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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두산베어스 민병헌, 넥센히어로즈 마무리 김세현에게 버럭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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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두산베어스 민병헌, 넥센히어로즈 마무리 김세현에게 버럭한 이유?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4.09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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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야 김세현! 볼이잖아!”

두산 베어스 민병헌(30)이 넥센 히어로즈 마무리 투수 김세현(30)을 부르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 전날 경기에서 승부에 대한 아쉬움을 표한 한마디였다.

9일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7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 경기 시작 2시간 여를 앞두고 훈련을 마친 홈팀 두산의 민병헌이 원정팀 3루 더그아웃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다. 그러더니 몸을 풀기 위해 나오는 김세현을 큰 소리로 불렀다. “야 김세현!”

민병헌과 김세현은 덕수정보산업고 동기로 나란히 2006년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았다. 민병헌은 두산, 김세현은 넥센의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 적으로 만났지만 경기 전에 이들은 영락없는 고등학교 동창일 뿐이었다.

김세현이 더그아웃을 빠져나오자 민병헌은 장난 섞인 투정을 이어갔다. 전날 던진 공이 높았음에도 스트라이크로 판정받았다는 것. 전날 두산은 넥센전 앞서가던 경기에서 대량 실점하며 7-13으로 뒤진 채 9회말 공격을 맞았다.

두산은 3점을 따라붙었다. 2사 2,3루에서 민병헌이 타석에 올랐다. 초구는 몸쪽 높은 슬라이더. 민병헌은 볼로 판단해 배트를 휘두르지 않았지만 심판은 스트라이크 콜을 외쳤다. 민병헌은 억울함을 표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고 2구에 유격수 땅볼을 쳤다. 경기는 10-13 두산의 패배.

민병헌은 분이 풀리지 않은 듯 김세현을 붙잡고 한참을 이야기 했다. 승자의 여유일까 김세현은 민병헌의 투정(?)을 묵묵히 받아줬다. 민병헌도 이내 김세현에게 수고하라고 짧게 말하고 1루 더그아웃으로 발길을 돌렸다.

민병헌은 2006년 입단 후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인정받았지만 좀처럼 주전 기회를 잡지 못했고 2013년에서야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타율 0.319를 기록한 민병헌은 이후 4년 연속 3할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로 자리매김했다. 김세현도 지난해부터 확실한 팀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62경기에 출전해 2승 36세이브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했다. 구원왕도 그의 몫이었다.

둘은 이제는 경기를 앞두고도 마주해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자칫 민병헌이 김세현에게 화를 내는 장면으로 보일 수도 있었지만 실은 돈독한 우정을 과시하는 민병헌의 색다른 애정표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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