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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라팍 폭격기' 이해창, '사직택' 박용택…프로야구 특정구장 강자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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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라팍 폭격기' 이해창, '사직택' 박용택…프로야구 특정구장 강자 누구?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5.25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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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터가 좋다’라는 말이 있다. 옛 조상들은 풍수지리의 근거를 들어 ‘땅이 좋으면 막혀있던 일도 술술 잘 풀린다’고 했다.

프로야구에서도 터가 좋다는 말을 할법한 선수들이 있다. 홈이 아닌 특정 구장에만 가면 펄펄 나는 이들이 있다.

kt 위즈 포수 이해창은 지난해 문을 연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만 가면 방망이를 무섭게 몰아친다.

▲ 이해창이 24일 대구 삼성전에서 연장 10회초 만루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2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출전한 이해창은 4타수 2안타(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연장 10회에 친 만루 홈런이 백미였다. 양 팀이 4-4로 맞선 10회초 1사 만루에서 타석에 선 이해창은 0-2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삼성 투수 권오준의 3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만루 홈런을 때려냈다. kt의 3연승을 이끈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이해창은 올 시즌 라이온즈파크에서 무려 6할(5타수 3안타)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해창이 ‘라팍’에서 강세를 보인 건 이번 시즌뿐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삼성의 안방에서 큰 임팩트를 보여준 적이 있다. 그는 2016년 9월 7일 대구 삼성전에서 개인 첫 3홈런 경기를 펼치며 팀의 13-9 승리를 견인했다. 지난해 대구에서 이해창의 성적은 타율 0.357(14타수 5안타)에 3홈런 4타점. 2년 연속 대구에서 훨훨 날고 있으니 ‘라팍 폭격기’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LG 트윈스 베테랑 타자 박용택은 사직구장에만 가면 유독 괴력을 뽐내고 있다. 팬들은 그런 박용택에게 ‘사직택’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 박용택은 최근 수년간 사직구장에서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사진=스포츠Q DB]

박용택이 사직에서 얼마나 맹타를 휘둘렀는지 확인하려면 꽤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1시즌 박용택은 사직에서 타율 0.407(27타수 11안타) 3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이듬해 잠시 주춤한 그는 2013년 다시 4할대 타율(0.455)을 치며 ‘별명값’을 했다. 홈런 2개와 6타점은 덤. 2014시즌에도 타율 0.433 4타점을 기록한 박용택은 2015년 역시 사직에서 타율 0.375 1홈런 4타점 맹타를 뽐냈다. 지난해에도 타율 4할(1홈런 3타점)을 기록한 박용택은 ‘사직택’으로서 꾸준한 임팩트를 남기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 김하성은 할머니가 거주하는 광주에서 특히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주전으로 중용되지 않은 2014시즌에는 타율 10할(1타수 1안타 1타점)을 찍더니 이듬해 타율 0.467(30타수 14안타)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홈런 3개, 타점 7개를 기록하며 당시 홈구장이었던 목동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홈런을 쳤다. 지난해에도 타율 0.308 2홈런 3타점으로 광주에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특히 지난해 9월 20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할머니가 처음으로 경기장을 찾은 가운데, 시즌 20호 홈런을 쳐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는 기쁨도 누렸다. 할머니를 웃게 한 김하성은 올 시즌도 광주에서 타율 0.364(11타수 4안타) 1타점으로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 테임즈가 2015시즌 목동 넥센전 도중 타격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올해 메이저리그(MLB)로 돌아간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도 특정 구장에서 유난히 강했던 기억이 있다.

테임즈는 넥센의 이전 홈구장인 목동구장에서 괴력을 뽐낸 바 있는데, 2014년 타율 0.333 2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듬해 타율 0.647(34타수 22안타) 6홈런 16타점을 때려낸 것. 목동에서 워낙 기세가 좋아 ‘목동황제’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넥센이 홈구장을 고척 스카이돔으로 옮긴 지난해에도 이 곳에서 타율이 0.407에 달할 정도로 테임즈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좋은 면모를 보여줬다.

이처럼 특정 구장에서 타자가 한 번 좋은 타격감을 보이면 이것이 해를 넘겨도 계속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분 좋은 징크스를 깨지 않으려는 타자와 이를 중단시키려는 투수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은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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