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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일승 오리온스 감독 "고양 이름으로 업적 남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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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일승 오리온스 감독 "고양 이름으로 업적 남기겠다"
  • 권대순 기자
  • 승인 2014.03.05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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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스 지휘봉 3시즌 째...추일승식 '포워드 농구'로 챔피언 도전

[300자 Tip!] 고양 오리온스 추일승(51) 감독은 프로농구에서 보기 드문 4대4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한 후 팀 성적이 상승하는 효과를 맛봤다. 자신의 전술에 맞는 선수구성을 끝내자 부진했던 선수들까지 동반 상승하는 시너지효과가 창출됐다. 그러나 8연승이 끝나자 연패가 찾아오기도 했다.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던 오리온스는 시즌 막판 2연승을 거두며 정규리그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포워드 농구’를 표방하는 추 감독은 이제 “고양이라는 이름으로 프로농구에 업적을 남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고양=스포츠Q 권대순 기자] 추일승 감독은 2011~12 시즌 오리온스 지휘봉을 잡아 크리스 윌리암스, 김동욱, 최진수로 이어지는 포워드 농구를 펼치며 주목을 받았다. 2012~13 시즌에는 자유계약선수(FA)로 전태풍을 영입하며 우승후보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팀은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데 그쳤고 이번 시즌 4대4 트레이트를 통해 전태풍을 포기하며 '포워드 농구’로 회귀했다.

현재 오리온스는 부산 KT, 인천 전자랜드와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세 팀 모두 6강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받을 수 있는 4위를 노린다. 반면 6위로 떨어지면 빅3(울산 모비스·창원 LG·서울 SK) 중 한 팀과 1라운드를 치러야 하는 부담이 있다.

정규리그 마지막 2경기를 남겨놓고 치열한 4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을 만났다.

▲ [고양=스포츠Q 최대성 기자] 4:4 트레이드를 통해 다시 한번 '추일승식 포워드 농구'를 구현하고자 하는 추일승 감독.

◆ 신의 한수, 4대4 트레이드

지난해 12월 18일, 프로농구에 보기드문 대형 트레이드가 터졌다. 오리온스와 KT의 4대4 트레이드였다. 장재석, 앤서니 리차드슨, 김도수, 임종일이 오리온스의 유니폼을 입었고 전태풍, 김승원, 김종범, 랜스 골번이 KT로 갔다.

오리온스는 트레이드 후 만난 KT와의 맞대결에서 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팬들은 KT에서 조성민과 호흡을 맞추며 맹활약하는 전태풍을 보며 ‘오리온스가 실패한 트레이드’라고 규정지었다.

그러나 오리온스는 전열을 갖추는데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2012~2013 드래프트 1순위로 뽑히고도 KT에서 전혀 적응하지 못했던 장재석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KT에서 얼굴을 볼 수 없었던 김도수 역시 오리온스에 와서 팀의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해내며 8연승의 원동력이 됐다.

“(장)재석이, (김)도수가 가지고 있는 장점에 주목했다. 김도수는 예전 KTF시절 가르쳐본 경험이 있어 어떤 선수인지 잘 알고 있었다. 장재석은 ‘어떤 부분만 좀 잘 해주면 자신감이 생기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또 장재석의 가세로 (최)진수가 골밑에 대한 부담감을 떨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선수들은 가드 임종일을 제외하면 모두 포워드였다. 김동욱(194cm)-김도수(195cm)-최진수(203cm)-장재석(203cm)-리차드슨(200cm)에 군에서 전역한 허일영(195cm)까지. 평균신장 198.3cm의 포워드 라인의 위력은 막강했다. 이들은 모두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공격할 수 있고, 달리는 농구도 가능하다.

포인트 가드 이현민(174cm)을 제외하고 상대팀을 상대로 공격 시 전부 미스매치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수비할 때는 프로농구의 주된 전술인 2:2 공격에 모두 스위치 디펜스 로 대응해버리니 상대로서는 답답할 수 밖에 없었다.

▲ [고양=스포츠Q 최대성 기자] '다시 연승 때로 돌아가야 한다.' 추일승 감독은 팀이 상승세였던 1월 중순의 모습이 다시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4일 KGC인삼공사전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는 추일승 감독.

◆ 다시 연승 때처럼

지난 4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을 승리하면서 2연승으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추일승 감독은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승 때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 이라며 “어떤 팀과 경기를 하더라도 우리 경기를 잘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19일 원주 동부를 78-69로 꺾으며 시작된 연승은 지난달 11일 SK에 3차 연장 끝에 87-94로 패배하면서 끝났다. 파죽의 8연승. 이후 열린 전주 KCC와의 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홈 9연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추일승 감독은 “트레이드를 통해 그 정도 경기력을 기대했던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게 성적이 잘 나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진운이 좋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8연승 당시 1위 모비스를 제외하면 강팀이 없던 것은 사실이다. 오리온스는 플레이오프에서 상대할 SK, LG와의 경기에서 연거푸 패하면서 연승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그 이후 지난달 19일부터 SK(3위)-KT(4위)-LG(2위)-모비스(1위)전에서 내리 패하면서 다시 내리막을 걸었다. 문제는 4연패 당시 맞붙은 팀들이 모두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을 팀들이라는 것.

물론 추 감독에게도 이유는 있다. 연패를 하는 과정에서 리온 윌리암스, 장재석, 최진수 등의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부상으로 결장했다. 추일승 감독도 패배 자체에 연연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추 감독은 “SK, LG를 상대로 연패에 빠졌다. 하지만 그 경기들을 통해 자신감을 잃지는 않았다. 나나 선수들이나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느꼈다”고 힘주어 말했다.

▲ [고양=스포츠Q 최대성 기자] 추일승 감독은 이번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 '고양'이라는 이름을 프로농구판에 각인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 '고양'의 이름으로

지난 2012~2013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모비스는 SK를 상대로 정규리그에 전혀 사용하지 않았던 맞춤형 수비전술을 구사했다. SK 공격의 선봉인 애런 헤인즈와 김선형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SK는 ‘멘붕’에 빠졌고, 모비스는 4연승으로 여유있게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했다.

추일승 감독은 “우리도 플레이오프 대비용으로 숨겨둔 전술이 있다”며 “팀이 어려울 때 사용하고 싶은 유혹이 있지만 다른 팀들이 적응할까 봐 쓰린 속을 부여잡으며 참고 있다”고 밝혔다.

오리온스는 정규리그 종료까지 단 2경기 만을 남겨놓고 있다. 플레이오프행을 확정지은 오리온스는 오는 6일 전자랜드전 결과에 따라 최종 순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6강에 진출했던 추일승 감독은 지난 시즌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이제 플레이오프 진출에 만족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고양’이라는 이름으로 뭔가 보여줘야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챔피언 결정전까지는 올라가겠다”

추일승 감독은 지난 2006~2007 시즌 KTF를 창단 첫 챔피언 결정전으로 이끈 경험은 있지만, 아직까지 그가 이끄는 팀이 프로농구 챔피언에 오른 적은 없다. 추일승 감독이 오리온스 포워드들과 함께 정상에서 '고양 오리온스'를 외칠 수 있을지를 지켜 보자.  

[취재후기] 추일승 감독은 시즌 막판 순위의 향방을 전할 수 있는 6일 전자랜드전이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는 눈치였다. 전자랜드전을 대비한 특별한 공·수 전략이 필요함을 밝히며 순간적인 협력 플레이를 잘 준비해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iversoon@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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