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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여왕' 김연아의 표정이 풍부해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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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여왕' 김연아의 표정이 풍부해진 이유는?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4.03.0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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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이상민기자] “그녀는 예뻤다!” 이틀 동안 김연아의 일거수일투족을 앵글에 담으면서 느낀 점은 바로 이것이었다. 김연아는 정말 아름다웠다. 피겨퀸이라는 권좌에서 물러나 이제는 전설로 남은 때문일까? 그녀는 정말 편안해 보였다. 비록 올림픽 2연속 우승이라는 신화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김연아의 표정과 몸짓에서는 전혀 아쉬움은 남아 있지 않은 듯했다. 최선을 다한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일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 3일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에서 진행된 '제22회 소치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 포상식', 그리고 4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펼쳐진 E1 ‘더 퀸 나우 앤 포에버’ 팬미팅 자리에 참석한 김연아를 바라보면서 느낀 점은 또 있다. 그녀의 표정이 ‘천의 얼굴’로 불리는 연기자 못잖게 아니 그 이상으로 다채롭다는 점이다.

 

 

김연아는 때로는 차도녀의 시크한 표정으로, 때로는 옆집여동생같은 친근한 미소로 다가왔다. 수시로 변화하는 김연아의 얼굴 표정을 담기엔 카메라 셔터 속도가 느리게 느낄 정도로 그녀의 표정은 찰나의 순간에 바뀌었다.

 

 

그러면서 호기심이 발동했다. 이렇게 김연아의 표정이 다채로운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은반 위에서 화려한 기술과 함께 표정 연기를 해야 하는 그녀로선 자연스럽게 다양한 표정을 담아내는 연습을 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연아는 어쩌면 웬만한 배우보다 한 수 위였는지도 모른다. 희노애락 등 인간의 감정 표현을 드러내는 연습을 하다보니 연기자 이상으로 다양한 표정을 갖는 것은 아닐까?

 

 

물론 이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김연아는 2014소치올림픽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모든 짐을 훌훌 털고 자연인 김연아로 돌아왔다. 더 이상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압박도 없다. 그러면서 그녀는 자유로워졌고 편안해졌다.

 

 

그동안 김연아 홀로 감당했을 어깨 위의 짐 그리고 가슴 속의 스트레스 등이 사라지면서 그녀는 이제 20대 중반의 꽃처녀로서 활짝 만개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연인 김연아의 표정이 다채롭고 아리따운 것은 이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김연아는 이제 피겨여왕도 아니고 한국 피겨를  대표하는 현역선수도 아니다.

 

 

 

이제 김연아는 친구들과 함께 커피 한잔 마시며 수다를 떨고 춘삼월 대지에서 움트는 새싹을 보고 가슴 설레는 20대 중반의 처녀일 뿐이다. 한국의 피겨대표라는 중압감, 그리고 올림픽 금메달을 따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그녀는 그동안 웃고 싶어도 웃지 못하고 울고 싶어도 울지 못했을 수도 있다. 언제나 그녀는 팬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힘겹게 버티며 서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김연아의 다양한 표정을 보면서 훈훈한 것은 어쩌면 그녀가 자연인 김연아로서 그 삶을 즐기기 시작했으며 점점 만끽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김연아 환하게 웃자 팬들도 따라 웃는다. 김연아의 표정을 앵글에 열심히 담은 이틀 동안 기자 또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동안 김연아가 있어 대한민국이 행복했고, 최근 그녀를 따라다닌 기자 또한 행복한 이틀이었다. 

 

light_sm@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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