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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스포츠산업,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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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스포츠산업,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05.1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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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제1회 스포츠산업 컨퍼런스, 4차 산업혁명과 스포츠산업의 미래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스포츠브랜드 아디다스가 2015년 말 독일 안스바흐에 설립한 ‘스피드 팩토리’는 4차 산업혁명이 스포츠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운동화 기획 단계에서 완제품 출시까지 18개월이 소요되던 공정은 스피드 팩토리로 인해 5시간 남짓으로 줄어들었다. 사람이 아니라 로봇과 3D 프린터가 운동화를 만드는데 생산라인별로 필요한 부분을 집중 제작해 마지막에 결합하면 된다.

▲ 박영옥 한국스포츠개발원장이 '4차 산업혁명과 스포츠산업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사업 컨퍼런스 사무국 제공]

증기기관 발명(1차), 대량 생산과 자동화(2차), IT와 산업의 결합(3차)을 넘어 도래한 4차 산업혁명 시대. 스포츠산업도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인공지능(AI), 로봇기술, 생명과학, 빅데이터, 스마트물류 등 ‘대세’에 대응해야 한다.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 주관 2017 1차 스포츠산업 국내 컨퍼런스 주제는 ‘4차 산업혁명과 스포츠산업의 미래’였다.

◆ 스포츠산업, IoT-AR과 결합하면 무궁무진 

“이미 스포츠는 야구, 축구, 럭비, 테니스, 격투기 등에서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가상현실, 모바일 환경 등과 결합하면 새로운 시장과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포켓몬고 같은 콘텐츠도 나올 수 있죠.“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은 “스포츠가 빅데이터와 결합하고 분석돼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되면 어디로 튈지 모른다”며 “현재 43조원(2015년 기준) 규모인 국내 스포츠산업 규모를 4차 산업혁명 기반기술을 활용하면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세종 원장은 스포츠용품업의 수요자 맟춤형 생산과 첨단소재 제품 개발, 스포츠시설업의 IoT, 클라우드를 활용한 시설 이용률 제고 및 콘텐츠 개발, 관람스포츠업의 선수관리 효율화를 통한 볼거리 제공, 스포츠서비스업의 유저 창업 활성화를 주문했다.

현재 한국의 스포츠산업은 소상공인형 국내 기업과 내수시장을 주도하는 외국계 대기업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는 없으며 공급자 위주의 정책 위주다 보니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는 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최성근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이 연사로 나서 4차 산업혁명과 스포츠산업의 연계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김세종 원장은 “스포츠의 본질을 아는 전문 인력이 전문기업을 창업, 4차 산업혁명 기반기술을 활용하면 스포츠산업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일자리가 창출되며 스포츠 활동 참여 인구도 확산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성근 머니투데이 논설위원 역시 “스포츠산업은 제조업, 정보통신, 유통,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등 타 산업과 연계성이 높아 외연을 확장시킬 수 있다”며 한국은 “IT, e스포츠에서 이미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만큼 IoT, 드론, AR기기, 5G 네트워크와 결합하면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 NBA-SK 와이번스의 트랜스포메이션 혁신 

4차 산업혁명이 시대적 화두인 만큼 스포츠산업 외 전문가들도 연사로 강단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국내 통신업계의 쌍두마차 SK텔레콤의 김명국 IoT 사업부문 팀장과 kt의 이병대 IT 인프라컨설팅 기업사업컨설팅본부 차장이 참석했다.

김명국 팀장은 “이전까지의 생존은 노키아, 모토로라, 후지필름이 보여준 본업에서의 ‘현상 유지’였지만 앞으로의 생존은 테슬라, 아마존, 구글이 보여주는 새 영역으로의 끊임없는 도전”이라며 “패스트 팔로우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주도권을 쥐어야 살아남는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마이클 조던 이후 주춤한 NBA(미국프로농구)는 리그 패스, 플레이메이커스, VR 콘텐츠 제공, e스포츠 진출 등으로 위기를 타개했다”며 “스포츠 경험을 경기 후에도 제공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대표적인 혁신 사례”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의 인천 연고 야구단 와이번스도 좋은 예다.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은 관람 문화를 재창조하는 ‘스마트 스타디움’을 표방한다. 세계 최대 크기의 전광판 ‘빅보드’와 3루 내야에 설치된 띠 전광판을 활용, 팬들의 니즈를 충족시킨다.

김명국 팀장은 “IoT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고객을 잘 파악해야 한다. 다음은 빅데이터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불편함을 해결하는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객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클라우드 즉,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 접속으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서버에 특화된 kt그룹은 서울시 공공자전거 사업과 평창 동계올림픽에 G-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평창의 대회관리와 서울의 자전거 대여와 반납이 ICBM(IoT Cloud Bigdata Mobile) 덕분에 수월해졌다.

▲ 10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은 4차 산업혁명과 스포츠산업의 미래를 공부하려는 청중들로 성황을 이뤘다.

◆ 스포츠 핵심 논의 결여 지적, 스포츠 본질 가치 재고해야

박성준 경기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가 진행한 토론 세션에서는 쓴소리도 나왔다.

한남희 고려대 국제스포츠학부 교수는 “우울한 포럼이었다. 스포츠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며 “IoT가 주를 이루다보니 핵심 시장에 대한 논의가 올바르게 이뤄지고 있는지 염려스러웠다”고 비판했다.

박성준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은 어려운 디지털 로직 시스템이다. 안 그래도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스포츠산업이 이와 연결되기는 사실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수요자 입장에서 바라본 이야기도 없어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의 4차 산업혁명 대응 수준이 세계 25위권이다. 스포츠산업은 더 미약하지 않겠느냐”며 “이런 시대, 이런 환경의 도래가 스포츠산업의 미래를 마냥 긍정적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한남희 교수는 “일자리 커리큘럼을 늘 고민하고 있는데 오늘 들은 이야기로는 스포츠 전공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일자리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스포츠산업으로의 접근은 부족했던 컨퍼런스라고 본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유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스포츠가 무엇인가'에서 접근해야 한다. 아직 이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없다. 무엇을 위한 4차 산업혁명인지 생각하고 가치 중심으로 재편성하자"면서 "스포츠가 제공하려는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 시간을 두고 철저히 생각해보자"고 제언했다. 

박영옥 한국스포츠개발원장은 “현실로 다가온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넘어서느냐의 문제는 스포츠산업도 예외일 수 없다”며 “스포츠산업 전반에 미칠 4차 산업혁명의 영향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이런 자리를 더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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