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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주희정 은퇴, 프로농구 리빙 레전드의 아름다운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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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주희정 은퇴, 프로농구 리빙 레전드의 아름다운 퇴장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5.16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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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시즌 간 1029경기 소화, 어시스트-스틸 모두 1위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통산 1029경기 출전시간 3만1350분, 8564득점, 5381어시스트, 1505스틸.

프로농구의 살아 있는 역사 주희정(40·서울 삼성)이 20시즌 동안 세운 훈장 같은 기록이다. 모두 KBL 1위에 올라 있는 기록으로 대부분 전무후무한 수치들이 될 가능성이 크다. 주희정이 수많은 대기록을 뒤로 하고 코트와 작별한다.

올 시즌을 끝으로 삼성과 계약기간이 끝난 주희정은 선수생활 연장이 아닌 은퇴를 결정했다.

▲ 서울 삼성 주희정이 코트를 떠난다. 통산 출장기록, 어시스트, 스틸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주희정은 제 2의 인생을 설계할 예정이다. [사진=KBL 제공]

1997년 고려대 2학년 때 중퇴를 선택한 주희정은 원주 나래에 연습생 신분으로 입단했다. 첫 시즌 만에 실력을 발휘하며 신인왕을 거머쥔 주희정은 2000~2001시즌 삼성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플레이오프(PO)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2008~2009시즌에는 시즌 MVP의 영예를 누렸고 베스트5 4회, 수비5걸 3회, 식스맨상까지 수상했다.

하지만 주희정을 빛나게 하는 것은 타이틀보다는 누적 스탯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것은 철인으로서의 면모다.

현재 프로농구 정규리그는 54경기로 치러진다. 18년을 꼬박 뛰어도 1000경기까지 28경기가 부족하다. 오랜 기간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꾸준한 실력은 물론이고 부상도 없어야 한다. 82경기 체제인 미국 프로농구(NBA)에서도 122명만이 이 기록을 달성했다. 주희정의 1029경기 출장기록은 사실상 앞으로 깨지기 힘든 기록이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서장훈의 1만3231득점만큼이나 깨지기 힘든 것이 주희정의 1000경기 출장 기록”이라고 말했다. 2위 김주성(원주 동부, 688경기)과는 격차가 크다.

▲ 주희정(가운데)이 21시즌 동안 정든 코트를 뒤로하고 은퇴를 결정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주희정의 1000경기 출전을 기념하며 팀 동료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장면. [사진=KBL 제공]

고졸 출신인 송교창도 달성하기 쉽지 않은 기록이다. 송교창은 2시즌 동안 72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2년차에 불과한 선수이기는 하지만 주희정이 시즌 평균 50경기 이상씩을 뛴 주희정이 2년차까지 89경기를 뛰었던 것과 비교된다. 송교창은 병역 의무를 해결해야 한다는 한계도 있다.

통산 스틸 기록도 주희정을 빛내주는 수치 중 하나다. 지난 1월 KBL 최초로 1500스틸 고지에 올랐다. 어시스트도 역대 1위다.

그러나 주희정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끝없는 노력 덕분이다. 주희정은 슛이 정확하지 않다는 평가를 듣고는 부단한 노력을 통해 약점을 메웠다. 3점슛 성공 1152개로 통산 2위에 올라 있다.

많은 나이에도 안정적인 리딩 능력을 발휘했다. 2016~2017시즌에는 주전 가드 김태술의 부진 속에 팀의 준우승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실력으로만 본다면 아직 1,2시즌은 충분히 더 활약이 가능한 실력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지만 불혹의 스타는 아름다운 이별을 선언해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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