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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 김부겸-문체 도종환-국토 김현미-해수 김영춘 장관후보자, '대탕평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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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 김부겸-문체 도종환-국토 김현미-해수 김영춘 장관후보자, '대탕평 지명'
  • 정성규 기자
  • 승인 2017.05.3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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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정성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4개 부처 장관 인사를 단행했다.  4인 후보자 모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발탁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안 통과에 청신호가 커지면서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구성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에 김부겸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도종환 의원,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김현미 의원,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김영춘 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인선내용을 발표했다.

4명 후보자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민주당이 추천한 인사를 1기 내각에 전진 배치하면서 문 대통령이 거듭 강조해왔던 ‘더불어민주당 정부’라는 점이 부각됐다.

아울러 시인 정치인인 도종환 의원을 빼면 나머지 3인의 장관 후보자 모두 '비문 '성향이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강조해온 이른바 대탕평 인사의 원칙이 적용된 것으로 해석된다.

전북 정읍(김현미), 경북 상주(김부겸), 충북 청주(도종환), 부산(김영춘) 출신이어서 지역 안배를 고려한 전방위 '4색 인선'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지역구를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 당선됐던 김부겸, 김영춘 의원의 발탁으로 탕평과 통합의 상징성이 높아졌다.

◆ 최초의 여성 국토부 장관 후보자 김현미

내각 2호 여성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현미 의원은 전날 예결특위 위원장으로 선출된 백재현 민주당 의원과 맞교대하기로 한 윤리특위 위원장 선출이 처리되지 않아 입각이 예고됐다.

김현미 의원은 전북 정읍 출신으로 3선의 중진급이다. 여성 정치인에다 호남파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성평등 내각 공약과 대탕평 인사 기조를 이어갈 수 있는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성으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만이 지명을 받았지만 위장 전입 등의 여러 가지 검증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 "내각의 30%를 여성으로 채우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는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는 다선 여성의원이 유리하다는 시각도 나왔던 터다.

또한 호남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전북 소외론'에 대한 지적이 있어온 만큼 전북 출신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도 김 의원의 발탁이 점쳐졌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과 정무2비서관을 지냈다. 2007년 대선 당시에는 정동영 후보 선대위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정무위와 기획재정위에서 간사를 잇따라 맡았던 '경제통'으로 20대 국회에선 예결특위를 주재해왔다. 이번 대선에선 선대위 미디어본부장을 맡았다

박수현 대변인은 이어 김현미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최초의 여성 국토교통부 장관으로서 청년들과 신혼부부들의 주거 문제를 해소하고 도시 뉴딜 사업과 일자리 창출 등 국토부의 주요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3선 의원으로 의회활동과 국정 운영의 경험을 겸비했으며, 지난해 여성 최초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직까지 맡아 2017년 예산안이 원만하게 통과하는 데 발군의 전문성과 정치력을 보였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 지역주의 타파 '바보' 김부겸, 이젠 분권과 자치!

김부겸 의원은 서울대 정치학과 재학 시절인 1977년 유신반대 시위로 구속되고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학생운동을 주도하다 실형을 살아야 했다. 1992년에도 '이선실 사건'에 연루돼 불고지죄로 구속되는 등 군사정권에서 모두 세 차례 구속되는 고초를 겪었다.

경기 군포에서 16~18대 의원을 지냈던 김부겸 의원은 19대 총선에서는 지역주의 극복을 외치며 고향인 대구에서 출마했으나 고배를 들었다.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낙선했다. 이후 지난해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갑에 재도전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꺾고 금배지를 되찾았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당시 민주당 출신으로 유일하게 당선돼 지역패권주의를 깨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대선에서는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냈고, 민주당에서는 자치분권균형발전위원장을 맡아왔다. 

박 대변인은 김부겸 행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새 정부의 핵심 국정목표인 지방분권, 균형발전, 국민통합 목표를 실현할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기득권을 포기하면서 사회 개혁과 지역주의 타파, 국민 통합에 헌신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분권과 자치에 대해선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라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지방분권 강화를 통해 전국이 골고루 발전하는 혁신적 체계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민 시인' 도종환, 문화예술체육 제자리로!

시인 출신 도종환 의원은 1984년 동인지 분단시대, 1985년 실천문학을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이후 해직과 투옥, 아내와의 사별 등 굴곡진 삶을 시로 표현한 시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1989년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과 투옥의 시련을 겪다가 1998년 복직한 이후 2004년까지 충북 진천 덕산중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했다.
도 의원은 자신의 에세이스를 통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진압부대의 일원이었으나 양심에 따라 소총의 실탄을 거꾸로 장전했던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도 의원은 19대 국회 비례대표로 정치에 입문했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 대변인을 맡았다. 20대 총선에서는 충북 청주에 출마해 당선됐다. 

특히 국정농단 의혹사건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각종 특혜 의혹을 파헤쳤고,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문제를 집중 제기해 '청문회 스타'로 주목을 받았다.

박 대변인은 도종환 문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국민 시인이며 시민의 편에서 의정활동을 해왔다"며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권력에는 저항하고 국민과 손잡는 데에는 한순간의 주저함도 없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문화적 통찰력과 국회 상임위에서의 의정 경험이 다른 부처보다 시급한 숙제가 많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적합하다는 판단"이라며 "새 정부의 기조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문화예술 공동체와 관광 한국의 새 틀을 만들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 노무현 죽음에  정치인생 바꾼 김영춘, "더 정의로운 사회를!"

김영춘 의원은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김 의원은 한나라당 소속으로 서울 광진구갑에 출마해 16대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2003년 탈당해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했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김 의원은 2011년 지역주의를 깨겠다며 새누리당 텃밭인 고향 부산으로 가족을 데리고 이사해 새로운 터를 다졌다. 지역구인 서울 광진구를 버리고 부산행을 선택한 지 3수 만에 20대 총선을 통해 결국 부산진구갑에서 배지를 달았다.

김영춘 의원은 이날 해양수산부 장관 지명 발표가 나오기 전 자신의 SNS에 "20대 국회의원 임기를 시작한지 오늘로 꼭 1년입니다"라며 "지난 1년동안 많이 성원해주셔서 열심히 일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더 좋은 나라, 더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힘껏 노력하겠습니"라는 짧은 글이 문재인 내각에서 장관으로 일하게 된다면 고별 인사가 되는 셈이다.

김 의원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을 지내 해수부 장관 후보자로 발탈될 만큼 전문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박 대변인은 김영춘 해수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위기의 해운 산업을 살리고 갈수록 환경이 악화되는 수산업 보호, 다시 시작하는 세월호 진상규명 등 해수부의 주요 과제를 해결하는 데 최고의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국정 전반에 대한 이해 능력이 누구보다 탁월하고 지역주의 타파와 정치 혁신을 위해 기득권을 버리고 정치 발전에 헌신했다"며 "풍부한 경륜으로 위기의 해운 물류 상황을 기회의 미래로 바꿔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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