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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59] 레터플로우, 섬세함을 넘어선 섬세한 발라드 정규2집 '감성주의란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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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59] 레터플로우, 섬세함을 넘어선 섬세한 발라드 정규2집 '감성주의란 이런 것이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7.05.17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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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야심 차게 기획 중인 박영웅 기자의 인디레이블탐방 59번째 아티스트는 인디신에서는 보기 들물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미한 발라드 장르로 인기를 끌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레터플로우입니다.

[스포츠Q(큐) 박영웅 기자] 최근 인디신의 분위기는 장르파괴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가요시장에서나 들을 수 있는 정통 발라드 장르와 순수 팝 음악이 인디 음원 시장을 서서히 지배하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런 장르를 소화하는 뮤지션들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문제는 많다. 바로 인디신만이 가진 음악적 특성을 가요 장르 속에서 살려내야 한다는 부분이다. 쉽지 않은 작업인 만큼 뮤지션의 역량이 있어야 한다.

이 같은 측면에서 레터플로우는 인디신에서는 손꼽힐 만큼 자신만의 색깔과 인디뮤직에 부합되는 발라드를 소화하는 뮤지션으로 평가할 수 있다.

[사진=쇼파르뮤직 제공]

◆레터플로우의 음악 이야기

레터플로우의 음악은 가요시장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발라드 장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음악을 들으면 들을수록 가요시장에서 흔히 떠돌아다니는 발라드라고 하기에는 큰 차이가 느껴진다. 이런 차이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바로 레터플로우가 가진 음악적 고집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제 음악적 장르는 발라드에 가까워요. 하지만 보통의 발라드와 다른 것은 레터플로우의 발라드는 인디와 메이저의 중간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죠. 인디음악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소소한 음악, 기타가 중심이 된 음악이라고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러나 제 생각은 달라요. 저도 소소한 음악을 좋아하지만, 이걸 인디음악이라고 규정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레터플로우의 음악은 인디신 음악만의 색은 따르면서 가요 적인 색도 있는. 제가 하고 싶은 소소한 음악들은 앨범 사이드메뉴에 수록하고 그러면서도 규모 있는 음악도 시도하는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앨범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레터플로우의 모든 음악 이야기를 담다 정규 2집 '누군가의 하루'

레터플로우의 정규 2집 '누군가의 하루'는 그가 추구하는 음악적 색깔인 '다양한 이야기'를 모두 담아낸 작품이다.

타이틀곡 '충분해'를 통해 자신만이 들려주는 발라드 장르의 범주를 넘어서는 노력을 했고 '이별을 말하다'와 '새벽' 같은 침울하면서도 몽환적인 감성 자극 발라드를 완성하기도 했다. 또한 '널 만나러 가는 길'을 통해 슬로우 템포의 모던록 장르를 시도하며 새로운 도전 역시 멈추질 않았다.

또한, 한울, 조은희,소유(이미 발매돼 큰 인기를 끌었음)와의 콜라보를 통해 전반적인 앨범 구성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특히 '누군가의 하루'는 레터플로우가 꼭 말하고 싶어 하던 주제인 위로와 공감이라는 주제를 살려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 흔적도 엿보인다.

이런 특성들로 인해 이번 레터플로우 정규 2집은 그의 음악인생사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완성도와 음악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앨범은 제 경험을 기반으로 '위로'에 대해 생각을 많은 생각을 한 작품이에요. 힘들다는 것을 표현하면 주변 많은 사람이 괜찮아 잘될거야라는 위로를 주더라고요. 계속되는 이런 위로가 부담스러워지더라고요.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고. 그리고 막상 불러서 나가면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위로가 되지 않았으면서도 웃고 있는 저 자신이 느껴질 뿐이었죠. 문득 이런 것이 위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사진=쇼파르뮤직 제공]

