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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프 모비스, 선두탈환이 시간문제인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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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프 모비스, 선두탈환이 시간문제인 3가지 이유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1.0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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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연승, 안정감 더하며 돌풍의 팀 선두 오리온스에 1경기차 추격

[스포츠Q 이세영 기자] 디펜딩 챔피언 울산 모비스의 저력이 대단하다. 유재학 감독의 지략과 전술 이해도가 높은 선수들의 앙상블로 고공 행진을 펼치고 있다.

모비스는 지난달 3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부산 KT와 경기에서 47점을 합작한 문태영과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활약을 앞세워 85-59로 이겼다. 4연승을 질주한 모비스는 KT전 연승 숫자도 9로 늘렸다.

그동안 개막 최다 8연승(타이)을 달린 고양 오리온스의 파죽지세에 가려져 있었지만 어느덧 선두와 경기차가 1경기까지 줄어들었다. 챔프전 2연패라는 관록이 모비스가 더 앞으로 나가게 만들고 있다.

철저하게 계산된 패턴 플레이로 전개되는 유재학 감독의 지략은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 득점력이 좋은 문태영, 골밑에서 든든히 버텨주고 있는 라틀리프가 건재해 상대팀이 쉽게 흐름을 빼앗지 못한다. 포인트가드 양동근의 노련한 경기운영 능력도 경기의 안정감을 상승시킨다.

▲ 모비스 선수들이 10월 26일 전자랜드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KBL 제공]

◆ 여우같은 '만수'의 상대 맞춤형 전략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상대 맞춤형 전략에 입각한 패턴 농구를 펼친다. 상대가 약한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경기 흐름을 주도한다.

KT전에서는 상대팀 슈터인 조성민의 빈자리를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KT는 조성민의 역할을 전태풍에게 부여했고 이것은 모비스에 기회였다. 모비스는 전태풍보다 신장이 훨씬 큰 송창용을 전담 수비수로 붙였고 송창용이 대인마크로 들어오자 전태풍은 옆으로 돌리는 패스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자연히 찰스 로드를 이용한 공격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었다.

전자랜드전에서 펼친 지역방어로도 큰 효과를 봤다. 오랜 기간 동안 호흡을 맞춰온 양동근과 함지훈, 박구영 등은 전자랜드의 공격을 지역방어로 차단했고 모비스의 ‘질식수비’에 막힌 전자랜드는 2쿼터 12점, 3쿼터 6점밖에 넣지 못하는 등 이날 48점에 그쳐 팀 최소득점을 기록했다.

모비스는 원래 지역방어를 오래 쓰는 팀이 아니지만 이날은 경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유 감독이 이례적으로 지역방어 카드를 꺼내 들었다. 공교롭게도 전자랜드가 모비스의 지역방어를 이겨내지 못하면서 승부가 일찍 기울었다.

▲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10월 26일 전자랜드전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KBL 제공]

◆ '확실한 득점원' 문태영·라틀리프, 연승 이끄는 힘

2년 연속 한 팀에서 뛰며 호흡을 척척 맞추고 있는 문태영과 라틀리프의 득점력도 향상되고 있다. 특히 문태영은 4연승 기간 동안 지난달 26일 전자랜드전에서만 9점에 그쳤을 뿐 나머지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꾸준한 면모를 보여줬다.

10월 22일 동부전에서 22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달성한 문태영은 24일 삼성전에서 18점 6리바운드, 31일 KT전에서 21점을 기록했다. 한 박자 빠른 슛 타이밍과 상대 수비가 예측할 수 없는 몸놀림은 문태영의 가장 큰 무기다. 기복 없는 경기력을 펼치는 선수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감독이 보다 쉽게 전술을 짤 수 있다.

골밑을 장악한 라틀리프의 활약도 눈부시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 아이라 클라크가 체력 문제 때문에 많은 시간을 소화하지 못해 예년보다 많은 시간을 뛰고 있지만 기복이 없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4연승 기간 중 세 차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라틀리프는 올시즌 경기 당 평균 14점을 올리며 문태영을 이은 팀 내 2위에 올라 있다. 국내 무대에서 풍부한 경험과 뛰어난 실력을 겸비한 라틀리프의 고공행진이 당분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문태영(오른쪽)이 10월 31일 KT전에서 점프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백업멤버' 전준범·송창용, 존스컵 활약 이어간다

그동안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았던 백업 선수들 역시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팀에 활력소를 불어넣고 있다.

지난 8월 대만에서 열린 존스컵을 제패한 것이 이들에게 자신감을 키워준 계기였다. 당시 존스컵에는 양동근과 함지훈, 이대성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진 가운데 8명의 선수만이 출전했다.

우승을 기대한 이는 적었지만 전준범과 송창용 등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식스맨들이 제몫 이상을 해줬고 이 기세가 정규시즌까지 이어졌다.

송창용과 전준범은 KT전에서 나란히 8점 4리바운드, 6점 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 전준범(오른쪽)이 10월 26일 전자랜드전에서 수비수를 앞에 둔 채 바운드 패스를 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특히 전준범은 4쿼터에만 3점슛을 2개나 넣는 활약으로 유재학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에 앞서 10월 24일 삼성전에서는 클라크의 득점을 돕는 노룩 패스, 26일 전자랜드전에서는 상대 코트에서 골밑까지 이어지는 기습적인 롱패스를 선보여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앞으로 백업멤버들이 자기 몫 이상을 해주면 그만큼 주전 선수의 휴식시간이 보장되면서 팀이 승리하는 데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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