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1-18 18:52 (월)
[SQ인터뷰] 아시아 밴텀급의 강자 김대환, 드디어 일냈다!
상태바
[SQ인터뷰] 아시아 밴텀급의 강자 김대환, 드디어 일냈다!
  • 박성환 기자
  • 승인 2014.11.01 14: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박성환 기자] ‘아프리카 벌꿀 오소리’ 김대환(27. 국제체육관/령프로모션, 엔존B&F)이 세계 챔피언 타이틀에 도전한다.

아시아 최고의 명성을 지닌 MMA 대회사인 ONE FC 측은 10월 30일(한국시간) 저녁 한국의 낙무아이 김대환이 챔피언 비비아노 페르난데스(34. 브라질)와 밴텀급 타이틀전을 갖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척박한 한국 MMA 시장을 극복하고 ONE FC 세계 챔피언에 도전했던 한국 선수는 예전에도 있었다. 2012년 당시 밴텀급 챔프였던 브라질의 레안드로 이사를 강력한 카운터 펀치로 기절시키고 타이틀을 거머쥔 김수철(팀포스)이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김수철은 현 챔프인 비비아노와 가졌던 1차 방어전에서 거듭된 테이크다운 공격에 고전하다 챔피언 자리를 내준 바 있다.

이제 한국의 두 번째 챔프가 탄생할 차례가 왔다. 김대환은 ONE FC 측으로부터 연말인 12월 5일에 밴텀급 챔피언 매치에 임할 수 있는 선물을 받았다.

이에 스포츠Q는 김대환 선수를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 한국 밴텀급의 강자 김대환이 아시아 최고의 종합격투기 단체인 ONE FC 세계 밴텀급 챔피언 매치에 도전한다.

- 먼저 ONE FC 타이틀 매치의 기회를 얻은 것을 축하한다. 우선 나이 정리부터 해보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김대환 선수 나이에 대해 논란이 갈리던데.

▲ 정확히는 87년 1월생이다. 7살 때 초등학교를 들어가서 지금까지 86년생들과 같은 속도의 인생을 살았다. 내가 6학년일 때 그들도 6학년이었고 내가 중학교 3학년 때 그들도 중3이었으니 86년생들과 친구 먹는다.(웃음) 형님(김대령 관장)과는 5살 터울이 난다.

- 케이블채널 XTM의 '주먹이 운다'에 도전자로 출연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 당시 입식 타격 룰과 종합 룰로 두 차례 스파링을 했었다. 먼저 나보다 2체급 더 높던 남의철 선수와 타격 스파링을 했다. 무게감과 힘 때문에 약간 밀리긴 했지만 잘 싸웠다고 자평한다.

종합 룰 스파링은 소재현 선수와 붙었는데 처음엔 내가 테이크다운을 당했다. 오기가 생겨서 라운드 종료를 앞두고 내가 그대로 되갚아줬다. 내가 소재현 선수를 테이크다운으로 완벽하게 넘어뜨렸다.

- 운동 경력은 언제 시작했나.

▲ 정확히 몇 학년인지는 기억 안 나지만 초등학생 때 태권도부터 시작했다.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학교 태권도부 특기생으로 다녔지만 뭔가 나와 안 맞는 것 같아서 2학년 때 그만뒀다.

97년 IMF 당시에 부모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집이 부도 나버렸다. 망연자실해진 나는 별다른 인생의 보람도 없이 고등학교로 진학했는데, 마침 대령 형님이 킥복싱 체육관에 다니기 시작했다. 형님이 먼저 그곳에서 선수부를 시작했고 나는 그런 형님을 따라서 고3 때 선수부에 합류했다.

군대 제대 후 프로시합에 첫 데뷔를 했고 승승장구 했다. 내 체급에서는 더 이상의 적수가 없었다. 무에타이, 킥복싱 등 팔 다리를 모두 쓰는 입식 타격 시합이라면 어디든 마다 않고 참가해서 우승도 많이 하고 챔피언 벨트도 여러 개 획득했다.

▲ '아프리카 벌꿀 오소리' 김대환(27. 국제체육관)이 드디어 일을 냈다. 연말인 12월 5일, 아시아 최고의 MMA 대회사인 ONE FC의 세계 밴텀급 챔피언에 도전한다.  사진은 친형인 김대령 관장(오른쪽)과 함께 한 김대환.

