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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테인먼트 10년, SK와이번스가 스포츠산업에 미친 효과 [민기홍의 운동話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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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테인먼트 10년, SK와이번스가 스포츠산업에 미친 효과 [민기홍의 운동話공장]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06.05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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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이만수 팬티 퍼포먼스부터 2017년 힐만 김보성 분장까지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 2007년 5월 26일 문학구장. 당시 SK 와이번스 수석코치이던 이만수 KBO 육성위원회 부위원장은 원숭이 팬티 바람으로 그라운드를 돌았다. “3만500석이 꽉 차면 이벤트를 펼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는 역대 프로스포츠의 어떤 이벤트보다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스포테인먼트의 시초였다.

 

▲ 2007년 5월 문학구장. 이만수 전 수석코치가 팬티 차림으로 그라운드를 돌았다. [사진=뉴시스]

 

# 그로부터 10년 하루가 지난 2017년 5월 27일.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은 경기 직후 김보성 코스프레를 하고선 1루 응원단상에 올라 발차기와 함께 ‘의리’를 외쳤다. 인천 야구를 상징하는 응원가, 김트리오의 ‘연안부두’의 후렴구 ‘말해다오’가 흐르자 마이크를 잡더니 또박또박 따라 부르기까지 했다.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합친 ‘스포테인먼트’는 이제 경제용어사전에 정식으로 등록된 누구에게나 익숙한 단어가 됐다. 이렇게 대중화되기까지는 SK의 역할이 컸다. 한국 프로스포츠 구단의 스포츠마케팅은 인천 연고 프로야구단 와이번스의 스포테인먼트 전과 후로 나뉜다 해도 과언이 아닐 터다.

◆ 행복드림구장이 팬들에게 주는 선물

스포테인먼트 10주년 행사는 다채로웠다. 힐만 감독은 경기 전 1루 광장에서 사인회를 가졌다. 클리닝 타임(5회말 이후 운동장 상태를 점검하기 위한 시간) 때는 팔꿈치 수술로 재활 중인 에이스 김광현이 단상에 올라 팬들에게 근황을 전했다. 경기 종료 후에는 불꽃축제에 이어 힐만 감독, 최정, 한동민, 김동엽, 윤희상, 김주한이 인기 캐릭터로 분장해 웃음을 선사했다.

 

▲ 김보성이 된 힐만 감독(왼쪽부터)과 아이언맨 최정, 캡틴 아메리카 김동엽, 공유 윤희상.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찾는 팬들에겐 사실 그렇게 새삼스럽지 않은 행사다. 토요일 홈경기 때마다 불꽃축제가 열린 지가 10년이다. 2015년부터는 금요일 밤이 불금파티로 클럽으로 변모한다. 지난달 12일 KIA 타이거즈전 직후에는 한동민이 “1경기 2홈런을 치면 춤을 추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 ‘정신 줄 놓고’ 놀아 팬들을 미치게 했다.

경기장 시설이야 두말 할 것도 없다. 잔디밭 좌석과 키즈카페, 빅보드가 대표적이다. 채병용은 “아이들이 그린존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워한다. 가족들에게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자랑한다. 주장 박정권은 “선수들이 세계 최대 전광판에 자부심이 있다. 크기는 물론이고 콘텐츠가 알차 선수들이 관심 있게 볼 정도”라고 말한다.

SK 프런트는 구장 이름 ‘행복드림구장’에 걸맞게 야구장을 찾은 고객에게 좋은 기억을 선물해주기 위해 고심한다. 1루 측 W 갤러리와 스포츠아트 갤러리, 3루 측 키즈 존과 D-파크(타격, 투구, 주루를 경험할 수 있는 스크린 게임), 외야의 바비큐존과 파티덱, 하이트클럽, 디딤푸드코트 등을 돌아보면 이곳은 야구장이 아니라 파크를 지향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 3루 외야 잔디밭 좌석인 그린존에 자리한 타요 키즈카페.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 학계와 팬이 생각하는 스포테인먼트

조성식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대기업들은 프로스포츠 구단의 매출에 크게 관심이 없다. 여전히 홍보수단의 성격이 아직도 강하다. 지역적 토착을 위한 노력도 약하게 마련인데 SK는 유니폼에 ‘인천’을 새겨 지역화에 앞장선다”며 “다양한 경기장 사업과 반려견과 함께 하는 ‘도그데이’ 등은 야구만으로 팬 층을 늘리기 어려운 한계를 넘으려는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평가했다.

