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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예프의 기적, '백지선호' 한국 아이스하키 사상 첫 1부리그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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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예프의 기적, '백지선호' 한국 아이스하키 사상 첫 1부리그 진출!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4.29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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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진출과 맞먹는 감동과 환희였다. 한국 아이스하키가 새 역사를 창조했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세계랭킹 23위)은 29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팰리스 오브 스포츠 아이스링크에서 벌어진 우크라이나와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남자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최종전(5차전)에서 슛아웃(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2-1(0-0 1-1 0-0 0-0 <슛아웃> 1-0)로 이겼다.

▲ 한국 아이스하키가 사상 처음으로 1부 리그 진출을 일궈냈다. [사진=국제아이스하키연맹 페이스북 캡처]

이로써 한국은 3승 1연장승 1패 승점 11의 역대 최고 성적을 내며 이번 대회를 마쳤다. 한국은 폴란드(4-2승), 카자흐스탄(5-2승), 헝가리(3-1승)를 모두 꺾었고 4차전에서 오스트리아에만 0-5로 패한 바 있다.

한국은 카자흐스탄(3승 1연장승 1패·승점 11)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승자승을 우선 원칙에 따라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오스트리아(4승 1패·승점 12)가 대회 정상에 올랐다.

극적으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은 오스트리아와 함께 이번 대회에 걸린 2장의 월드챔피언십(1부 리그) 승격 티켓 중 한 장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내년 5월 덴마크에서 열리는 2018 IIHF 아이스하키 월드챔피언십에서 미국, 캐나다, 러시아 등 세계적인 팀들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꿈에 그려왔던 순간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

실로 기적에 가까운 장면을 만들어낸 한국이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남자 등록 선수 233명에 대학팀은 5개에 불과하다. 실업팀은 3개에 상무까지 4개 팀이 성인팀의 전부다. 아이스하키의 변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단결력을 발휘한 협회의 열정과 전략이 1부 리그 진출을 이뤄냈다.

이날 우크라이나전의 극적인 승부는 부상 선수가 잇따른 상황을 극복하고 팀 전체가 똘똘 뭉쳐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끝에 얻어낸 소중한 결과다.

헝가리와 3차전에서 상대 선수의 스틱에 맞아 골절상을 당한 기둥 수비수 에릭 리건이 4차전에 이어 우크라이나전에도 결장한 가운데, 한국은 각각 어깨와 팔목을 다쳐 4차전에 나서지 못한 박우상과 김원중이 진통제를 맞고 출전을 강행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한국은 1피리어드 유효슛에서 11-6으로 앞서고도 우크라이나의 수문장 에두아르드 자하르첸코를 넘어서지 못했다.

2차례 파워 플레이(상대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첫 골은 2피리어드 4분 59초에 터졌다.

박우상의 전진 패스를 받아 역습에 나선 한국은 2대1 기회에서 신상우가 반대쪽으로 내준 패스를 안진휘가 받아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한국은 그동안 뒷문을 든든하게 지켜오던 골리 맷 달튼의 치명적인 실수로 동점골을 내줬다.

달튼은 골대 뒤에서 패스할 곳을 찾아 머뭇거리다 세르지 바비네츠에게 퍽을 뺏겼고, 결국 실점으로 이어졌다.

한국은 3피리어드 11분 50초에 마이클 스위프트가 트리핑 반칙으로 2분간 퇴장당해 결정적인 위기를 맞았다.

허나 한국은 한 명이 부족한 상황을 잘 견뎌냈고,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피치를 올린 한국은 여러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으나 상대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결국 한국과 우크라이나는 정규 3피리어드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한국은 연장전에서 우크라이나를 더욱 거세게 몰아붙였으나 자하르첸코의 철벽 방어에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경기는 슛아웃으로 이어졌다.

한국은 첫 번째 슈터 스위프트가 침착하게 성공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골리 맷 달튼이 우크라이나의 첫 번째, 두 번째 슈터의 슛을 모두 막아낸 가운데 한국은 3번째 슈터 신상훈이 골을 뽑아내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한국의 신상훈은 카자흐스탄과 2차전, 헝가리와 3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데 이어 우크라이나전에서 1부 리그 진출을 결정짓는 한방을 터트리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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