"이 생각이 음악적으로도 반영이 되더라고요. 현재 인디신의 음악들을 보면 단순히 '위로'라는 주제가 유행됐어요. 저도 이전 위로의 내용을 담은 앨범을 파트1에서 만들었지만, 위로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무거운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번 정규 앨범은 '위로가 되기 위해 내 하루를 전할게요'가 아니라 '내 하루는 이랬어요' 까지만 던지는 것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으로 이번 정규 2집 작업을 했습니다. 공감을 해주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아닌 분들도 있겠죠. 공감해주시지 않는다고 강요하는 것은 위로의 음악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힘겨웠던 작업과정

레터플로우는 2집 정규 앨범의 상세한 작업과정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작업과정에서 찾아왔던 슬럼프와 깊은 고민 그리고 공동작업이 오히려 자신이 말하려던 이야기를 잘 담아낼 수 있게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이번 앨범 타이틀곡은 공동작업이요. 앨범 전체적으로는 테마에 맞게 우울한 느낌을 살리려고 했죠. 테마 14개 자체를 잡아놨고 '파트1' 7가지, '파트2' 7가지로 나눴다. 하지만 이게 독이 됐던 것 같아요. 일을 너무 크게 벌인 거죠. 20대의 꿈 고뇌를 이야기하고 싶었고 위로, 새벽의 느낌, 휴식 이런 테마를 표현하고 싶었는데 생각대로 잘 안 되더라고요. 테마도 우울한데 저까지 우울해지니까 작업이 꼬인 거죠."

주변에서 이것저것 너무 많이 담으려고 한다는 조언을 해주더라고요. 그러면서 주변의 도움을 받는 건 어떠냐는 제안도 받았죠. 하지만 망설였어요. 제가 고집과 신념 같은 게 있어요. 싱어송라이터는 내 이야기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공동작업은 누군가가 내 이야기에 침범하는 것이라고 느껴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혼자 계속 작업을 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지고 슬럼프가 빨리 온다는 것을 스스로 느꼈고 결국, 도움을 받기로 했어요, 나 혼자 할 수 없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이왕이면 30대가 아닌 20대에 넘어져 보자는 생각으로 이런 신념을 깨기로 했죠. 결국, 타이틀곡 충분해는 공동작업으로 탄생했고 최종적으로는 너무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온 것 같습니다."

[사진=쇼파르뮤직 제공]

 
◆정규 2집 추천곡 리뷰

레터플로우는 이번 정규 2집 추천곡 리뷰도 함께했다. 3곡을 추천한 그는 새벽과 이별을 말하다, 충분해를 선곡했다.

레터플로우의 '새벽'은 레터플로우만의 색이 그대로 들어가 있는 특유의 발라드곡이다. 슬로우 템포위에 섬세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새벽에만 느낄 수 있는 슬픈 감정과 우울하고 답답한 느낌을 제대로 살려냈다. 레터플로우의 소프트한 보이스와도 가장 잘 매칭이 되는 노래인 만큼 그의 마니아라면 반드시 들어봐야 할 곡이다.

"새벽이라는 곡이 2집 앨범의 전부라고 표현하는 것이 빠를 것 같네요. 사람들이 가장 매우 외롭고 힘들어하는 것이 새벽이라고 생각해요. 저 또한 겪고 있었고요. 많이 지웠다. 썼다를 반복한 곡입니다. 사운드적인 측면에서도 텅 빈 방안에 눈을 감고 있으면서 눈물 한 방울을 흘리고 내일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생각이 담긴 곡이에요. 누군가는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곡. 익숙해진 외로움도 무뎌지려 한다는 가사가 있어요. 처음에는 외로움이 힘들다가 이 힘듦마저 익숙해졌는데 이 힘든 것도 결국에는 무뎌지는 감성을 담으려고 애썼죠."

"가라앉는 분위기의 편곡을 하고 싶었어요. 많이 채우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팬들께서는 이 곡을 듣고 저도이랬는데라는 반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새벽의 외로움과 어둠의 공감하시길 바랍니다."

