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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스포츠 성차별? 여자는 남자보다 절대 약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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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스포츠 성차별? 여자는 남자보다 절대 약하지 않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04.05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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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스포츠계의 유리천장 현주소(中)... 여성의 성장 속도가 무서운 이유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리틀야구 여자선수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2월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서울 성동구 리틀야구단 소속인 박민서(행당중 1)는 벌써 공식경기에서 홈런을 2개나 때렸다. 물론 남자선수의 공을 받아쳤다. 마운드에서는 시속 100㎞의 공을 던진다. 여자 프로야구 선수가 꿈인 박민서는 프로리그가 있는 일본 진출을 위해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체육계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정말로 약할까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엘리스 캐시모어 영국 스태퍼드셔대 교수는 자신의 저서 ‘스포츠, 그 열광의 사회학’에서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지 않은 이유로 “그들이 생물학적으로 달라서가 아니라 다른 대접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전체 사회와 스포츠에서 나란히 진행된 배제의 과정 때문에 오랜 시간을 거치며 문화적 관습이 자연적 필연성으로 받아들여진 경향을 지녔을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개경쟁이 있었다면 여성은 가장 원초적인 근력을 요구하는 아주 소수의 대회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부분에서 남성과 동등한 수준의 퍼포먼스를 달성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라톤이 좋은 예인데 1964년 여성 마라토너 브리튼 데일 그렉의 기록과 현재 기록은 1시간이 훌쩍 넘게 향상됐지만 같은 기간 남성의 그것은 15분여에 그쳤다는 근거가 따라붙는다.

캐시모어는 “여성의 경험은 거부의 경험이라 그냥 스포츠에 진입하도록 허용되지 않았다. 때문에 여성들은 남성이 어릴 때부터 누릴 수 있었던 격려와 시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경쟁을 경험할 수 없었다”며 “대다수의 종목이 섬세한 판단력, 신속한 반응, 균형을 요구하는데 여성들은 이런 부문에서 결코 불리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 여자 리틀야구 선수 박민서. 마운드에서 시속 100㎞의 공을 던지고 공식경기에서 홈런을 2개나 때렸다. [사진= 박민서 아버지 박철희 씨 제공]

1890년대 출판인이자 사업가로 활동한 베르나르 맥패든은 격렬한 운동을 선호했다. “매일 앉아서 생활하는 건 아름다움의 적”이라고 생각한 그는 규칙적 운동을 통한 육체의 변화가 여성을 보기 싫게 만든다는 사회의 통념을 거부해 여성의 몸을 옥죄는 속옷인 코르셋을 무척 싫어했다. 활동적이고 민첩한 여성도 남성만큼 신체 활동할 수 있다고 믿었던 혁신이었다.

여성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내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하는 사회학 용어, ‘유리 천장’은 스포츠계에서 유독 심했다.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가 1988 서울 올림픽 육상 여자 단거리 세계기록을 갈아치웠을 때, 여자 축구선수 박은선이 연일 골을 터뜨렸을 때 성별 논란이 고개를 들었다. 여성의 운동능력이 제한돼 있다는 전제가 깔린 편협한 시각이 아닐 수 없다.

스포츠, 특히 격렬한 경쟁을 벌이는 투기 종목은 남성성을 보증해 준다. 전통적인 남성성의 감각을 제공하면서 여성의 신체는 남성의 일로 간주되는 기능 즉, 정부 사업 과학 학문 그리고 스포츠를 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개념이 압도적으로 선호됐다. 여성은 남성의 즐거움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자발적으로 신체를 변형시켜야 했다.

▲ 박은선은 여자 축구계를 평정했다는 이유로 성별 논란에 휩싸여야 했다. [사진= 스포츠Q DB]

‘훈련하지 않을 때의 행동이 동일하다면?’이라는 가정도 흥미롭다. 체육관을 나섬과 동시에 여성은 요리와 세탁, 청소 등 가사에 몰두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유부녀인 선수들은 육아에도 적잖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캐시모어 교수는 “남성 헤게모니가 깊이 뿌리박혀 있어 아무리 뛰어난 여성이라도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선 경계를 넘기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김연아(피겨스케이팅), 박인비(골프), 장미란(역도), 김연경(배구) 등 여성이라고는 믿기 힘든 운동능력을 지닌 슈퍼스타들을 숱하게 접하고 있다. 박미희 인천 흥국생명 프로배구단 감독, 임오경 서울시청 핸드볼 감독 등은 팀을 정상으로 이끌어 남성 지도자 못지않은 리더십을 발휘했다. 과연 여성은 남성에 뒤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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