액션 영화 못지 않은 긴장감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마치 아론 소킨의 '웨스트 윙'과 '뉴스룸'을 떠올리게 한다. 제시카 차스테인이 랩하듯 쏟아내는 대사들은 아론 소킨 작품들의 오마주나 다름 없다.

'미스 슬로운'은 제시카 차스테인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감독은 치열한 미국 로비스트들의 싸움, 그리고 민감한 주제인 '총기 규제'에 대해 때로는 재치넘치게, 때로는 진중하게 다가간다. 

'미스 슬로운'의 제시카 차스테인은 직접 미국에서 활동하는 여성 로비스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캐릭터를 쌓아올렸다고 밝혔다. 제시카 차스테인이 극중 보여주는 '커리어 우먼' 패션과 몸가짐은 여성 관객들에게는 보는 것만으로 즐거운 희열을 안겨준다.

극중 제시카 차스테인은 "로미의 핵심은 통찰력이에요"는 대사를 반복한다. '미스 슬로운'의 해당 대사는 극중 엘리자베스 슬로운이라는 캐릭터를 한마디로 설명하는 대사다. 주인공 엘리자베스 슬로운은 정의, 신념이 아닌 승리를 위한 욕망으로 움직이는 캐릭터다. 물론 그는 자신의 명석함과 능력으로 미국 사회의 민낯을 고발하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의 모습은 '안티 히어로'라고 칭해도 이상하지 않다.

'미스 슬로운'은 여배우라면 누구나 주연을 꿈꿀만한 시나리오를 가진 영화다. 모든 것이 주인공 슬로운 중심의 영화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미스 슬로운'에서는 제시카 차스테인이라는 배우의 매력 전부를 엿볼 수 있다. 

'미스 슬로운' 같은 영화가 할리우드가 아닌 국내에도 한 편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영화를 다 본 뒤 충무로 버전 '미스 슬로운' 가상 캐스팅을 하는 것도 '미스 슬로운' 감상의 또 하나의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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