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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탈당 장제원, 자유한국당 유턴의 두 가지 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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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탈당 장제원, 자유한국당 유턴의 두 가지 변은?
  • 정성규 기자
  • 승인 2017.05.0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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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정성규 기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많은 (부산 사상구)지역구민들과 의견도 나누었습니다. 결론은 새로운 보수의 길로 가기로 했습니다. 결심의 과정은 힘들었지만 지금은 가슴이 뜨거워지고 심장이 뜁니다.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공정한 대한민국을 위해 책임지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우리 정치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장제원 의원. [사진=장제원 의원 공식사이트]

장제원 의원이 지난해 12월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밝힌 글이다. 바른정당 창당 33인 의원의 한 명으로 '새로운 보수의 길로 가겠습니다'라는 타이틀로 새출발의 심경을 담은 글은 공감을 불렀다.

새누리당 내의 친박 척결이 물리적으로 안되고 더 이상 화학적 결합으로는 대선까지 치를 수 없는 터에 '새로운 보수의 힘'을 믿고 탄핵의 겨울, 새로운 당을 창당하는데 힘을 보탠 그였다.

'청문회스타'로 주목을 받아왔기에 새로운 정치 노정에 들어선 재선의원 장제원에게 거는 기대 또한 컸다. 

지난해 12월 5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조사 국회 청문회에서 그는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의 위증 발언을 밤 늦도록 집요하게 추궁한 끝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태반, 백옥주사 처방을 했다는 사실을 밝혀내 일약 주목을 받았다.

청문회의 저격수 장제원의 활약은 계속됐다. 김종 전 문체부 차관과 김재열 제일모직 사장의 말이 상반된 것을 지적하며 누구 한명은 위증했다는 것을 적시해냈고, '비선실세' 최순실 씨 조카 장시호 씨에게 제공한 16억원이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 팀과 관련이 있다는 증언을 끌어냈다. 장시호 씨가 대포폰 2개를 사용했다는 사실도 밝혀내 특검 수사의 징검다리를 놓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12월15일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과 함께 JTBC '썰전"에 나란히 출연해 국회에서 고성이 오간 신경전에 대해 서로 사과한 뒤 오해를 풀고 훈훈한 분위기 속에 탄핵소추 정국에서 정치적 동반자로서 촛불민심을 받들자고 했다.

바른정당에서 더 이상 '비박계'가 아닌 당당한 새로운 보수의 입으로 대변인까지 맡아  당의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데 일정 역할을 했다.

하지만 대선 정국에 접어들면서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자 '비유승민계'에 서면서 3자 보수 단일화 목소리를 내는데 합류했다. 유 후보와 사이에서 생긴 균열은 점점 파열음을 냈고, 끝내 집단 탈당 13인 대열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2일 동료 의원들과 이름이 바뀐 자유한국당으로 복당을 선언한 것이다. '김무성계'로 불리는 의원들이었다. 

장 의원이 창당 98일 만에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유턴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 있을까.

그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우선적으로 유승민 후보의 리더십을 문제를 제기했다. "유승민 후보가 우리와 함께 할 사람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가 있었다"는 게 요체였다. 장 의원은 "33석보다 더 작아진 바른정당에서 유승민 후보가 생사고락(을 함께)할 리더십인지 근본적인 의구심이 있었다"며 "(유 후보가 당의 단일화 주장이) 당을 흔드는 것이라고 말할 때 실망감이 컸다"고 밝혔다.

그는 유 후보가 3당 단일화를 거부한 뒤로 많은 지방의원이 탈당했다고 전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의 존립 문제가 되기에 유 후보는 바른정당의 미래에 대해 책임 있는 말을 해줘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소통이 안 되고 일방적으로 (당을) 흔들지 말라는 이야기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바른정당을 탈당하게 된 또 하나의 이유는 현실의 벽이라고 했다. "현실적인 벽이 너무 높아 현실과 타협하고 양보한 것"이라는 주장. "정치는 표로 먹고 사는데 보수가 자유한국당으로 결집하는 현실을 목도하고 타협했다"고 했다. "정말 자괴감을 느끼면서 죄송하고 면목도 없다"며 탈당까지 이르게 된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김무성계의 집단 탈당 배경을 놓고 일각에서 김무성 의원이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장 의원은 "김무성 의원은 헌법 기관인 국회의원이 결정하는 부분에 대해선 어떤 결정을 해도 존중한다(고 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김무성 의원이) 탈당 과정에 깊숙이 관여하거나 허락을 맡았다는 것은 없다"며 "(탈당에 대해) 말을 드릴 때 존중할 수밖에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강조했다.

100일도 안돼 다시 자신을 정치무대로 이끌어준 한나라당의 후신이자 자유한국당의 전신으로 돌아가게 된 장제원 의원. 두 가지 탈당의 변에 대해 바른정당 지지자들이 어떤 반응을 내놓을 지 모르지만 자유한국당에서 과연 어떤 행보로 자신의 이미지를 살려낼 지가 관심을 끌게 된다. '변심한 청문회 스타'로는 당분간 대중적인 인기를 회복하기에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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