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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핸드 마스터' 정현, '흙신' 나달이 진땀 뺄 줄이야 [ATP투어 8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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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핸드 마스터' 정현, '흙신' 나달이 진땀 뺄 줄이야 [ATP투어 8강]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4.29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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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졌지만 잘 싸웠다’는 표현만큼 잘 어울리는 말이 있을까. 날카로운 백핸드 공격을 앞세운 ‘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21·한국체대)에게 ‘클레이 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31·스페인)이 진땀을 흘렸다.

정현은 29일(한국시간) 스페인에서 열린 나달과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 바르셀로나 오픈 남자 단식 8강에서 0-2(6<1>-7 2-6)로 졌다.

세계랭킹 94위 정현이 5위 나달을 상대한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관심을 모은 경기. 뚜껑을 열어보니 정현의 경기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상대 코트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백핸드 공격인 일품이었다. 1세트 초반 정현은 날카로운 스트로크로 3-1로 앞서갔다. 처음 맞붙는 정현의 예상 외 실력에 당황한 것도 잠시 나달이 페이스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이후 4-5까지 순식간에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정현도 물러서지 않았다.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내며 5-5 동률을 이뤘다.

이어진 나달의 서비스 게임이 백미였다. 정현은 긴 랠리에서도 흔들림 없이 버텨냈다. 특히 정현은 날카로운 백핸드 다운 더 라인 샷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나달의 실수를 유도해냈다. 결국 듀스에 돌입해 어드벤티지까지 잡아냈지만 나달이 연속으로 공격을 성공시켜 서비스 게임을 지켰다.

자신의 6번째 서브 게임을 듀스 끝에 따낸 정현은 나달과 타이 브레이크에 돌입했다. 하지만 연달아 5점을 내준 정현은 1점을 내는 데 그치며 첫 세트를 내줬다.

1세트에 온 힘을 쏟아 부었기 때문일까. 정현은 2세트 들어 부쩍 힘에 부쳐했다. 더블 폴트가 2차례 나오는 등 실수도 잦아졌다. 반면 나달은 더욱 기세를 올렸다. 정현은 첫 서비스 게임부터 브레이크 당했고 이후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2세트마저 내줬다.

나달은 2005년 4월 11일부터 2007년 5월 20일까지 클레이 코트 81연승 행진을 펼칠 정도로 클레이 코트 최강자로 꼽힌다. 국내 팬들은 국내 테니스 팬들은 ‘흙신’으로 부르기도 한다.

‘1세트를 따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만큼 잘 싸웠기에 가능한 생각이었다. 안방에서 고국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고 경기에 나서는 ‘흙신’ 나달을 상대로 보인 정현의 분전은 앞으로를 더 기대케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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