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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보안관' 이성민, '혼자'가 아닌 '우리'라서 더 빛나는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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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보안관' 이성민, '혼자'가 아닌 '우리'라서 더 빛나는 배우
  • 이희영 기자
  • 승인 2017.05.18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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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골든 타임’, ‘미생’, ‘기억’ 등 이성민의 대표작은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명품배우’로 불리며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이성민이 이번에는 유쾌한 수사물에 도전해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스포츠Q(큐) 이희영 기자] 영화 ‘보안관’은 부산 기장을 배경으로 전직 형사의 마약 수사 과정을 담아낸 작품이다. 이성민은 전직 형사 대호 역을 맡아 ‘기장 아재’의 매력을 발산한다. ‘보안관’ 속 이성민은 여태껏 보지 못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이성민이 출연한 ‘보안관’은 현재 ‘에이리언 커버넌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등 쟁쟁한 경쟁작들 사이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누적 관객 수는 200만이 넘은 상황이다.

▲ 코미디 영화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배우 이성민은 '보안관' 인터뷰에서 동료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 =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공]

“‘보안관’의 김형주 감독님이 ‘군도’ 때 함께했던 조감독이었다. 그게 첫 번째 이유이기도 하다. 다음으로는 영화를 통해 처진 삶과 젊음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보안관’ 출연을 결심했다. 막상 촬영을 끝내고 결과물을 보니 생각보다 영화가 품위 있게 나와서 좋다. 우리는 까불기만 했던 것 같은데, 자화자찬 같지만 정말 좋았다. 한국에서 잘 보지 못했던 장르였던 것 같다.”

▲ 기장 남자들의 케미?

“남자들끼리 모이면 바람 잡는 아저씨, 기 센 아저씨, 목소리가 큰 아저씨 등 많다. 동네마다 그런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우리 아버지도 그러셨다. 어디에서나 봤을 법한 따뜻한 사람들을 표현하려고 했다. 영화 분위기와 톤을 따라가다 보니까 더 편했던 것 같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잘 몰랐다. 너무 오버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했는데, 생각보다 잘 나왔다. 배정남을 제외하고 다 한 번씩 호흡을 맞춰봤던 배우들이다. 그래서 수월하게 찍을 수 있었다.”

▲ ‘보안관’은 ‘영웅본색’을 오마주로 많이 했다. ‘영웅본색’은 어떤 작품이었나?

“사춘기 때 접했다. 영화 속에 나오는 ‘영웅본색’은 등장인물들이 젊은 시절 가졌던 로망의 상징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 젊은 친구들은 영화를 보면 모를 수도 있지만, 철길 건너는 것도 ‘영웅본색’과 같은 장면이다. 사실 ‘영웅본색’보다 ‘첩혈쌍웅’을 더 좋아했다. 실제로 인생 영화를 꼽으라면 홍콩 영화에서는 ‘첩철쌍웅’을 선택할 것 같다.”

▲ 영화를 위해 태닝까지 감행했다. 액션 장면도 많은데, 힘들지는 않았는지?

'보안관' 인터뷰에서 배우 이성민은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 =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공]

“원래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탄탄한 아저씨를 원하셨다. 그 정도가 되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먹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한동안 쌀을 못 먹을 정도였다. 트레이너를 두고 운동한 것은 아니고, 액션스쿨을 다니면서 운동했다. 다들 시골 아저씨 옷을 입고 등장해서 그렇지, 만약 배경도 달랐고 수트를 입고 등장했으면 우리도 때깔 좀 났을 거라 생각한다.”

▲ 캐릭터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였나.

“대호는 평범한 사람이다. 평범한 인물이 역사를 바꾸고 큰일을 해결해가는 모습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만약 대호가 계속 형사였다면 매력을 못 느꼈을 것 같다. 또한, 대호는 과거 실수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캐릭터다. 자신과 함께 일을 했던 동료가 사망했다. 이후에도 동료의 가족들을 정기적으로 도와주는 모습을 봤을 때, 트라우마가 강한 집착으로 나아갔다고 느꼈다. 특히 ‘뽀빠이 마약’은 대호의 가장 큰 핸디캡이라고 생각했다. 수트를 입지는 않았지만 로다주(영화 ‘아이언맨’ 시리즈의 주인공)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배우로서 지키고 싶은 것

“배우가 되고 나서 연기를 잘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의 이름을 많은 사람이 알아줬으면 했다. 이제는 중요한 것이 ‘이름값’을 하는 것이다. 여러 역할로서 책임의 무게가 커지는 것 같아 신중해지기도 한다. 어렸을 때야 잘못하면 다시 하면 됐지만, 지금은 그러질 못하겠다. 자신감도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

영화 '보안관' 인터뷰에서 배우 이성민은 배우로서 지닌 가치관에 대해 밝혔다. [사진 =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로봇소리’ 때 굉장히 힘들었다. 혼자여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잘 되든 안 되든 치고 나가야 하는 것이 내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이걸 즐길 경지에까지 이르지는 못했지만, 지금은 배우들이 같이 있어서 힘이 되는 것 같다.”

[취재후기] 이성민은 인터뷰 내내 ‘보안관’에 함께 출연한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 이성민은 예능을 즐기는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긴장한 동료들을 위해 예능 ‘라디오스타’에 깜짝 출연하기도 했다.

이성민은 ‘보안관’이 건강하게 웃고 기분 좋게 돌아갈 수 있는 영화, 답답한 체증을 풀어내고 갈 수 있는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객들의 반응을 봤을 때, 그의 바람은 이미 이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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