[사진=쇼파르뮤직 제공]

레터플로우의 두 번째 추천곡은 '이별을 말하다'다. 이 곡은 록&발라드 형식을 취하고 있는 곡이다. 곡은 후반부로 향할수록 기타와 드럼 사운드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레터플로우는 이 곡을 통해 자신이 인디신과 가요시장을 걸치고 있는 뮤지션이라는 것을 증명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레터플로우 만의 가슴 먹먹한 감성과 인디 스타일의 사운드 구조는 마니아들을 사로잡을 만한 매력으로 꼽을 수 있다.

"가사부터 분위기, 편곡까지 모두 제 스타일대로 나온 곡이에요. 이별에 대한 원망도 하고 그리워도 하고 복잡 감정 속에서 체념도 하고 하다가 모든 것이 다 괜찮아진 시기. 모든 것을 내려놓은 담담한 시기 다 받아 들이게 되는 분위기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한마디 말로 이별을 하는 게 우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곡은 잡고 싶은데 놓친 걸 어떻게 하나 담담한 심정을 말하고 있죠.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이별을 말하다'는 제가 원하던 분위기가 다 제대로 표현된 곡입니다." 
 
마지막 추천곡은 타이틀곡 '충분해'다. 이 곡은 레터플로우의 생애 첫 번째 공동작업으로 태어난 곡이다. 공동작업을 하다 보니 그의 특유의 음악적 색깔은 많이 희석되고 대중 발라드 성향의 노래가 완성됐다. 누가 들어도 좋은 대중 발라드이자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사운드를 가진 곡이다.

"저와 회사가 의도한 대로 공동작업이 잘 이뤄진 곡이에요. 처음으로 공동작업을 시도한 곡입니다. 기존의 제 발라드곡과는 다른 스타일이에요. 드라마틱한 노래를 의도했습니다. 가창에 대한 것도 보여드리고 싶었죠. 공동작업을 하면서 제가 없는 것을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소통하는 공연을 추구하는 레터플로우

레터플로우의 공연은 소통하는 공연으로 유명하다. 억지로 웃음을 유도하거나 재미를 위해 선을 넘는 그런 공연이 아니다. 레터플로우의 발라드 팬들만을 위한 '가슴을 울리는 콘서트'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은 저처럼 조용한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공연 때 질문 타임을 했는데 아무도 손을 안 들더라고요. 이때 문득 드는 생각이 제 공연을 찾아주시는 분들은 조용한 음악을 즐기고 싶은 것 아니냐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제 색을 살리는 음악 중심의 조용한 공연 스타일을 추구해요. 너무 과하면 제 스타일을 잃어버리는 것 같아요. 저는 레터플로우 만의 노래를 중심으로, 그리고 레터플로우만의 이야기를 합니다. 친구들도 모르는 이야기를 공연장에서 많이 하니까 많이 찾아 주세요."

[사진=쇼파르뮤직 제공]

◆한 줄 목표

"'90%가 잠깐 듣는 음악이 아닌 10% 사람이 꾸준히 듣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개인 소개

서울태생. 서울예술종합학교 보컬 전공. 16살 때부터 음악을 시작했다. 심적으로 불안하고 힘든 시기였다. 하지만 음악으로 이를 이겨낼 수 있었다. 19세 때부터 보컬을 전공하고 음악을 본격적으로 했다. 알앤비가수를 꿈꾸며 고음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군대 다녀오면서 자신의 길을 찾았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살리는 음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혼자 가요제도 나가고 대학원 준비도 하면서 앨범 활동을 꾸준히 했다. 이를 계기로 3년 전 쇼파르뮤직과 인연이 됐다. 데뷔앨범 2014년 싱글 앨범 '어느 날의 오후'. 
 
■팀명

"제 노래가 누군가에게 보내지는 편지였으면 좋겠어요. 제가 만든 음악들이 공감이 될테니까. 누군가로부터 누군가에게 전해지는 그런 것. 이런 뜻을 담은 것이 레터플로우 입니다."

(*더 많은 인디신의 소식은 스폐셜 연재기사 '인디레이블탐방' 이외에도 박영웅 기자의 '밴드포커스', '밴드신SQ현장'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박영웅 밴드전문 기자의 개인 이메일은 dxhero@hanmail.net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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