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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MLB 하퍼-스트릭랜드 난투극, 한화-삼성 벤치클리어링과 같은 듯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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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MLB 하퍼-스트릭랜드 난투극, 한화-삼성 벤치클리어링과 같은 듯 다르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5.30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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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워싱턴 내셔널스 브라이스 하퍼(25)가 배트와 헬멧을 집어던지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투수 헌터 스트릭랜드(29)에게 달려갔다. 둘은 난투극을 벌였고 결국 모두 퇴장당했다.

워싱턴과 샌프란시스코의 경기가 열린 3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 문제의 장면은 워싱턴이 0-2로 뒤진 8회초에 벌어졌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하퍼가 엉덩이 부근에 스트릭랜드가 던진 시속 97.8마일(157㎞) 속구가 꽂혔다.

하퍼는 스트릭랜드의 투구에 고의성이 담겨 있음을 확신했다. 공에 맞자마자 방망이로 스트릭랜드를 가리키며 불만을 표시했고 이내 마운드를 향해 빠르게 뛰어갔다. 스트릭랜드도 글러브를 벗어 던지며 싸움을 예고했다.

스트릭랜드가 먼저 하퍼의 얼굴을 가격했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고 자세를 고쳐 잡았다. 그러더니 스트릭랜드의 얼굴 정면으로 주먹을 꽂아 넣었다. 이후 양 팀 선수들의 제지로 사태는 일단락됐다.

스트릭랜드의 고의성을 충분히 의심케 하는 투구였다. 몸이 하퍼 방면으로 완전히 돌아 있었고 초구부터 광속구를 뿌렸다.

샌프란시스코 포수 버스터 포지의 반응을 보면 벤치의 사인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포지는 몸에 맞는 공이 나온 뒤 한동안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 이후 상황이 심각해진 뒤에야 싸움을 말리기 위해 마운드로 달려들었다. 벤치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면 포지가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리가 없다.

현지에서는 3년 전 악연을 이번 사태의 배경으로 떠올리고 있다. 미국 ESPN은 “하퍼가 3년 전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스트릭랜드에게 홈런을 뽑아난 뒤 한참 동안 타구를 지켜본 게 원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3년이나 된 일을 왜 이제야 들고 나오나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스트릭랜드와 하퍼가 그 이후로 만난 적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3년 동안 쌓아뒀던 것을 격한 방법으로 풀어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후 스트릭랜드는 고의가 아니라고 말했지만 더스티 베이커 워싱턴 감독은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주자도 없어 맞히기 좋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보기 좋지 않았다고 말했을 정도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장면이었지만 최악은 면했다. 바로 양 팀 선수들의 후속적인 태도 때문이다.

▲ 지난 21일 프로야구에서 벤치 클리어링을 벌이고 있는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 당사자가 아닌 양 팀의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이 서로 엉켜 2차적인 몸 싸움을 펼치고 있다. [사진=KBSN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지난 21일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도 벤치 클리어링을 벌였다. 삼성 윤성환이 김태균에 이어 윌린 로사리오에게까지 몸에 맞는 공을 던진 게 화근이었다. 로사리오가 마운드로 향해 윤성환과 충돌했지만 더 큰 문제는 그 이후였다. 양 팀 선수들 중 일부는 달려나와 주먹과 발길질을 했고 심지어는 삼성의 코칭스태프 쪽에서도 폭력적인 행동이 나왔다.

정작 당사자인 로사리오는 퇴장 당하지 않았지만 직접적인 관계가 없었던 삼성 재크 페트릭, 한화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와 정현석이 퇴장당한 것을 봐도 사태가 어떻게 확대됐는지 알 수 있다. 추후 삼성 강봉규와 김재걸 코치도 KBO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벤치 클리어링에 대한 안 좋은 시각이 있지만 이 또한 야구의 일부다. 어떻게 마무리하는지가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시작은 훨씬 과격했지만 잘 마무리된 MLB와 오히려 상황의 심각성을 더욱 키운 삼성과 한화의 경우가 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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