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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삼성라이온즈 프로야구 순위 최하위...축구-배구 이은 일등주의 삼성 몰락의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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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삼성라이온즈 프로야구 순위 최하위...축구-배구 이은 일등주의 삼성 몰락의 해법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7.04.14 0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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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수익성 창출 목적으로 제일기획으로 소속 변경…최근 인색한 투자는 경기력 저하로 이어져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국내 최대 재벌 삼성을 브랜드로 하는 스포츠단들이 맥을 추지 못하며 '일등주의'를 추구해온 삼성의 명성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명문구단 삼성 라이온즈까지 프로야구 순위가 최하위까지 밀려났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까지 통합 4연패를 달성한 삼성 라이온즈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프로야구 개막 11경기에서 7연패를 기록하는 등 2승 9패를 기록하며 순위가 꼴찌가 됐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13일 한화 이글스와 대구 홈경기에서 5-1로 이기며 최근 7연패의 수렁에서 힘겹게 빠져나왔다. 삼성 라이온즈는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해까지 35년 동안 개막 10경기에서 1승에 그친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그만큼 최악의 출발이다.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올 시즌 KBO리그 개막 11경기에서 2승 9패에 그치며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통합 4연패를 달성했던 삼성 라이온즈는 불과 3년 만에 꼴찌로 추락했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문제만이 아니다. 삼성 프로스포츠의 전반적인 몰락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은 한때 현대와 함께 한국의 스포츠계를 주름잡았고 아직도 이는 유효하다. 하지만 현대가 여러 기업으로 분해된 이후 프로스포츠 분야에서 삼성의 위치는 독보적이 됐다. 여기에 이건희 회장의 일등주의와 맞물려 야구는 물론 축구, 농구(남녀), 배구 등 4개 종목 5대 프로스포츠의 구단 위상도 함께 올라갔다.

◆ 삼성 프로스포츠의 몰락, 비단 프로야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장 좋은 사례가 바로 축구와 배구다. 야구, 농구와 달리 축구와 배구 종목에서 삼성의 진출이 다소 늦었지만 일등주의를 표방한 기업 정책과 맞물려 대규모 투자를 통해 단숨에 명문구단의 위치까지 올라섰다.

그 결과 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창단 첫 시즌인 1996년에 준우승을 차지했고 세 번째 시즌인 1998년에 챔피언에 등극했다. 수원 삼성은 1998년과 1999년, 두 시즌 연속 K리그 정상에 올랐으며 2001년과 200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 2연패를 달성했다.

배구도 마찬가지다. 김세진, 신진식 등 우수한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는 등 스카웃 파동까지 일으키면서 삼성화재 배구단을 최강으로 키워냈다. 실업배구 당시 77연승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달성한 삼성화재는 V리그 출범 시즌인 2005 시즌 챔피언 등극을 시작으로 2014~2015 시즌까지 11번의 시즌에서 우승 8회, 준우승 3회를 차지했다. V리그 출범 이후 2014~2015 시즌까지 챔피언결정전에는 늘 삼성화재가 있었다.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몰락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 이미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과 V리그 대전 삼성화재도 겪은 일이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하지만 수원 삼성과 대전 삼성화재의 위치는 애매모호하다. 수원 삼성도, 대전 삼성화재도 K리그와 V리그를 주름잡았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수원 삼성은 지난 시즌 처음으로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당하며 강등권 싸움에 휘말릴 뻔했고 올 시즌 역시 경기력이 나아지지 않았다. 현재 수원 삼성은 K리그 클래식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2승 2무의 성적으로 조 1위를 달리고 있긴 하지만 2승이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는 홍콩의 이스턴SC를 상대로 한 것이어서 큰 의미가 없다. 앞으로 남아있는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원정경기, 가와사키 프론탈레와 홈경기가 고비다.