- 중간에 여러 우여곡절도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 그러다가 로드 FC와 UFC를 해설하는 김대환 해설가의 소개로 로드FC와 1회성 원매치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에 '주먹이 운다' 서울지역 우승을 거뒀던 밴텀급 꽃미남 박광수 선수와 싸웠다. 결과는 알다시피 깔끔한 나의 승리였다. 하지만 그 시합에서 나도 주먹이 깨지는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다음 경기 스케줄을 잡을 수 없었다.

내 주먹 부상의 심각함을 모르던 로드FC 측에서는 앞으로 서너 번만 더 화끈하게 이기면 밴텀급 타이틀 매치도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해줬다. 그 말을 들은 나는 드디어 내가 메이저 대회의 챔피언이 되는구나 싶은 행복감에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몇 개월을 부상 치료에만 전념하다가 호전되었다 싶어 다시 훈련을 재개했다. 그런데 체육관 동료와 스파링 중 주먹 부상이 재발했다. 가볍게 스트레이트를 툭 쳤는데 주먹에 다시 금이 가더라.

이번에는 아예 1년 정도 푹 쉬면서 주먹을 이용한 타격 훈련은 배제하고 웨이트 트레이닝과 그래플링 훈련에만 매진했다. 다시 주먹이 완쾌되자 국내 킥복싱 시합을 뛰면서 로드FC의 오퍼를 기다렸지만 시간이 흘러서인지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안 불러줬다.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이대로 시간을 보낼 순 없어 일본 글래디에이터 무대에서 한 경기를 뛰었다. 곤다이 유스케 선수와 붙었는데 내가 1라운드에 니킥과 펀치로 공략했고 손 쉬운 K.O승을 따냈다.

그 사이에 팀매드의 강경호 선수가 로드FC 밴텀급 토너먼트에서 챔피언까지 올랐다. ‘저건 내 자리인데’ 하는 속상함에 며칠 동안 괴로웠다.

로드FC에서 경기를 잡기 어려워진 나는 아시아 최고의 단체인 ONE FC로 눈길을 돌렸다. 마침 ONE FC 측에서도 나의 글래디에이터 경기를 흥미롭게 봤다며 계약하자는 답변이 왔다.

대우는 최상급이었다. 국내 유명 MMA 대회에서 2~3년동안 대여섯 번을 뛰어도 못 받을 큰 금액을 ONE FC 데뷔전에서 한번에 받았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어 최선을 다해 데뷔전 시합에 임했고 결과는 나의 승리였다.

한창 케이지 위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데 문득 국내 격투기 업계 관계자로부터 들었던 한 맺힌 말이 떠올랐다. “김대환, 너는 MMA 대회의 다크매치를 뛸 수준에도 못 미친다. 너같은 킥복싱 선수는 전국에 흔하게 깔렸다”는 말이었는데, 평생 가슴에 비수로 꽂힌 채 남아있을 것 같다.

(이 때 옆에 있던 김대령 관장이 거들었다)

사실 대환이가 글래디에이터에서 승리한 직후 ONE FC로 방향을 틀기 직전에 그 단체에서 계약기간 3년을 제시해왔다. 우리는 “파이트머니 액수는 적어도 괜찮으니 대신 1년에 2~3경기 정도는 꾸준히 뛰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그 단체에서는 “그건 어렵다. 1년에 최소 몇 경기를 보장해준다는 약속은 못한다”는 답변을 해왔다.

그 때부터 대환이가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싶다며 하루하루 안 먹던 술까지 입에 대고 체육관에도 안 나오더라. 다행히 ONE FC 쪽으로 잘 풀려서 방황이 오래 가진 않았다.

(다시 김대환 선수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시합에 목말랐던 나는 ONE FC에서 나를 특급 대우도 해주고 기량이 뛰어나다며 칭찬도 해주니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국내 업계의 모 관계자는 나더러 “다크매치 수준에도 못 미치는 흔한 선수 중 한 명”이라는 혹평을 내렸는데 ONE FC에서는 “즉시 타이틀 전선에 뛰어들어도 손색이 없는 특급 선수”라는 호평과 함께 엄청난 액수의 개런티를 주는 것이다.

