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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NC다이노스 스크럭스의 '우리말 나들이', 김경문 감독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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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NC다이노스 스크럭스의 '우리말 나들이', 김경문 감독이 웃는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5.24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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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수고 하심다. 모두. 안녕하쉽니까.”

NC 다이노스의 복덩이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30)가 경기 전 연습 타격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김경문 감독과 취재진을 향해 또박또박 인사를 건네 웃음을 자아냈다.

김경문 감독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넥센 히어로즈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방문 경기를 앞두고 “한국말 실력이 점점 좋아진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 재비어 스크럭스(오른쪽)이 거침 없는 한국어 사용 등으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24일 "선수들이 모두 스크럭스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사진=스포츠Q DB]

이어 “(에릭) 테임즈에 비해 실력이 낫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분위기는 테임즈가 있을 때보다 더 좋다”며 “경기 전에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주먹도 부딪치고 팀에 활기를 돋게 한다. 선수들이 모두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선수들은 대체로 한국말을 배우려고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한국에 얼마나 오래 머무를지 장담하지 못하고 있을지 장담할 수 없고 경기 외적인 부분보다는 실력으로 증명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기량이 뛰어나다고 무조건 적응에 성공하는 건 아니다. 마이너리그는 물론이고 메이저리그(MLB)에서 한 때 활약을 펼치던 선수들도 한 시즌도 채우지 못하고 퇴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원활한 적응을 돕는 것에 쾌활한 성격과 언어 습득만큼 좋은 것이 없다.

김 감독의 말에 따르면 스크럭스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선수다. 한국어를 얼마나 잘 구사하는지보다는 배우려고 하는 태도를 통해 얼마나 성실하고 융화하려고 노력하는지를 알 수 있는 것. 좋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

▲ 스크럭스는 홈런 모두 2위, 타점 5위에 오를 만큼 빼어난 기량도 뽐내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태도만 좋은 것이 아니다. 타율은 0.276(156타수 43안타)로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 40위에 그치지만 이 외 타격 지표들을 보면 스크럭스가 팀에 얼마나 큰 공헌을 해주고 있는지 알 수 있다. 12홈런 32타점으로 각 부문 2위, 5위에 올라 있다. OPS(출루율+장타율)도 0.941로 전체 8위다. NC에서는 나성범(0.998)에 이어 2위다.

김경문 감독은 “선구안도 좋은 편이다. 처음에는 4번타자 감이 왜 이렇게 볼을 고르나 싶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스크럭스는 사사구 31개로 이 부문에서도 2위다. 김 감독은 “초반에는 볼을 지나치게 고르다가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표하며 정신적으로 흔들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볼넷도 많이 얻어 낸다”고 칭찬했다.

MLB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는 테임즈를 떠올려보면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그러나 각 팀 외국인 타자들의 성적과 비교했을 때 스크럭스와 비교할 만한 타자가 많지 않다. 두산 베어스의 닉 에반스, 한화 이글스의 윌린 로사리오 정도가 비교 대상이지만 이들이 스크럭스를 앞선다고 할 수 없다. 경쟁 상대 2명과 달리 올 시즌 새로 영입된 타자라는 점에서 보면 더욱 높은 점수를 줄 만도 하다.

성적에 성격까지 나무랄 데 없는 외국인 타자를 얻은 김경문 감독이 테임즈를 떠나보내고도 웃을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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