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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해진 알파고에 커제 속수무책, "'바둑의 신'에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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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해진 알파고에 커제 속수무책, "'바둑의 신'에 가까워지고 있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5.24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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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현재로서는 알파고의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 ‘바둑의 신’에 가까워지고 있다.”

세계 바둑랭킹 1위인 중국의 커제(20) 9단이 더 강해진 알파고의 능력을 인정하며 패배를 받아들였다.

커제는 23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벌어진 ‘바둑의 미래 서밋’ 1국에서 알파고를 상대로 289수 만에 백 한집 반 차이로 졌다.

알파고의 위력은 대단했다.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처럼 알파고는 지난해 이세돌(34) 9단과 맞대결에서 보여줬던 모습보다 훨씬 더 발전된 기량을 과시했다.

알파고의 온라인 대국 기보에서 초반 삼삼을 두는 전략을 보고 커제 9단이 평소 자신의 스타일과는 다르게 3번째수로 삼삼을 뒀다.

초반 포석을 비틀어가며 극단적으로 실리 바둑을 구사했지만 알파고는 판을 두껍게 짜나가며 커제 9단을 시종일관 당황하게 만들었다.

커제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판이었을 터. 제대로 된 전투 한번 해보지 못하고 알파고의 페이스에 말려 패하고 말았다.

경기 후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와 기자회견에 참가한 커제는 “지난해 (이세돌 9단과 대국했을 때) 경기와 비교하자면 당시 알파고의 바둑은 인간의 것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갈수록 ‘바둑의 신’에 가까워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알파고는 사실 이미 우리에게 수많은 화려한 실전을 보여줬다. 현재로선 약점을 찾아낸 게 없다. 이전에 나 역시 그랬다고 생각하지만 알파고의 바둑에 대한 이해나 판단력은 우리보다 훨씬 뛰어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알파고의 버그(결함)를 찾아내 이기려 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기는 정말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알파고의 착수에 대해 설명한 커제는 “(알파고는) 확실히 뛰어났다. 많은 곳에서 내가 배워나가야 할 대목이 있었다. 알파고가 바둑에 대해 가진 사상과 이념은 인간이 바둑에 대해 처음 갖고 있던 생각을 모조리 바꿔놨다. 어떤 바둑도 이처럼 대담하게 혁신해나가고 자신의 기존 사유를 개척해 나가며 자유롭게 두지 못할 것 같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커제는 “앞으로 남은 2판의 대국은 내가 앞으로 얻기 어려운 기회일 것이다. 있는 힘을 다해 소중한 기회를 살리겠다”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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