그런데 ONE FC와 계약한지 일주일만에 UFC에서 즉시 전속 계약을 맺자고 오퍼가 들어왔다. 정식 계약서도 첨부해서 말이다. 일주일 사이에 천국의 달콤함을 두 번이나 다녀왔다. UFC 입성의 찬스를 놓친 게 아쉽긴 하지만 내 진가를 알아준 ONE FC와의 의리를 지키기로 했다.

게다가 ONE FC 매치메이커(시합에 출전할 선수 명단을 짜는 사람)와 UFC의 매치메이커가 절친이다. 서로 상대방에게 여자를 소개해줘서 결혼을 할 정도로 사이가 좋다고 하더라. 내가 나중에 UFC로 진출하더라도 그런 나의 인맥들이 호재로 작용할 것 같다.

▲ 태국의 전통 킥복싱인 무에타이를 주특기로 하는 김대환은 결코 물러서지 않는 인파이터로 유명하다.

- 그래플링 훈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국제체육관은 무에타이를 베이스로 하는 팀이다 보니 아무래도 레슬링과 주짓수 훈련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한데.

▲ 대령 형님이 2000년 초반에 투혼 정심관에서 몇 달 배워왔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나는 주짓수가 신사답지 못하다고 오해를 했다. 상대가 전의를 상실하고 넘어졌는데도 파운딩으로 계속 때리고 목도 조르니까 당시 내 정서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아파서 넘어진 사람은 다시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게 신사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신체 조건으로는 입식 타격 무대보다 MMA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난 내 체급의 다른 선수들보다 근력이 강한 편이지만 키도 작고 리치가 짧은 편이다. 여러 킥복싱 무대에서도 챔피언과 우승을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MMA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또 격투계의 세계적인 흐름이 킥복싱에서 MMA로 넘어가는 부분도 생각했다.

2007년 쯤부터 대령 형님과 함께 주짓수와 레슬링 연습을 시작했다. 당시에 스프릿MC 아마추어리그 시합에 참가하면서 주짓수 베이스를 갖춘 상대 선수들을 대하며 주짓수의 원리를 몸소 깨우치기 시작했다.

특히 로드FC 박광수 선수와의 시합 이후로 주먹도 다치고 해서 1년 넘게 웨이트트레이닝과 그래플링 훈련에 집중했다. 그 때 실력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최근에는 훌륭한 스파링 파트너가 생겼다. 신인 유망주 한 명이 우리 팀에 합류했다. 이 선수와 레슬링, 주짓수 등 그래플링 스파링을 하면서 내 실력도 더욱 상승하는 기분이다.

ONE FC에서 두 번의 시합을 치렀는데 데뷔전 상대는 배트남 혈통에 호주 국적을 지닌 탄 부라는 선수였다. ONE FC에서 발행한 선수소개 책자를 보니 어떤 그래플링 단체의 챔피언이더라. 주짓수와 레슬링이 주특기라고 써 었다. 그런데 내가 그 선수를 주짓수 기술인 2라운드에 리어 네이키드 쵸크로 제압해서 첫 승리를 따냈다.

두 번째 선수는 필리핀의 초특급 스타 케빈 베링온이었다. 팀포스의 김수철 선수에게 판정으로 졌지만 로드FC 플라이급 챔피언인 조남진 선수를 이겼던 적도 있더라. 게다가 그동안의 전적을 보니 서브미션에 의한 패배를 좀처럼 당하지 않는 선수였다. 그런데 내가 1라운드에 또 주짓수 기술로 제압하고 2연승을 따냈다.

- 마니아 팬들은 프로페셔널 선수들이 시합을 앞두고 어떤 훈련을 하는지 궁금해 한다. 공개해 줄 수 있는가.

▲ 물론이다. 우선 타격에 대비한 체력 훈련과 그래플링 체력 훈련을 서로 다르게 한다. 타격 체력 훈련은 무조건 샌드백과 미트를 하루에 5분 10라운드 이상 치는 게 최고다. 섀도 복싱과 스파링도 좋지만 묵직한 샌드백을 끝없이 치다 보면 타격 체력이 쑥쑥 올라간다.

