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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8연승 뒤 3연패, 오리온스 첫 고비 맞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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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8연승 뒤 3연패, 오리온스 첫 고비 맞은 이유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1.04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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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발한 움직임 실종, 포워드 농구 힘잃어…공격과 수비서 난맥상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잘 나가던 고양 오리온스에 급제동이 걸렸다. 8연승을 달릴 때만 하더라도 내심 1라운드 전승을 기대했던 오리온스였다. 그러나 최근 3경기 연속 패배로 선두 자리까지 울산 모비스에 내줬다.

오리온스는 3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2015 KCC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경기에서 76-85로 지며 파죽의 8연승 뒤 세 경기를 연속으로 패했다.

오리온스는 지난달 30일 안양 KGC와 원정경기를 통해 9연승 및 사상 첫 1라운드 전승을 노렸다. KGC는 최하위 팀이었기에 오리온스의 전무후무한 신기록을 달성이 가능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KGC와 경기에서 진 이후 3연패다. 서울 SK와 경기에 이어 동부에도 졌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난맥상을 겪고 있는 모습이 뚜렷하다.

▲ 고양 오리온스 이승현이 3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동부와 경기에서 골밑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오리온스는 최근 둔화된 움직임으로 인해 8연승을 달리다가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사진=KBL 제공]

◆ 갑자기 흔들리는 공격과 수비, 움직임 둔화가 원인

오리온스가 8연승을 거두는 동안 올린 경기 평균 득점과 실점, 3연패에서 기록한 경기 평균 득점과 실점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오리온스는 8연승을 거두면서 80.5득점과 68.1실점을 기록했다. 공격과 수비가 모두 완벽했다는 의미다. 8경기 가운데 80점을 넘긴 것이 모두 6번이나 됐을 정도로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오리온스 공격력의 핵심은 역시 외국인 선수 트로이 길렌워터다. 그는 경기당 평균 24.1득점을 올려줬다. 지난달 25일 부산 KT와 경기에서는 팀 득점(80점)의 절반에 가까운 33득점을 올리면서 맹활약했다.

하지만 오리온스의 공격력을 길렌워터로 정의내릴 수 없다. 오리온스는 지난달 17일 창원 LG와 경기에서 93-73으로 이겼을 당시 길렌워터의 득점은 18점에 지나지 않았다.

당시 이승현과 찰스 가르시아가 나란히 18득점씩 올려줬고 허일영도 12득점으로 뒤를 받쳤다. 전정규도 3점포 3개로 9득점을 올리는 등 출전 선수들의 득점이 고르게 분포됐다.

오리온스가 8연승을 달리면서 보여줬던 것은 길렌워터, 이승현 위주의 공격력이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부지런히 뛰면서 기회를 만들어줬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 3연패를 당하는 과정에서는 부지런한 움직임이 실종됐다. 그러다보니 팀 평균 득점이 확연하게 떨어졌고 수비도 함께 무너졌다.

3연패를 기록하면서 기록한 팀 평균 득점은 67.3점에 불과하다. 13점 이상이 떨어졌다. 대신 실점이 77.3실점으로 9점 이상 늘어났다.

현재 오리온스의 난맥상을 보여준 경기가 바로 3일 동부전이었다. 단 한번도 허용하지 않았던 80점대 실점이 나왔다.

오리온스는 이미 지난달 12일 동부와 경기에서 66-54로 승리한 적이 있다. 그러나 한달도 지나지 않아 76-85 패배로 바뀌었다.

▲ 개막 8연승을 달렸던 고양 오리온스가 최근 3연패 부진에 빠졌다. 8연승을 달리는 동안 80.5점이었던 경기 평균 득점이 67.3점으로 13점이나 뚝 떨어졌다. 사진은 3일 경기에서 골밑 슛을 시도하고 있는 트로이 글렌워터. [사진=KBL 제공]

천양지차의 결과가 나왔던 것은 역시 리바운드 싸움이었다. 66-54로 이겼을 당시에는 오리온스가 리바운드 싸움에서 40-26으로 압도했다. 허일영이 10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길렌워터가 9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윤호영과 김주성 등이 버틴 동부와 골밑 싸움에서 이겼다.

하지만 76-85로 지는 과정에서는 그 숫자가 뒤바뀌었다. 오리온스는 이날 경기 내내 20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는데 그친 반면 동부는 33개를 기록했다. 허일영은 단 1개의 리바운드도 잡아내지 못하며 꽁꽁 묶였다. 길렌워터가 5개, 이승현이 4개를 잡아내면서 분전했지만 8개를 잡아낸 윤호영에게 밀렸다.

◆ 3연패 부진 탈출, 부지런한 움직임이 답이다

추일승 감독은 동부전이 끝난 뒤 선수들의 부진한 움직임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했다.

추 감독은 "선수들이 정적인 농구를 했다. 길렌워터가 공을 잡았을 때 나머지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기회를 잡아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이런 부분이 하나 둘 쌓이면서 리바운드 과정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뺏기는 상황이 여러차례 연출됐다. 조금 더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추 감독은 "쉬는 기간에 재정비해서 분위기를 다시 추스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스는 2m 선수라고는 장재석과 찰스 가르시아밖에 없다. 다른 팀에 비해 높이에서 열세를 보이는 팀이다. 그럼에도 8연승을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역시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기회를 만들고 수비를 탄탄하게 했던 포워드 농구를 잘 구사했기에 가능했다.

오리온스가 3점슛에서 경기 평균 7.3개 성공으로 전체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오리온스는 특히 3점슛 성공률이 40.2%에 달할 정도로 뛰어난 외곽슛 성공률을 자랑한다.

오리온스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역시 부지런히 뛰는 것이다. 높이에서 열세를 보인다면 부지런히 뛰면서 기회를 만들어내고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역시 부지런히 뛰면서 자리를 먼저 차지해야 한다. 극복 불가능한 높이 열세는 활동량으로 만회할 수 있다.

오리온스는 사흘을 쉰 뒤 오는 7일 전주 KCC와 만난다. 하승진이 버티고 있는 '높이의 팀'이다. 이런 KCC를 상대로 오리온스는 1라운드에서 81-58로 이겼다.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43-36으로 앞섰다. 오리온스가 최근 부진에서 벗어나려면 역시 뛰는 것만이 답이다.

▲ 고양 오리온스의 최대 강점은 외곽슛이다. 부지런한 움직임을 통해 경기 평균 7.3개의 3점슛을 넣었고 40%대의 성공률을 보였다. 사진은 지난 3일 원주 동부와 경기에서 3점슛을 시도하고 있는 허일영. [사진=KBL 제공]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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