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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사임당 빛의 일기' 처참히 무너진 이유, 이영애-송승헌도 막지 못한 '가짜 사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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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사임당 빛의 일기' 처참히 무너진 이유, 이영애-송승헌도 막지 못한 '가짜 사임당'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7.05.05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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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박영웅 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남녀 '한류스타'로 분류되는 송승헌과 이영애도 '사임당 빛의 일기'의 허술한 전개와 복잡한 구성의 문제점을 끝내 극복해내지 못했다.

5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마지막 회는 8.2%(이하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보다 0.4%P 상승한 수치지만 10%대 시청률로 극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은 실패하고 말았다.

이처럼 '사임당 빛의 일기'는 투자 대비 성과 측면으로만 바라봤을 때 처참한 실패를 기록한 드라마임이 틀림없다.

지난 1월 '제2의 대장금'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야심 차게 방송됐던 '사임당 빛의 일기'는 국내 최고의 한류스타들인 이영애와 송승원을 포진시키며 국내를 넘는 아시아에서 사랑받는 '한류드라마'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황당한 캐릭터 구성과 시간을 초월하는 복잡한 전개로 첫 출발부터 삐거덕거렸다.

'사임당 빛의 일기'가 한류스타 이영애와 송승헌을 내세우고도 처참한 시청률 성적을 거두며 막을 내렸다. [사진=SBS '사임당 빛의 일기' 방송 캡처]

◆드라마 속 사임당은 도대체 누구인가?

역사적 인물인 신사임당(이영애 역)의 내용을 다룰 것으로 기대됐던 극은 사실과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사임당을 탄생시켰다.

최소한의 역사적 사실도 뒷받침 되지 않은 극의 사임당이라는 캐릭터는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없었다. 오히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남자도 하기 힘든 활약을 하는 사임당의 캐릭터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역사 왜곡 논란까지 불러일으키며 비판받기까지 했다. 특히 의성군 송승헌과의 불륜에 가까운 러브라인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시청자들로서는 처음 보는 신사임당에 놀라 드라마를 이탈할 수밖에 없었다.

◆황당한 판타지 시대를 오가다

사임당 빛의 일기의 또 하나의 패착은 시간을 초월하는 판타지 전개에 있었다. 사임당과 의성군이 활약하던 조선 시대의 이야기는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서지윤(이영애 역)의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서지윤의 현시대의 삶은 곧 사임당의 조선 시대 삶과 완벽하게 일치했다.

내용만 봐서는 사임당이라는 캐릭터는 서지윤의 전생 인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극은 의도했든 안 했든 서지윤과 사임당이라는 캐릭터를 '윤회설' 혹은 '전생설'로 묶어놔 버렸다.

이렇게 복잡한 캐릭터 관계설정과 시대를 오가는 전개는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극이면 사극답게 한시대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 했지만, 제작진은 무슨 생각으로 시공초월 판타지 소재를 활용한 것인지 지금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이 부분에 대한 시청자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극 중반 이후부터는 조선 시대 배경을 확대했으나 이미 때는 늦어버린 후였다. 판타지에 놀라 떠나버린 시청자들을 되돌리는 일은 불가능이었다.

[사진=SBS '사임당 빛의 일기' 방송 캡처]

◆중국 사드보복의 피해자인가 아닌가

이런 내용상의 허점을 많이 노출했던 '사임당 빛의 일기'는 방송 중반 이후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한한령'(한류를 배제) 조치로 인한 타격까지 입게 됐다. 그나마 국내에선 실패하더라도 '대장금' 돌풍의 중심이었던 중국에서는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한한령' 조치 앞에서 제대로 뜻을 이룰 수 없었다.

*사실 '사임당 빛의 일기'가 '한한령'여파가 없었다고 해서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을지는 미지수다. 어설픈 판타지 사극을 보는 눈은 사람이라면 다 똑같기 때문이다.

◆'사임당 빛의 일기'가 남긴 것

'사임당 빛의 일기'의 주연배우인 이영애와 송승헌은 1세대 한류스타들이다. 이들은 드라마 인기보증 수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높은 이름값을 지니고 있는 배우들이다. 하지만 '사임당 빛의 일기'는 처참한 실패를 맛봤고 배우들의 이름값만으로는 드라마를 성공시킬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이처럼 '사임당 빛의 일기'는 앞으로 한류스타를 활용한 사극을 제작할 방송사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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