정희윤 스포츠산업경제연구소(SEI) 소장은 “스포츠는 본래 엔터테인먼트 산업 밑의 카테고리다. SK 와이번스가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합쳐 말을 만들면서 마케팅 강화에 초점을 맞췄고 성공을 거뒀다”며 “이는 다른 야구단은 물론이고 다른 프로스포츠 종목 스포츠마케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야구단 마케팅팀에서 일하다 업종을 바꾼 한 스포츠산업 종사자의 고백도 흥미롭다. 최근 기자와 사석에서 만난 그는 “구단 마케팅팀에 유능한 인재들이 많아 요즘엔 다들 일을 잘한다. 그중에서도 SK의 행보를 특히 눈여겨 봤다”며 “작년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은 정말로 최고였다. 나를 자극시켰다”고 귀띔했다.

 

▲ 뮤지컬 앳 더 볼파크 행사. 그라운드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빅보드로 뮤지컬을 시청할 수 있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팬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SK가 창단한 2000년 함께 닻을 올린 공식 서포터즈 ‘비룡천하’ 1기 출신으로 현재 와이번스 스포테이너로 활동 중인 김민성 씨는 “팬들을 위한 구단의 노력을 잘 알고 있다. 자랑할 게 너무 많다”며 “더할 나위 없이 만족한다. 앞으로도 스포테인먼트를 쭉 이어달라”고 당부했다.

◆ 현장 도움 없었다면 발전 더뎠다

SK가 스포츠마케팅 하면 손꼽히는 구단이 되기까지 현장의 도움을 빼놓을 수 없다.

최정은 이만수 수석코치의 팬티 퍼포먼스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숫기 없는 그는 “당시로서는 굉장히 획기적인 이벤트였다고 생각한다”며 “SK가 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팬들과 선수가 함께 소통하는 시대를 열었다고 생각한다. 그 때 이후로 선수와 팬들 간의 거리감이 좁혀졌고 친근감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만수 부위원장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장이 문학인데 평균 관중이 고작 5000명인 게 아쉬웠다. 2년 동안 만원이 안 됐다기에 불안한 느낌에 농담으로 이야기했다”며 “약속은 약속이었다. 평생 입을 팬티를 다 선물 받았다. 원숭이 팬티가 하나 있더라. 화끈하게 보여주자고 마음먹었다”고 큰맘 먹은 배경을 설명했다.

 

▲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에 적극 동참한 SK 선수단. 이재원(왼쪽부터), 최정, 정의윤, 박희수, 윤희상.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지난해 6월 24일, LG 트윈스전에서 완투승을 거둔 김광현은 방송 인터뷰에서 “오늘 SK가 특별하게 실종아동 이름을 걸고 경기를 했다. (내 유니폼에 새긴) 정유리 씨가 안산(김광현의 고향) 출신이라는 걸 알아서 더 안타까웠다”며 “저도 두 아이의 아빠다. 빨리 부모님 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현 역시 ‘홈인-실종 아동 찾기 캠페인’을 가장 기억에 남는 구단 행사로 꼽으면서 “SK가 선수들의 기억에도 깊이 남을만한 의미 있는 행사를 앞장서 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좋은 취지에서 진행한 행사이기에 선수들도 한마음이 되어 아이들을 찾으면 좋겠다는 사명감으로 적극 동참했다”고 밝혔다.

◆ 스포테인먼트, 앞으로 10년은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꿰뚫고 있는 SK다. 저탄소 녹색성장이 트렌드로 부상하자 ‘그린 스포테인먼트’가 나왔다. 선수들이 페트병으로 만든 친환경 유니폼을 착용했고 외야에 태양광 집열판이 설치됐다. 체험과 학교체육 활성화가 이슈로 떠오르자 슬로건은 ‘에듀 스포테인먼트’였고 스포츠지수(SQ, Sports Quotient)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김광현과 김성현의 뇌리에 깊이 박힌 실종아동 캠페인 시행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란 화두를 쫓았기 때문이다. 프로스포츠에도 자생력이 필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뮤지컬 관람(뮤지컬 앳 더 볼파크), 야구장 결혼식(스포웨딩)같은 야구장 융·복합 상품을 출시했다.

 

▲ 매주 금요일 홈경기 때 진행되는 불금파티. 스포테인먼트의 대표적인 이벤트 중 하나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스포테인먼트 초창기 때 실무를 맡았던 김재웅 SK 홍보팀 매니저와 향후 스포테인먼트의 방향성을 두고 대화를 나눴다. 그는 “여태껏 그래왔듯 와이번스는 시대적 트렌드를 반영한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야구를 좋아하지 않거나 모르는 분들에게도 와이번스가 매력적일 수 있는 팬 베이스 확장성, 보편성 확대가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팬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우스워질 수 있다”는 아이언맨(최정), 김무스(한동민), 캡틴 아메리카(김동엽), 공유(윤희상) 같은 선수들이 있다. 모기업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인프라와 이를 극대화할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 포진해 있다. 팬 서비스만큼은 우리가 최고라 외치는 든든한 팬도 있다. 

SK 와이번스는 또 어떤 퍼포먼스로 한국 스포츠마케팅을 선도해 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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