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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어차피 신인왕은 이정후? '포스트 박병호' 넥센 허정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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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어차피 신인왕은 이정후? '포스트 박병호' 넥센 허정협도 있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4.2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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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어차피 신인왕은 이정후(19‧넥센 히어로즈)일까. 요즘 돌아가는 상황만 봐서는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할 것 같다. 생애 한 번 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왕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이정후의 팀 선배인 허정협(27)의 기세가 무섭다. 수비에서는 아직 보완점이 보이지만 타격에서 서서히 잠재력을 터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 25일 고척 두산전에서 홈런을 때리고 있는 허정협.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허정협은 2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프로야구(KBO리그) 방문경기에서 9회 솔로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멀티히트와 타점을 기록한 허정협은 넥센의 13-2 대승을 견인했다.

가공할 힘으로 벌써 홈런 7방을 쏘아올린 허정협은 ‘포스트 박병호’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 184㎝ 92㎏의 체격에 휘두르는 벼락같은 스윙은 넥센을 거쳐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박병호를 연상시킨다. 최근 5경기에서 홈런 3개를 몰아친 허정협은 올 시즌 타점 20개를 뽑아내 이 부문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허정협은 프로에서 오랜 시간 고생한 박병호처럼 야구인생의 굴곡이 깊다.

프로에 입단하는 과정부터 순탄치 않았다. 인천고 시절 투수로 활약했던 허정협은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뒤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이후 대학 무대에서 타자로 전향한 그는 확실한 임팩트를 심어주진 못했고 2015년 육성선수 신분으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어렵게 입성한 프로 무대. 하지만 허정협은 1군에만 오면 작아졌다. 2015년 넥센 2군인 화성 히어로즈에서 타율 0.337에 19홈런 70타점을 뽑아내며 주목을 받았고 지난해에도 2군에서 타율 0.337 12홈런 56타점으로 맹위를 떨쳤다. 허나 1군에서는 13경기에서 타율 0.176에 그쳤다.

절치부심한 허정협은 올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십분 살려내고 있다. 대니 돈과 임병욱이 부진, 부상의 이유로 이탈한 상황에서 넥센의 외야 한 자리를 맡은 허정협은 21경기에서 타율 0.313(64타수 20안타), 장타율 0.703, OPS(출루율+장타율) 1.111, 득점권 타율 0.316를 기록 중이다. 장타 생산력이 빼어난데다가, 찬스에도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 굴곡진 야구인생을 살아온 허정협이 프로 3년차에 성공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지난 25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서 허정협이 시즌 6호 홈런을 때린 장면을 본 장정석 넥센 감독은 “스스로 포인트와 타이밍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좋다. 그렇기 때문에 몸의 중심이 흐트러진 상태에서도 홈런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라고 제자를 칭찬했다.

허정협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사이, 고졸 루키 이정후는 최근 하향 곡선을 그리며 타율이 0.281까지 떨어졌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허정협이 충분히 신인왕을 노려볼 수 있다.

프로 입단 좌절과 타자 전향, 여기에 육성선수 신분까지 거치며 더욱 단단해진 허정협이 생애 한 번 뿐인 영광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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