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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한화이글스 오간도-로사리오 배터리 구상, 박찬호-채드크루터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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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한화이글스 오간도-로사리오 배터리 구상, 박찬호-채드크루터가 떠오른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5.29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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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화 이글스가 김성근 전 감독의 사임 이후에도 계속된 연패 그림자를 떨쳐냈다. 나아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며 중위권 도약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그 시작은 윌린 로사리오(28)의 포수 기용이다.

로사리오는 메이저리그(MLB)에서 포수로 323경기에 출장했다. 다만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달랐다. 지난 시즌 초반 한화는 새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의 포수 기용을 고려했다.

실제로 3경기(선발 1회), 10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썼지만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언어가 가장 큰 장벽이 됐다.

포수는 수많은 상대팀 타자들에 대한 데이터가 머릿속에 들어있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투수에게 가장 효과적인 승부를 위해 사인을 내는 것이다. 때로는 흔들리는 투수를 진정시키기 위해 마운드에도 올라야 하고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빠르고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언어 사용이 능통할 때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한국말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로사리오에게 이 같은 일은 쉽지 않았다. 2014년 넥센 히어로즈에서 뛰었던 비니 로티노도 선발로 12경기에 나섰지만 결국 안착하지 못하고 1루수와 좌익수로 전향했다.

그러나 함께 호흡을 맞출 투수와 소통에 문제가 없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한화가 구상하는 것도 이러한 방향이다. 앞서 알렉시 오간도(34)는 자신의 등판일에 로사리오가 포수 마스크를 써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로사리오가 흔쾌히 ‘오케이 사인’을 낸 것. 둘은 같은 도미니카 출신이다. 도미니칸리그에서 활약하던 시절 배터리로 짝을 이룬 적도 있었다.

로사리오는 오간도의 선발 등판 경기에 포수 마스크를 쓸 예정이다. 과거 LA 다저스 시절 박찬호는 채드 크루터를 전담포수로 쓸 수 있게 해달라고 구단에 요청했었다. 타격은 약하지만 자신을 누구보다 잘 알고 편하게 해주며 수비가 뛰어난 크루터를 박찬호는 신뢰했다.

FA(자유계약선수) 대박을 터뜨리며 텍사스로 둥지를 옮긴 첫해 부진했던 박찬호는 이별했던 크루터의 영입을 요청했을 정도로 전담포수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했다.

▲ 로사리오가 포수에 무난히 적응한다면 한화로서는 타선의 힘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사진=스포츠Q DB]

수비력과 투수리드 도루 저지 등에 있어서는 얼마나 잘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콜로라도 로키스의 주전 포수로 활약했지만 이후 마스크를 쓴 기억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오간도는 로사리오를 원했다. 토종 포수와 호흡을 맞추는 것보다 한결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로사리오가 포수로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된다면 한화로서도 얻는 게 많아진다. 가장 우선시되는 게 공격력 강화다. 한화는 올 시즌 트레이드로 최재훈을 영입했다. 최선의 선택으로 평가받았지만 햄스트링 부상으로 최근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차일목과 조인성은 노쇠화로 인해 완연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타율도 각각 0.170(53타수 9안타), 0.138(29타수 4안타)로 좋지 않다.

로사리오는 타율 0.310(155타수 48안타) 9홈런 31타점으로 김태균(타율 0.386 6홈런 31타점)과 함께 타선을 이끌고 있다. 로사리오가 포수 마스크를 쓸 경우 김태균이 1루 수비를 맡아 지명타자에 타격이 좋은 타자 한 명을 더 기용할 수 있다.

오간도와 호흡에 문제를 보이지 않는다면 기용 폭을 더 늘릴 수도 있다. 포수라는 포지션이 체력 소모가 심한 만큼 최재훈이 부상에서 복귀하더라도 풀타임 시즌을 보내기는 쉽지 않다. 휴식이 필요할 때 로사리오가 포수 마스크를 쓴다면 시너지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어디까지나 가정법에 해당하는 상황들뿐이다. 우선 조만간 있을 오간도의 선발 경기에서 포수로서 합격점을 받아야 한다.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국내에서도 박찬호-크루터 같은 전담 배터리제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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