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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번째 KS, '경험'의 삼성이냐 '열정'의 넥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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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번째 KS, '경험'의 삼성이냐 '열정'의 넥센이냐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1.03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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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4연패 도전' 삼성, "한두 번 해본 것 아냐" vs '첫 우승 희망' 넥센, "절실한 마음으로"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서른두 번째로 열리는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결전의 그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 류중일(51) 감독과 박한이(35), 안지만(31), 넥센 염경엽(46) 감독과 주장 이택근(34), 강정호(27)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삼성과 넥센은 3일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시리즈를 앞둔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너무나도 다른 사연을 가진 두 팀 간의 만남이라 더욱 이목이 집중된다. 삼성은 총 32번의 한국시리즈 가운데 무려 16번이나 진출했다. 이 가운데 우승은 6차례. 시리즈 승률은 37.5%다.

반면 넥센은 2008년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007년 현대 유니콘스가 해체된 뒤 선수들을 받아 계승한 히어로즈는 그동안 ‘선수 팔아 구단 운영한다’는 비아냥 소리를 들었지만 이런 시련을 모두 극복하고 마침내 창단 첫 우승을 눈앞에 뒀다.

▲ 넥센과 삼성 감독 및 선수들이 3일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트로피에 손을 올리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KS는 연례행사' 삼성, 이유 있는 여유

“2000년대 들어와서 큰 경기를 가장 많이 했다. 그 경험으로 한국시리즈를 잘 치르겠다.”

류중일 삼성 감독의 말투에는 여유로움이 묻어나왔다. 2011년부터 삼성 감독을 맡은 류 감독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전대미문의 통합 3연패를 이룩한 류중일 감독은 이제 해태가 단 한차례 달성한 한국시리즈 4연패(1986~1989년)에 도전한다.

그는 넥센이 한국시리즈 파트너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그동안 한국시리즈에서 쌓은 경험과 자신감에서 온 여유였다.

류중일 감독은 “솔직히 넥센이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정규시즌 1위 팀과 2위 팀이 만나야 명승부를 펼칠 수 있을 것 같아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 감독만 자신감이 가득 찬 게 아니었다. 선수들도 여유 있는 말로 기자회견장 분위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 류중일 삼성 감독이 3일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박한이는 “시리즈를 한두 번 치러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편안하게 즐기겠다”고 말했다.

안지만은 “매년 해왔듯 만반의 준비를 했다. 약간의 긴장감도 도는 데, 좋은 것 같다. 팬들에게 멋진 경기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팀이 올라오든 상관하지 않았다”며 “플레이오프도 잘 안 봤다. 내 플레이에만 집중하면 상대가 누구든 관계없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넥센에 50홈런 타자와 40홈런 타자가 있다면 삼성에는 30홈런을 때린 타자가 세 명이나 있다. 이승엽이 32개로 팀 내 홈런 1위에 올랐고 최형우와 야마이코 나바로가 나란히 31개의 아치를 쏘아 올려 30홈런 대열에 합류했다. 부상으로 인해 후반기 막판에 출장하지 못했던 박석민은 홈런 27개를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마운드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릭 밴덴헐크와 배영수는 올시즌 넥센 상대 평균자책점이 다소 높았지만 장원삼(2승1패 평균자책점 2.70)과 윤성환(1승 평균자책점 3.75)이 선방해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이밖에 올시즌 팀 간 전적에서도 8승7패1무로 우위를 점한 것도 삼성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요인이다.

◆ "올해가 우승 적기" 넥센, 열정으로 V1 일군다

삼성이 경험을 앞세워 통합 4연패를 자신했다면 넥센은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묻어나는 열정을 발산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올시즌을 창단 첫 번째 우승을 할 수 있는 적기라고 봤다. 올해 우승에 도전할만한 전력도 갖췄고 LG와 플레이오프에서 3승1패를 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바닥까지 떨어졌던 타격감도 플레이오프 4, 5차전을 기점으로 올라왔다.

염 감독은 “우승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항상 오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시리즈에서도 승리에 대한 열정과 절실한 마음을 가지고 경기를 하겠다. 자신감을 얻으면서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올해 꼭 첫 우승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창단 후 6년 동안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트레이드로 빠져 나가면서 첫 5년 동안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넥센은 지난 시즌 염경엽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로 강팀이 됐다. 지난해 비록 두산에 아쉽게 져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던 넥센은 올시즌 한층 향상된 전력으로 LG를 꺾고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감격을 맛봤다.

선수단에 몸담으면서 크고 작은 사건을 겪은 선수들의 목소리에도 비장함이 묻어나왔다. 이택근은 “한국시리즈는 팀에나 선수에게나 특별한 한국시리즈가 될 것 같다.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창단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는 선수단이 즐기자는 마음으로 경기를 치렀는데 올해는 다들 우승을 갈망하고 있어 말하지 않아도 절실함이 묻어난다. 포스트시즌에 돌입하기 전부터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고 덧붙였다.

강정호는 “지난 겨울에 정말 독하게 훈련했는데 여기까지 왔다. 올해는 정말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다짐했다.

또 “지난 시즌에는 포스트시즌을 보너스 게임이라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시리즈에 들어가기 전부터 감독님과 꼼꼼하게 준비했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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