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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산성' 주연 윤호영, 시즌 2에서도 열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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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산성' 주연 윤호영, 시즌 2에서도 열연중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1.0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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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실점 1위로 복귀, 윤호영 토종 선수 중 리바운드 2위-블록슛 1위 맹활약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상대의 숨통을 죄는 ‘질식 수비’, 이것이 바로 원주 동부의 농구다.

그 중심에 윤호영(30)이 있다. ‘동부산성 시즌 1’의 주인공은 속편에서도 열연중이다.

윤호영은 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방문경기 삼성전에서 양팀 선수중 가장 긴 35분50초를 뛰며 14득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맹활약, 동부의 60-58 승리를 이끌었다.

동부는 이날 승리로 2012년 1월 이후 2년 10개월만에 6연승 행진을 내달렸다. 시즌 초반 고양 오리온스, 최근 울산 모비스의 기세에 가려져 있었을 뿐 차곡차곡 승수를 쌓더니 8승3패로 어느덧 공동 2위까지 뛰어올랐다.

▲ 윤호영(오른쪽)은 토종 선수 중 블록슛 1위를 달리고 있다. 동부는 그의 활약에 힘입어 최소 실점 1위팀으로 복귀했다. [사진=스포츠Q DB]

윤호영은 골밑과 외곽을 넘나들며 상대의 패스길을 끊었다. 외국인 선수를 포함한 블록슛 부문에서 2위(1.64개)에 올라 있는 그는 이날 경기에서도 3개의 슛을 걷어내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그는 리바운드 7.73개로 전체 선수 중 8위에 올라 있다. 국내 선수 중에는 하승진(9.55개)에 이은 2위다. 득점에서도 9.18점 국내 선수 중 13위에 위치해 있다. 2년간의 프로 무대 공백을 무색하게 만드는 대활약이다.

◆ 동부산성 시즌 1, 만개한 윤호영 

‘동부산성’은 197cm의 윤호영, 205cm의 김주성, 207cm의 로드 벤슨의 트리플 타워를 지칭하기 위해 탄생한 단어다.

2011~2012 시즌 동부는 정규리그 54경기를 치르는 동안 44승10패(0.815)를 기록했다. 평균 실점은 67.9점(1위)에 불과했다. 상대팀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철옹성이었다.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동부에 입단한 윤호영은 수준급 기량을 인정받기는 했지만 2%가 부족했던 선수였다. ‘한국 농구의 자존심’ 김주성의 뒤를 좇으며 농구 시야를 넓힌 그는 그해 11.96점, 5.2리바운드, 2.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에서 오세근이 이끄는 KGC인삼공사에 일격을 당했다. 2010~2011 시즌에도 하승진이 버티는 KCC에 밀려 우승컵을 들지 못했던 동부는 2년 연속 준우승에 만족해야만 했다. 

▲ 동부는 재활을 거쳐 정상으로 돌아온 윤호영(왼쪽)의 활약 덕에 6연승 행진을 달리며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윤호영의 뒤로 '동부산성' 플래카드를 든 팬이 보인다. [사진=스포츠Q DB]

◆ 윤호영의 공백, '굴욕의 2년' 

2012~2013 시즌, 윤호영이 군에 입대하자 동부 특유의 수비 농구가 실종됐다.

설상가상으로 김주성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급격히 늘었다. 산성을 구축했던 2011~2012 시즌, 53경기를 소화했던 김주성은 2012~2013 시즌이 되자 33경기에 나서는데 그쳤다. 벤슨은 창원 LG로 떠났다.

동부의 2012~2013 시즌 평균 실점은 76.2점이 됐다. 전년도 대비 8.3점이나 늘었다. 20승34패(0.370), 받아들이기 힘든 성적표였다. 지난 시즌은 더욱 비참했다. 경기당 평균 77.4점(10위)을 허용했다. 13승41패(0.241). 처참했다.

반면 ‘군인’ 윤호영은 아마 무대가 좁다는 듯 날아다녔다. 2013 KB국민은행 농구대잔치에서 MVP를 거머쥐며 상무의 통산 7번째 우승을 견인했다. 원 소속팀 동부을 지켜보며 전역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 동부산성 시즌 2, ‘역시 윤호영’ 

지난 1월 전역한 그는 2013~2014 시즌 막바지에 팀에 합류했다. 전문가들은 하위권에 전전하고 있던 동부가 윤호영의 합류로 인해 리그의 판도를 뒤흔들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는 빗나갔다.

윤호영이 엄지발가락 골절로 시즌 아웃됐기 때문이다. 그는 비시즌 내내 재활에 매진했다. 선수로서 황혼을 바라보는 김주성과 새로 온 데이비드 사이먼과 함께 다시 철벽 디펜스를 구축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 2011~2012 시즌 벤슨, 김주성과 동부산성을 구축했던 윤호영(왼쪽)은 이번 시즌 사이먼, 김주성과 함께 당시의 영광을 재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효과는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이번 시즌 동부의 평균 실점은 63.8점. 끈끈한 수비로 정평이 나 있는 울산 모비스(67.6점)와 서울 SK(68.7점)를 따돌린 1위다. 팀 블록슛 또한 4.4개로 모비스(4.0개), SK(3.5개)에 앞선 선두다.

6연승 기간 동안 동부는 상대 득점을 61.0점으로 묶었다. 상대팀을 50점대로 묶은 경기만 4차례나 된다. 삼성은 2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50점대 득점에 그쳤다. 하승진의 KCC도, 오세근의 KGC인삼공사도 한 차례씩 50점대 득점에 머물렀다.

윤호영이 이끄는 ‘동부산성 시즌 2’, 이번 시즌 농구를 즐기는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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