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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 오스타펜코-'가슴 축소수술' 할렙, 예비 테니스 여왕의 전혀 다른 감동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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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 오스타펜코-'가슴 축소수술' 할렙, 예비 테니스 여왕의 전혀 다른 감동 스토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6.09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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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대회 첫 우승 도전, 10일 결승전서 격돌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은 ‘스토리 싸움’이 됐다. 돌풍의 주인공 옐레나 오스타펜코(20·라트비아)와 가슴 축소수술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는 시모나 할렙(26·루마니아)이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정상에 도전한다.

오스타펜코와 할렙은 10일(한국시간) 2017 프랑스오픈(롤랑 가로스)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격돌한다.

◆ 롤랑가로스를 덮친 ‘라트비아발 태풍’, 매서운 상승세의 오스타펜코

세계랭킹 47위에 불과한 오스타펜코는 롤랑 가로스 이변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이전까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에서도 단 한 차례 우승도 경험하지 못했다.

시드를 받지 않은 선수가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 진출한 것은 1983년 미마 자우소베치(유고슬라비아)에 이어 34년만의 일이다. 오스타펜코로서도 놀라움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그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올해 열린 호주오픈 3회전 진출이었다.

10일 할렙을 꺾고 정상에 오른다면 투어 이상급 대회에서 단식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차지하는 영예를 누리게 된다. 이 기록은 1997년 대회 남자단식에서 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이 마지막이었다.

오스타펜코는 2014년 윔블던 주니어 대회 여자단식 우승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루마니아에서는 테니스의 최고 기대주다. 라트비아 여자 테니스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서 결승은커녕 4강에 오른 것 또한 오스타펜코가 처음이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통해 4회전 사만다 스토서(호주·22위), 8강 캐롤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12위), 준결승 티메아 바친스키(스위스·31위)까지 모두 상위 랭커들을 물리쳤다. 웬만한 남자 선수들을 압도하는 강력한 포핸드 샷이 강력한 무기다.

4강 진출 이후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 내가 준결승까지 진출할 거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고 말한 오스타펜코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걷잡을 수 없는 신성의 패기로 롤랑 가로스의 신데렐라 등극에 나선다.

◆ 모두가 안타까워(?)한 가슴 축소수술, 할렙엔 신의 한수가 됐다

시모나 할렙. 스포츠팬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할렙이 처음 이름을 알린 것은 테니스 실력이 아닌 그의 남다른(?) 몸매 덕분이었다. 이목을 끄는 큰 가슴으로 인해 2009년 프로 데뷔와 함께 인기스타로 떠올랐지만 랭킹은 300위 권을 전전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할렙에게 큰 가슴은 고통이자 약점이었다. 2009년 말 결국 할렙은 큰 결심을 했다. “너무 무거운 가슴 때문에 상대 선수의 공에 제대로 대응하기 힘들다”며 가슴 축소수술을 결정한 것. 많은 팬들이 안타까워했지만 이는 할렙의 테니스 인생에 있어 ‘신의 한 수’가 됐다.

즉시 효과가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2010년 한국에서 벌어진 한솔오픈 코리아대회에서는 1회전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2013년이 반등의 해였다. 페르시체룽스컵에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한 할렙은 그해 기량발전상을 수상하며 실력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랭킹 2위에 오르며 세리나 윌리엄스(미국),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를 제치고 팬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로도 선정됐다. 이후 투어대회에서는 강력함을 자랑했다. 우승도 수차례 거뒀다.

하지만 메이저 대회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4년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샤라포바와 격돌했지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1회전에서 탈락한 안젤리크 케르버(독일)을 제치고 랭킹 1위로 도약하게 된다.

랭킹 4위인 할렙에게는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상대가 시드도 받지 못한 오스타펜코이기 때문이다. 돌풍의 주역이기는 하지만 객관적 전력에서는 철벽 방어를 펼치는 할렙의 우세가 점쳐진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열린 스페인 마드리드 오픈에서 우승,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을 만큼 기세도 좋다.

실력 뿐아니라 스토리까지도 완벽하다. 누가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드라마가 된다. 9일 치러질 단 한 경기에서 드라마의 주연과 조연이 가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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