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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 감악산 출렁다리, 수도권 가볼만한 곳으로 인기폭발...등산코스·둘레길·캠핑장 등 인간친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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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 감악산 출렁다리, 수도권 가볼만한 곳으로 인기폭발...등산코스·둘레길·캠핑장 등 인간친화적
  • 이두영 기자
  • 승인 2017.06.07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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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두영 기자]단비 소식에 덩더쿵 춤을 추고 싶었습니다. 비 떨어진다는데 멀리 가긴 싫고 서울 근교 당일치기 여행을 고민하다가, 경기도에서 가볼만한 곳이 어디 있나 장소를 추리던 중 감악산(紺岳山 675m)이 떠올랐습니다. 경기도 파주 감악산 근처는 9월말쯤 머루 따는 곳으로 유명하지요. 풍미가 가득한 감악산 머루의 향을 마음속으로 음미하며 파주시 적성면으로 향했습니다.

감악산 가는 길은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파주에 가까운 일산에서도 1시간 정도 걸립니다. 파주의 가볼만한 곳 중에서도 북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지요.

파주 감악산 출렁다리

일단 감악산에 관한 기본 정보와 전설 등을 살펴볼까요? 파주 적성면 설마리에 위치한 감악산은 해발 675m의 그리 높지도, 낮지도 않아 일반인이 산행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입니다. 가평 화악산,안양 관악산, 포천 운악산과 함께 경기5악으로 꼽힐 정도로 산세가 아름답습니다. 바위와, 계곡, 폭포가 수려합니다.

위치는 동두천시, 양주시,연천군에 인접해 있으며 임진강에서 10분 거리입니다. 푸르스름한 바위가 많아 감악산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평야지대에 우뚝 솟은 까닭에 더 돋보입니다.

범륜사 대웅전 옆 뜰에 피나무와 목련이 바짝 붙어 있고, 그 오른쪽으로는 함박꽃나무가 탐스럽게 꽃을 피웠습니다. 낮은 오솔길에는 샛노란 금계국이 만발해 있습니다.

감악산 전설도 흥미롭습니다. 장길산, 홍길동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의적으로 꼽히는 임꺽정이 감악산 주변 마을에서 태어났답니다. 임꺽정봉,임꺽정굴 등은 그의 행적을 짐작케 합니다. 이곳은 휴전선에서 가까운지라 6.25전쟁 때 격전지였답니다. 설마리에 있는 영국군 전적비와 대한의열단 전적비가 그 사실을 말해줍니다.

‘해갈될 정도로 비가 퍼부어 준다면 감악산 운계폭포도 볼만할 텐데’ 하는 아쉬움을 안고 감악산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나무계단 등산로 초입에서 ‘감악산 출렁다리, 감악산 둘레길’이라는 팻말이 환영인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마주오는 사람이 간신히 비켜갈 만큼 좁은 계단을 따라 10분 정도 걸으니 첩첩 능선이 조망되는 감악 전망대(정자)에 다다릅니다. 산세가 정말 시원스럽습니다. 막혔던 혈이 뻥 뚫리는 것 같습니다. 협곡을 가로지른, 그 유명한 감악산 출렁다리를 사람들이 건너며 좋아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감악산의 뛰어난 산세가 드러났습니다. 감악 전망대.

내리막 오솔길로 내려서서 잠시 걸으니 곧 길이 150m 출렁다리 입구에 다다릅니다. 울창한 숲과 계곡, 빨간 칠을 한 출렁다리, 가파른 중턱 절벽에 걸린 절과, 정자전망대(팔각정)가 보이고 그 뒤로 우뚝 솟은 임꺽정봉과, 뾰족한 시설이 있는 감악산 정상이 보였습니다.

