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3:09 (목)
맨시티 잡은 아스날의 낯선 스리백, FA컵 우승 향한 벵거의 간절함이 통했다
상태바
맨시티 잡은 아스날의 낯선 스리백, FA컵 우승 향한 벵거의 간절함이 통했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4.24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정교하고 세밀한 패스 축구. 어떤 상황에서도 꺾지 않았던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의 철학을 보여주는 아스날의 팀 컬러였다. 그런 아스날의 축구가 변했다. 스리백을 세워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공격을 철통같이 막아냈다.

아스날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 2016~2017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준결승에서 120분 간 연장 혈투 속에 2-1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벵거 감독의 간절함이 묻어나온 경기였다. 벵거는 또다시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18일 미들즈브러전은 마치 맨시티전을 위한 리허설처럼 느껴졌다.

벵거의 축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선수들의 구성과 상관없이 철저히 시스템화 된 패스 축구다. 아스날의 축구가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나친 패스 중심 플레이로 시원시원한 면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지만 벵거가 21년 간 아스날의 지휘봉을 놓지 않을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했다.

그런 벵거가 과감히 자신을 내려놨다. 맨시티를 맞아 두터운 수비벽을 세웠다. 케빈 데 브루잉, 르로이 사네 등 맨시티의 빠른 측면 공격을 막겠다는 생각으로 수비진 사이를 좁혔다. 벵거 감독은 미들즈브러전에는 승리를 하고도 허둥지둥대는 수비진 때문에 웃을 수 없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막강 화력의 맨시티를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맨시티는 20개의 슛을 날렸지만 유효슛은 단 3개에 불과했다. 맨시티 공격의 핵 다비드 실바가 전반 23분 부상으로 교체 아웃된 것도 아스날에는 호재였다.

아스날은 전반을 0-0으로 마쳤지만 후반 17분 세르히오 아구에로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철저히 수비 위주 전술을 펼치던 아스날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후반 26분 알렉스 옥슬레이드-챔벌레인의 크로스를 받은 나초 몬레알이 승부에 균형을 맞췄다.

동점골 이후 아스날은 다시 자물쇠를 채웠다. 경기는 결국 연장에 돌입했다. 아스날이 연장 전반 11분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문전으로 공이 흘렀고 알렉시스 산체스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아스날은 맨시티의 허술한 수비를 놓치지 않았다.

이후 벵거 감독은 챔벌레인을 빼고 헥토르 베예린, 메수트 외질을 빼고 프란시스 코클랭을 투입하며 수비를 강화했고 결국 팀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벵거의 변화를 이끈 것은 거취를 둘러싼 위기설이었다. 벵거는 우승의 적기로 꼽힌 지난 시즌 준우승에 머물렀고 올 시즌에는 4위권 내로 시즌을 마치는 것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팬들은 경기장에서 ‘벵거 아웃’을 외치고 있다.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벵거는 변화를 택했고 스리백 카드로 변화를 택했고 이는 대성공을 거뒀다.

아스날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2003~2004시즌 이후 우승이 없지만 FA컵에서는 강했다. 2000년 이후 5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3~2014, 2014~2015시즌에는 2연속 대회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다. 결승 상대는 EPL 최강자 첼시다. 벵거가 대권을 놓고 안토니오 콘테 첼시 감독과 펼칠 스리백 진검승부가 축구팬들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