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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한화 최재훈, 포수왕국의 위엄 단 1경기로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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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한화 최재훈, 포수왕국의 위엄 단 1경기로 증명했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4.1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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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후 첫 경기서 빛나는 존재감 뽐내, 한화팬 "진짜 포수가 왔다" 반색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괜히 수많은 팀에서 군침을 흘린 게 아니었다. 포수왕국 두산의 포수는 역시 달랐다. 한화가 최재훈(28) 영입으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최재훈은 두산에서 ‘백업포수’로만 인식됐다. 3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자 양의지라는 큰 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8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최재훈은 경찰 야구단에서 일찌감치 군 복무를 마쳤다. 전역 후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두산의 포수 마스크를 썼고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시작했다.

▲ 18일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 되자마자 포수 마스크를 쓴 최재훈은 첫 경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2013년 6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0을 기록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활약은 놀라웠다. 당시 가을야구에서는 뛰어난 수비와 송구능력이 빛을 발하며 실력만 놓고도 양의지와 동등하게 평가를 받았고 또 그만큼 기용됐다.

양의지를 위협할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이후에도 출전기회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성장세도 주춤했다. 그럼에도 타 구단들은 포수 불안 문제를 겪을 때마다 트레이드로 최재훈을 영입하려고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물론 두산에서는 이러한 제안을 받아주지 않았다.

마침내 기회가 왔다. 한화에서 우타 거포 기대주 신성현을 트레이드 카드로 내건 것. 포수진의 노쇠화가 큰 원인이었다. 조인성(42), 차일목(36)을 보유한 한화로서는 최재훈이라는 포수 자원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한화에 온 최재훈은 트레이드 직후 곧바로 경기에 투입됐다. 18일 LG 트윈스와 홈경기에서 포수 겸 9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최재훈은 타석에서는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안방마님으로서 보여준 존재감은 상당했다.

특히 7회 수비가 인상적이었다. 2-2로 맞선 무사 2,3루 상황에서 선발투수 알렉시 오간도에게 몸쪽 투심 패스트볼을 요구했다. 결과는 이형종의 3루 땅볼. 최재훈은 3루수 송광민의 홈 송구를 안정적으로 잡아 3루 주자를 잡아냈다.

▲ 한화 선수들이 18일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은 최재훈(오른쪽)을 반겨주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이어진 1사 1,3루에서는 오간도에게 떨어지는 공을 요구했다. 이 역시 적중했다. 오지환의 빚맞은 타구는 1루수를 향했다. 야수 선택으로 3루 주자를 런다운으로 잡아내는 과정에서도 최재훈은 주자를 침착하게 몰아가 아웃을 도왔다.

이어 박용택을 상대로 바깥쪽 빠른공을 요구했다. 결과는 헛스윙 삼진. 무사 2,3루의 위기를 최재훈과 오간도 배터리가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오간도는 포효하며 최재훈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만큼 리드 또한 뛰어났다.

이제는 한화맨이 된 최재훈이 이적 후 단 한 경기 만에 존재감을 입증했다. 최재훈의 영리한 리드 속에 오간도는 2회 2실점을 하고도 이후 7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칠 수 있었다. 변화구에 자꾸 공이 맞아나가자 몸쪽 속구를 결정구로 사용한 것이 먹혀들었다.

한화 팬들은 “포수가 이렇게 중요하다”, “(7회 실점은) 최재훈이 막은 것이다”, “최재훈 하나 왔는데 뭔가 든든한 느낌”, “진짜 엄마가 한화에 왔네”라며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최재훈이 백전노장의 조인성, 차일목과 안방 경쟁에서 승자가 될 수 있을까. LG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이라면 한화의 주전 안방마님이 되는 것은 머지않은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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