지난해 생긴 출렁다리 덕분에 감악산은 경기도 가볼만한 곳 중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됐습니다. 파주시에 따르면 출렁다리 개설 감악산 방문객은 지난 4월말에 5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감악산 단풍이 유명한 것을 고려하면 가을에는 아마 미어터질 정도로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렁다리 위로 내려서니 정말로 다리가 흔들거립니다. 짓궂게 다리를 쿵쿵 흔들며 가는 사람도 있고, 뜀박질로 관심을 끄는 아재도 있고, 눈을 질끈 감고 남자의 허리를 붙잡고 가는 여성도 있습니다. 젊은 아빠가 아장아장 걸음마를 뗀 아기의 손을 잡고 배짱을 키워주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안정성이 확보된 공간의 공포와 스릴은 스트레스 해소와 활력충전으로 이어집니다. 다리를 건너서는 모두들 웃음꽃을 피우며 인증샷 찍기에 바쁩니다. 탐방객 모두가 사진취재단이 된 듯 다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는 데 집중합니다.

다리를 건너 등산로와 시멘트로 포장된 임도를 따라 20분쯤 가니 범륜사 입구에 다다릅니다. 1970년에 운계사 터에 지은 절이라는데, 특별히 기억할만한 곳은 아닙니다. 백옥선 관음상을 비롯해서 잡다한 조형물이 여기저기 난립해서 어수선해 보였습니다. 인사동이나 황학동 벼룩시장에 간 느낌이랄까요.

대웅전 오른쪽에는 뭇 사람들이 ‘보리수나무’로 잘못 알고 있는 피나무가 하얗게 꽃을 피우고 있고, 목련은 낙화 후 열매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 옆의 집에서는 4,000원짜리 비빔밥을 파는데, 마당에 큰금계국이 무더기로 피어 정겨운 여염집 같았습니다. 다음에 갈 때는 감악산 맛집을 따로 찾을 것이 아니라 이 집에서 비빔밥을 한번 먹어볼 참입니다. 절에서 먹는 비빔밥은 어디든 맛나지요.

비가 오는지라 감악산 정상까지는 꿈도 못 꾸고, 절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팔각정 전망대까지만 갔다가 하산했습니다.

감악산 등산코스는 9개나 됩니다. 100대 명산 값을 하는 셈입니다. 종전까지 주로 이용된 감악산 등산로 입구는 범륜사 밑이었습니다. 

그러나 출렁다리가 생긴 이후에는 가장 인기 있는 등산 기점이 적성면 설마리 출렁다리 주차장이 됐습니다. 주차장 왼쪽편에 있는 등산로는 다소 완만하고, 오른쪽에 있는 계단길은 좀 가파릅니다. 그래봐야 어느 길을 택하든 15분 이내에 감악전망대에 다다릅니다.

구름다리에서 범륜사를 지나 안골 만남의 쉼터,약수터,얼음골재, 정상까지는 2시간30분 정도 걸립니다.

그 외 인기 있는 등산로 입구는 산머루 정보화마을인 적성면 객현리입니다. 산머루농원 캠핑장, 산촌체험마을 슈가빌, 파주 치즈스쿨체험관 등이 있는 동네입니다.

감악산 주변의 캠핑장으로는 양주 감악산 캠핑장이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 외에 파주,양주,연천 등 3개 지자체가 ‘라키스트’라는 브랜드로 힐링테마파크를 구상해 캠핑장, 감악산 순환형 둘레길 21km 등을 완성해나가고 있습니다.

참고로, 국내의 유명한 산악 다리는 단풍으로 유명한 전북 순창 강천산 구름다리, 경북 봉화 청량산 하늘다리, 경기도 포천 어메이징 파크의 서스펜션 브릿지 등이 있습니다.

감악산 주변의 명소로는 자유로 인근의 반구정, 화석정, 헤이리예술마을, 도라산역, 임진강 황포돛배 등이 있고 파주의 명소로 벽초지 수목원, 율곡수목원 등이 있습니다.

파주 가볼만한 곳 중 의뜸으로 꼽히는 감악산! 날이 맑으면 임진강은 물론 북한의 개성 송악산까지 보인다니 한번 가보시기 바랍니다. 미식가들은 산머루 와이너리를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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