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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장하나 눈물겨운 사모곡, KLPGA 복귀가 숙연해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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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장하나 눈물겨운 사모곡, KLPGA 복귀가 숙연해지는 이유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5.24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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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세계랭킹 1위가 유일한 목표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많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여성 프로골퍼 장하나(25‧BC카드)는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를 뛸 수 없다는 아쉬움보다는 머나먼 타지에서 느낀 부모님에 대한 죄스러운 마음이 떠올랐기 때문이리라.

▲ 장하나가 23일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스포티즌 제공]

장하나는 소위 미국에서 잘 나가는 골퍼였다.

2014년 겨울 퀄리파잉 스쿨을 통과해 2015시즌 LPGA 투어에 데뷔한 장하나는 2016시즌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해 이름을 알렸다. 이후 ‘HSBC 위민스 챔피언스’와 ‘푸본 LPGA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연달아 우승한 그는 시즌 3승을 챙겼다.

장하나의 상승세는 올해까지 이어졌다. 지난 2월 ‘ISPS 한다 호주 여자 오픈’ 패권을 차지한 그는 이 대회 우승으로 2년 시드를 획득해 2019년까지 풀 시드권을 보유했다.

허나 장하나는 이를 모두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세계 최고의 무대인 LPGA에서 승승장구 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놓아버렸기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 장하나가 23일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스포티즌 제공]

장하나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복귀한 이유는 부모님 때문이었다. 그는 23일 복귀 기자회견에서 “세계랭킹 1위가 유일한 목표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많은 것들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며 “항상 함께하시는 노령의 아버지, 한국에 홀로 계시는 외로운 어머니를 생각할 때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제는 부모님,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며 보다 더 즐거운 골프인생을 살고 싶다. 더불어 그 동안 내가 받았던 과분한 사랑을 다시 어려운 이웃 분들께 나누는 기쁨도 갖고 싶다”고 밝혔다.

장하나는 LPGA 투어의 길을 개척한 박세리의 경기를 보며 자라온 ‘세리 키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어린 나이에 골프채를 잡은 박세리의 길을 따랐다. 다른 것을 경험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 장하나(왼쪽)가 23일 기자회견에서 김평기 스포티즌 부사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스포티즌 제공]

10년 이상 골프만 하다 보니 우승을 해도 마음속의 허전함이 채워지지 않았을 터. 장하나는 “올해 3년차 LPGA 투어 생활에 접어들면서 마음 한편이 점점 허전해짐을 느꼈다”면서 “줄곧 열망해왔던 LPGA 무대에서 분에 넘치는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도,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왜 그럴까 생각하다가 내 주변의 사람들을 돌아보게 됐다. 날 항상 응원해주시는 아버지, 어머니, 친구들, 팬들 등 여러 사람이 떠올랐다”고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배경을 밝혔다.

장하나는 박세리 이후 수많은 여자 골프 선수들이 걸었던 길을 접었다. 대신 외부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LPGA가 아닌, 국내 대회에 집중하며 여유롭게 커리어를 쌓을 예정이다.

장하나의 KLPGA 복귀에는 누구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숨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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