그래플링 체력 훈련은 갈아받기, 갈아막기로 부르는 훈련으로 대체한다. 훈련 상대를 계속 바꿔가면서 레슬링과 주짓수 스파링을 한다. 시간으로 보자면 하루 1시간 30분씩.

웨이트 트레이닝은 서킷 트레이닝으로 구성하는 편이다. 턱걸이와 엎드려 배 밀기, 튜브 당기기, 바벨을 이용한 클린 업, 그리고 맨몸으로 스쿼트하며 점프하는 동작을 계속 반복한다.

2013년에는 국내 주짓수 마스터로 유명한 이승재 관장이 주최한 주짓수대회에 출전했다. 나는 기 주짓수를 배운 적이 없어서 화이트벨트 레벨에 응모해야 했다. 사실 블루벨트 혹은 퍼플벨트 레벨에서 겨뤄보고 싶었는데 나를 파란띠, 보라띠까지 승급 시켜준 기 주짓수 스승이 없다보니 고육직책으로 화이트벨트 부문에 출전한 것이다. 70㎏ 토너먼트에 출전했는데 우승을 해버렸다. 평소 노기 주짓수로만 연습해서 내심 기 주짓수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는데 우승하고 나니 주짓수에 대한 흥미가 더 생겼다.

▲ 김대환은 주짓수 기량까지 일취월장하면서 ONE FC에서 치른 두 번의 경기를 모두 주짓수 기술로 승리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 이제 한달 뒤면 ONE FC 밴텀급 챔피언에 도전한다. 소감이 어떤가.

▲ 조금 얼떨떨하지만 타이틀 매치가 잡힐 것이라는 예상은 했다. 12월 5일은 내 인생 최고의 날이 될 것이다.

- ONE FC에 입성한지 단 2경기 만에 타이틀 매치의 기회를 얻었다. 이미 한국 무대에서는 여러 전적을 거뒀지만 ONE FC 무대에서는 신인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엄청난 가속도로 정상의 자리에 도전하는 셈인데.

▲ 사실 5승 정도는 더 거둬야 챔피언 타이틀 매치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오고 나니 기쁘기도 하지만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집념이 더 생긴다.

- 상대 챔피언인 비비아노 페르난데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그냥 우유부단한 코브라다. 공격할까 말까 망설이는 코브라. 하지만 난 그런 코브라의 숨통을 끊을 수 있는 아프리카 벌꿀 오소리다.

- 이왕이면 사자, 호랑이 등 강인한 이미지의 동물도 많은데 왜 하필 오소리인가.

▲ 아프리카 벌꿀 오소리는 하이에나와 싸워도 지지 않는 동물이다. 체구는 작지만 생각보다 강하고 영리하다. 내가 체격은 작아도 얼마나 강한 남자인지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 김대환 선수는 반드시 비비아노 페르난데스를 이기고 ONE FC 밴텀급 세계 챔피언에 오르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 비비아노의 주특기는 테이크다운에 이은 상위 포지션 점유와 그에 따른 포인트 획득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김대환 선수가 아무리 그래플링 연습을 많이 했다 해도 상성 상 어려울 수도 있는데.

▲ 내 스텝과 몸놀림이 느려지면 바로 테이크다운을 허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5라운드 내내 지치지 않고 펀치와 킥을 적중시킬 것이다. 그동안 체력적인 훈련에 많은 공을 들였다. 비비아노보다 젊은 내가 체력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3~4라운드까지만 잘 버티면 경기 후반에는 그가 나를 붙잡고 넘어뜨리기가 꽤 힘들 것이다.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ONE FC에서 치른 2경기 모두 주짓수 피니시 기술로 승리했다. 나는 정통 무에타이 낙무아이에서 MMA 웰라운드 파이터로 변모하고 있다.

- 이번 경기를 이기면 세계 챔피언이다. 팬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 그동안 나를 인정하지 않았던 국내 일부 관계자들에게 내가 어떤 남자였는지 보여주고 싶다. 또 지구촌 60억 모든 사람들에게 내 진가를 증명하고 싶다. 나는 반드시 챔피언 자리에 오른다.

오르겠다가 아니라 오른다. 목숨 걸고 반드시 오른다.

 

amazing@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