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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영화팬이 봉준호의 '옥자'에 궁금한 것? 옥자의 '정체'와 '개봉', 그리고 '넷플릭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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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영화팬이 봉준호의 '옥자'에 궁금한 것? 옥자의 '정체'와 '개봉', 그리고 '넷플릭스'(종합)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7.05.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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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도대체 봉준호가 무슨 영화를 만든거지?"

'옥자'에 대한 정보가 흘러나올 때마다 영화 팬들이 하는 말이다. 그런 '옥자'가 제작보고회로 조금이나마 정체를 드러냈다. 

여전히 '옥자'가 무슨 영화인지, 제이크 질렌할과 틸다 스윈튼이 왜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었는지, 옥자는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이번 제작보고회로 영화 '옥자'에 대한 단서를 얻었다. 

그렇다면 영화 '옥자'는 어떤 영화일까? 정체와 개봉, 넷플릭스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보자.

1. '옥자'는 사람이 아니다

제작보고회에서 최초공개된 '옥자' 티저영상에는 옥자의 비주얼을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이 나온다. [사진 = 넷플릭스 제공]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현장의 모두를 놀라게 한 것은 '옥자'가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봉준호 감독의 말에 따르면 영화의 옥자는 하마와 돼지를 합친 형상을 한 동물이다. 

실제 이날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공개된 '옥자'의 티저 영상에서는 옥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옥자는 하마 같은 큰 덩치에 돼지의 피부색과 이목구비를 가진 기묘한 생명체였다. 

봉준호 감독은 이에 대해 "옥자는 돼지와 하마를 합친 듯한 동물이다. 영화 '옥자'는 이 동물을 사랑하는 소녀 미자의 모험을 다룬 이야기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주인공이 동물이라는 어려움도 있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가 동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있다. 동물과 인간 사이의 관계는 뭘까, 흉측한 일과 사랑스러운 일이 '옥자'에서는 동시에 벌어진다"라며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영화의 내용을 짐작케 하는 영화 '옥자'의 포스터 [사진 = 넷플릭스 제공]

봉준호 감독은 이미 사람이 아닌 생명체를 극의 중심에 둔 영화를 만든 바 있다. 봉준호 감독의 대표작 '괴물'이다. 영화 '괴물'은 한강에 등장한 괴생명체를 둘러싼 사회와 인간들의 모습을 그려낸 영화다. 봉준호 감독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괴물의 모습이 인상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옥자' 역시 봉준호 감독의 상상력이 빛나는 영화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설국영차' 당시 '옥자'의 그림을 틸다 스윈튼에게 보여줬더니 흥미를 보였다. 제이크 질렌할의 경우 '옥자'의 컨셉아트를 보여줬더니 관심을 가지더라"라며 상상력으로 빚어낸 동물 옥자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상상력이 돋보이는 가상의 동물, 옥자의 전신이 담긴 영화 '옥자' 예고편은 오는 5월 18일 공개된다.

2. '옥자' 개봉은 6월 29일, 일반 개봉과 같다 (넷플릭스 회원이 아니어도 극장에서 볼 수 있다!)

이날 '옥자'의 제작보고회에는 영화의 한국 배급을 맡은 김우택 NEW 총괄대표가 참여했다. '옥자'는 스트리밍 사이트 넷플릭스가 제작을 지원한 만큼 스크린에서 볼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김우택 NEW 총괄대표는 영화 '옥자' 국내 개봉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사진 = 스포츠Q DB]

'옥자'는 한국과 미국, 영국에서 극장 개봉한다. 미국과 영국 개봉의 구체적 계획은 잡히지 않았지만 한국에서는 넷플릭스 전세계 공개일과 같은 6월 29일에 개봉할 예정이다. 

'옥자'의 한국 극장 개봉 소식에 몇몇 영화 팬들은 "한정적 개봉이 아니냐"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해 '옥자'를 볼 수 있는 만큼 극장 개봉은 일주일 혹은 이주일 등 한시적 개봉이 아니냐는 우려였다.

이에 대해 김우택 NEW 총괄대표는 "상영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무제한 상영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내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옥자를 개봉할 예정이다"라며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물론 넷플릭스 회원이라면 넷플릭스 서비스를 통해 옥자를 볼 수 있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콘텐츠제작 최고 책임자는 "반려동물과 함께 집에서도 '옥자'를 볼 수 있다"며 재치있는 농담을 남기기도 했다.

NEW는 국내에서 영향력이 큰 배급사인 만큼 관객들은 전국 각지의 극장에서 '옥자'를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 한국 영화 최초 넷플릭스 협업… 영화 시장의 변화?

'옥자'의 연출을 맡은 봉준호 감독과 넷플릭스 콘텐츠제작 최고책임자 테드 사란도스 [사진 = 스포츠Q DB]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여국에서 서비스 하고 있다. 한국에는 지난 2016년 진출했다.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이 늦은 탓에 아직까지는 한국 유저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넷플릭스의 '옥자' 제작 투자 역시 한국시장 영향력 확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테드 사란도스는 "'옥자'가 흥미로운 이야기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한국 작품이어서가 아니다. '옥자'는 보편적인 이야기지만 한국적 심장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한국 배우인 배두나가 출연한 자체제작 드라마 '센스8'로 한국 유저들의 시선을 끌었다. 한국 연출자가 연출한 것은 '옥자'가 처음이다. 넷플릭스는 유명 만화가 천계영의 원작 만화 '좋아하면 울리는'을 자체제작 드라마로 제작하며 한국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화 '옥자'는 넷플릭스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영화제작 프로젝트 중 하나기도 하다. 봉준호 감독은 "막대한 제작비를 넷플릭스에서 투자해서 영화 '옥자'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물론 기존 영화 시장과 넷플릭스의 마찰 또한 벌어질 가능성도 높다. 권위있는 영화제 칸 영화제는 '옥자'가 프랑스 개봉하지 않는 점을 두고 날선 비판을 하기도 했다. 칸 영화제는 내년부터 프랑스에 개봉하지 않은 작품은 경쟁부문에 진출시키지 않을 예정이다.

넷플릭스 자체제작 드라마로 큰 인기를 모은 '오랜지 이즈 더 뉴 블랙'(Orange is the New black) [사진 = 넷플릭스 제공]

봉준호 감독은 "영화를 찍는 방식으로 '옥자'를 찍었다. 극장이 아닌 장소에서, 혹은 작은 화면에서 영화를 본다고 해서 제 디테일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편화 되며 많은 관객들이 극장이 아닌 집에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넷플릭스는 극장개봉-VOD 서비스라는 순서를 넘어 넷플릭스 자체 영화를 넷플릭스에서만 시청하도록 하는 획기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넷플릭스는 '오랜지 이즈 블랙' 등 이미 자체제작 드라마를 성공시키며 '드라마는 TV로 보는 것'이라는 편견을 깼다. 넷플릭스 자체제작 영화인 '옥자'는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으며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드라마에 이어 영화까지 넷플릭스가 자체제작에 성공할 경우 앞으로 영화 시장에도 대격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옥자'의 개봉까지는 양 한달 여가 남았다. 획기적인 소재, 뛰어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영화 '옥자'는 가장 진보적인 콘텐츠 업체라는 평을 듣는 넷플릭스와 협업으로 태어난 작품이다. 

관객 앞에 선보일 '옥자'는 어떤 영화가 될까? 제작부터 소재, 배급까지 다소 독특한 영화 '옥자'의 개봉을 영화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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