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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곰 잡는 영웅' 윤석민, 능구렁이 두산베어스 유희관의 진땀 뺀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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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곰 잡는 영웅' 윤석민, 능구렁이 두산베어스 유희관의 진땀 뺀 사연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4.26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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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두산 베어스 토종 에이스 유희관(31)이 경기 초반부터 쫄았다(?). 한 때 한솥밥을 먹었던 넥센 히어로즈 윤석민(32) 때문이다.

윤석민과 유희관은 2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 두산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경기에서 맞붙었다.

윤석민은 2013시즌을 마치고 돌연 넥센으로 트레이드 됐다. 김동주에 이어 두산의 4번 타자 자리로 성장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갑작스런 트레이드에 팬들은 물론 본인도 큰 충격을 받았다. 이후 윤석민은 ‘곰 잡는 영웅’으로 변모했다.

▲ 두산 베어스 유희관(오른쪽)이 26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윤석민의 대형 파울 타구 2방을 맞은 뒤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진=스포츠Q DB]

윤석민은 지난 시즌까지 두산 상대로 33경기에서 타율 0.357에 5홈런 3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올 시즌 4경기에서는 타율 0.600(20타수 12안타)에 1홈런 5타점.

반면 유희관은 넥센만 만나면 약했다. 윤석민의 이적 후 넥센을 상대로 11경기에서 5승 3패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은 무려 6.12였다. 윤석민으로서는 기대되고 유희관으로서는 긴장될 수밖에 없는 대결이었다.

둘은 2회말 무사에서 마주했다. 2구째 유희관이 던진 몸 쪽 낮은 체인지업에 윤석민의 방망이가 빠르게 돌았다. 잘 맞은 타구가 좌측 담장을 향했다. 윤석민은 이미 1루를 밟았지만 심판진은 파울을 선언했다. 넥센이 합의 판정을 요청했지만 결과는 뒤바뀌지 않았다.

이어 유희관은 구종을 바꿨다. 비슷한 코스에 체인지업. 이를 비웃듯 윤석민의 배트가 다시 한 번 매섭게 돌았다. 타구는 다시 한 번 좌측으로 뻗어나갔다. 거의 비슷한 타구였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파울 폴대 옆으로 벗어났다.

이후 유희관은 한껏 조심스러워졌다. 0-2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았지만 바깥 쪽 승부를 고집하며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7구 바깥쪽 속구에 윤석민이 타격했지만 결과는 유격수 땅볼이었다.

둘은 4회말 다시 만났다. 상황은 2회와 놀랍도록 비슷했다. 0-2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든 유희관은 3,4,5구를 모두 유인구로 택했고 결국 또 풀카운트가 됐다. 윤석민은 바깥 쪽 빠른공을 파울로 걷어내더니 7구 바깥 쪽 빠지는 싱커를 기술적으로 타격, 우전 안타로 만들어냈다.

이어 들어선 타자는 넥센 최다 홈런 타자인 허정협(6홈런). 하지만 윤석민을 상대하던 조심스러운 유희관은 없었다. 유희관은 몸 쪽 빠른공을 연달아 던지더니 결국 낮은 변화구로 2루수 뜬공을 이끌어냈다.

유희관이 얼마나 윤석민을 어려워하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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