삼성화재 역시 신치용 감독 퇴진 이후 급격한 하락세다. 2015~2016 시즌 정규시즌 3위로 2010~2011 시즌 이후 최악의 성적을 낸 삼성화재는 V리그 출범 첫 챔피언결정전에 초대받지 못했다. 2016~2017 시즌에는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서도 빠졌다.

◆ 수익성 창출 이유로 제일기획으로 운영주체 이관, 몸집 줄이기 부작용

이처럼 삼성의 프로스포츠는 급격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그 중심에는 구단의 수익성을 창출하겠다고 나선 제일기획이 있다. 구단의 수익성 창출은 프로스포츠의 특성상 당연한 방향이고 앞으로 한국의 프로스포츠가 지향해야 할 점이다.

그러나 수익성 확보가 마케팅 활성화를 통한 새로운 이익 창출을 통해서가 아니라 투자를 크게 줄여 몸집을 축소함으로써 생긴다면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리그 수원 삼성, V리그 대전 삼성화재 모두 똑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삼성 프로스포츠의 몰락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의 올 시즌 부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서울 삼성 썬더스는 올 시즌 4강 플레이오프까지 올랐지만 2014년 9월 제일기획으로 이관된 뒤 첫 시즌인 2014~2015 시즌에는 11승 43패의 기록으로 2011~2012 시즌에 이어 두번째 최하위(10위)까지 떨어졌다. 2015~2016 시즌 6강 플레이오프까지 오르긴 했지만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문태영을 데려온 투자에 비하면 성적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 프로농구 서울 삼성도 2014~2015 시즌 최하위의 수모를 당했지만 선수 영입을 통해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서울 삼성은 올 시즌 4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며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사진=KBL 제공]

그러나 올 시즌 김태술까지 영입하며 가드진을 보강하고서야 비로소 경기력을 되찾았다. 김태술과 문태영, 라틀리프의 활약으로 서울 삼성은 정규시즌에서 3위권 이상을 유지했고 4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 K리그 수원 삼성 관중숫자 반토막…투자 줄이기로 이익 창출은 자멸의 길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로스포츠 구단도 기업이다. 스포츠가 기업의 홍보수단인 시대는 지났다. 프로스포츠 구단에서도 당연히 이익이 창출되어야 한다. 하지만 투자를 줄이면서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것 역시 기업 운영의 정답이 될 수 없다. 당장은 흑자로 돌아설 수는 있을지 몰라도 경쟁에서 뒤처지면 이는 곧 부메랑이 되어 수익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미 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몸집 줄이기를 통해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빠져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2014년만 하더라도 경기 평균 관중 1만9608명으로 전체 1위를 차지했던 수원 삼성은 2015년 1만3195명으로 전북 현대(1만7413명), FC 서울(1만7172명)에 이어 3위로 떨어지더니 지난해는 숫자가 1만643명까지 줄었다.

올 시즌 수원 삼성의 K리그 클래식 홈 3경기 평균 관중은 8515명으로 전북 현대(2만38명), FC 서울(1만9481명), 포항(1만3888명), 울산 현대(1만856명), 인천 유나이티드(9622명), 대구FC(8847명)에 이어 7위다. 7위도 7위지만 불과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관중 숫자가 반토막났다.

▲ K리그 클래식의 수원 삼성도 2014년만 하더라도 최다 관중 1위였지만 올 시즌 평균 관중은 8000명대로 3년 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그 원인에는 수원 삼성의 경기력 저하가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구단들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첼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가 선수 영입을 위해 거액의 돈 보따리를 푸는지만 보더라도 투자의 중요성을 잘 알 수 있다.  해외 구단들은 결코 투자에 인색하지 않다. 인색한 투자는 곧 하락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이들은 잘 알고 있다.

삼성 프로스포츠가 기사회생할 수 있을까. 끝없는 몰락으로 일등주의 자존심까지 구겨진 삼성 프로스포츠는 최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더욱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 해법은 이미 나와있다. 실천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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