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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우리 갑순이' 유선, "'우리 갑순이'로 많은 것을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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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우리 갑순이' 유선, "'우리 갑순이'로 많은 것을 배웠어요"
  • 이희영 기자
  • 승인 2017.04.11 0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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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배우 유선은 주말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부터 영화 ‘검은집’, ‘이끼’까지 팔색조 같은 매력을 보여줬다. 최근 종영한 ‘우리 갑순이’에서 유선은 ‘똘이 엄마’로 누군가의 엄마이자 애절한 사랑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때로는 답답한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더했지만, 누구보다 행복한 결말을 맞으며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물했다.

[스포츠Q(큐) 이희영 기자] 어쩌면 배우 유선은 ‘우리 갑순이’의 최대 수혜자이다. ‘우리 갑순이’ 11회분이 연장된 후, 유독 신재순(유선 분)의 이야기가 깊이 있게 다뤄졌다. 유선도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재순이는 제게 ‘선물’ 같은 캐릭터예요. 재순이는 극 중 인물 중에서 가장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어요. 잘 풀릴 것 같다가도 다시 꼬이고 또 풀릴 만하다가도 풀리지 않는 인생 굴곡이 큰 인물이에요. 그래서 시청자분들이 더 안타까워해 주셨던 것 같아요. 그 안타까움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어졌고, 그게 또 응원이 되었던 것 같아요. 각 캐릭터마다 스토리가 있는데, 유독 재순이가 더 많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재순이를 연기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작가님께도 감사해요.”

배우 유선이 '우리 갑순이'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 모션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렇게 감정의 변화가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기는 쉽지 않다. 때로는 개연성이 부족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비판을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다사다난한 캐릭터 신재순을 연기하는 유선이 가장 힘들었을 것이다.

“재순이는 가장 의지했던 부모님에게 엄청난 배신감과 실망감을 느꼈어요. 모든 상황이 쌓이고 쌓여서 변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그런 재순이가 이해가 갔어요. 시청자분들은 전체적인 흐름을 보시기 때문에 당황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대사 하나하나에 재순이의 삶이 다 표현되어있다고 생각했어요. 작가님께서 이해할 수 있도록 장면을 잘 넣어주셨기 때문에 재순이를 연기하는 데 힘들지는 않았어요.”

‘우리 갑순이’에서 신재순은 독립적인 여성이다. 아들 똘이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 재순이를 보고 있으면 배울 점도 많지만, 답답하기도 하다. 때로는 모르는 척 사랑하는 남자에게 기댈 수도 있었던 것 아닐까.

“금식이가 마음을 열고 계속 다가오는데 재순이는 밀어내기만 해요. 그 마음이 너무 이해가 가요. 왜냐하면 후반부로 갈수록 재순이는 많이 지친 상태였거든요. 그때 재순이는 남편이 아닌 본인 스스로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과 능력이 필요했죠. 중요한 것은 재순이가 자신의 자아를 찾는 것이기 때문에 금식이의 마음을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었을 거예요. 가끔 시청자들께서 고집이 너무 센 거 아니냐고 하셨어요. 사실 저도 조금식(최대철 분)에게 기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초반 ‘우리 갑순이’는 50부작으로 제작된 드라마였다. 그리고 11회가 연장되면서 총 61부작으로 변경됐다. 50부작도 짧은 드라마가 아니다. 체력적으로 많은 힘이 필요하다. 하지만 유선은 누구보다 빨리 연장될 것을 예상했다.

“저는 ‘우리 갑순이’가 잘 나올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연장될 수도 있다는 각오를 하고 있었어요. 그래도 11회까지 연장할 줄은 몰랐죠. 오히려 11회나 확보할 정도로 인기가 많구나 하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어요. ‘우리 갑순이’는 3주 전에 대본이 미리 나와서 작품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촬영할 때도 인물이 많아 쉴 수 있는 시간이 확보돼서 체력적으로도 힘들지는 않았어요. 그저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으로 좋은 캐릭터를 그릴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배우 유선 [사진 = 모션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제공]

‘우리 갑순이’에서 유선의 사랑은 애절하고 안타까웠다. 유선과 최대철은 사랑의 결실을 맺기까지 힘든 여정을 보냈다. 특히 유선은 상대배우 최대철과의 연이 남다르다. 유선은 최대철을 ‘우리 갑순이’가 아닌 영화 ‘돈크라이 마미’에서 처음 만났다.

“‘돈크라이마미’의 첫 장면이 법원에서 도장을 찍으며 욕을 하는 장면인데, 거기서 이혼하는 남편이 최대철 씨였어요. 그때는 이혼 장면이 먼저 나왔기 때문에 소통과 교감을 할 시간이 없었죠. 그러던 어느 날 최대철 씨가 ‘왕가네 식구들’에 나오는 것을 봤어요. 되게 재미있는 캐릭터로 등장했는데, 그 캐릭터가 저에게는 아주 낯설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오랜만에 ‘우리 갑순이’에서 만났어요. 제가 먼저 아는 척하고 반가워했더니 오히려 기억하고 있었냐고 놀라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실제로도 최대철 씨는 촬영장 분위기를 띄워줄 만큼 밝은 성격이에요. 초반 캐릭터랑 성격이 달라 힘들어보였는데, 나중에는 정말 완벽하게 소화하더라고요. 최대철 씨에 관한 댓글을 보면 ‘잘생겼다’, ‘멋있다’는 댓글이 많은데, 그런 댓글을 보면 제가 기분이 좋아요. 제 상대역이 좋은 반응을 얻는다는 것은 저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유선에게 ‘우리 갑순이’는 소속사를 옮기고 난 후 찍은 첫 작품이다. 작품을 고르는 데 있어서 신중함을 기했을 것 같다. 하지만 유선은 문영남 작가의 ‘우리 갑순이’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영남 작가님의 작품이 주말에 편성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제가 먼저 하고 싶다고 소속사에 말씀드렸어요. 항상 문영남 작가님과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다행히 작가님도, 감독님도 좋아해 주셔서 순조롭게 캐스팅이 진행될 수 있었죠. 문영남 작가님은 캐릭터 하나하나 다 살려주는 분이세요. 작가님은 캐릭터를 끝까지 책임져주셨어요. 찍으면서도 정말 좋은 작가님들 중 한 분이라는 것을 느꼈죠. 문영남 작가님 작품에는 작은 역할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음번에 또 제안을 해주신다면 당연히 찍을 생각이에요.”

드라마 '우리 갑순이'에서 신재순 역으로 등장했다. [사진 = 모션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제공]

유선은 올해 바쁜 삶을 살 예정이다. 아직도 보여주지 못한 것이 많다고 말하는 유선의 연기 열정은 남다르다. 앞으로도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혀 오래 배우로 살고 싶다는 유선에게 영향을 끼친 사람이 있다. 바로 함께 ‘우리 갑순이’에 출연한 배우 이보희, 이미영, 고두심이다.

“저는 지금 계단을 차곡차곡 오르고 있다고 생각해요. 가끔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선생님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바뀌었죠. 그분들이 배우로서 그 자리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은 연기력에 인품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미영, 이보희, 고두심 선생님을 보면서 나도 이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예전에는 막연하게 ‘나이 먹어도 배우하고 싶어’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시간이 흘러도 찾아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예전에는 위를 봤다면 지금은 멀리 보게 됐어요. ‘우리 갑순이’를 하면서 방향성이 바뀐 것 같아요.”

[취재 후기] 배우 유선은 인터뷰 내내 ‘우리 갑순이’의 동료 배우, 문영남 작가 그리고 스태프들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우리 갑순이’ 신재순을 맡아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유선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 유선은 4살 아이를 키우고 있다. 유선은 “아이가 드라마를 이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 감정을 아는 것 같아요”라며 “다행히 러브신이 많이 없어서 아이가 스킨십 장면을 볼 일은 없었어요”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배우 유선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동시에 드라마 ‘우리 갑순이’를 찍으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앞으로도 유선의 인생에는 행복한 일이 가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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