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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흔들리는 임창용을 뺄 수 없는 김기태, KIA타이거즈 동행야구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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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흔들리는 임창용을 뺄 수 없는 김기태, KIA타이거즈 동행야구의 이면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6.10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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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은 베테랑에 대한 예우를 중요시 여긴다.

9일 은퇴 소식이 알려진 최영필 등 불혹을 훌쩍 넘기거나 혹은 그에 다다른 투수들이 흔들릴 때는 투수코치를 보내는 대신,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 대화를 나눈다. 이는 팀에 대한 책임감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액션이기도 하지만, 베테랑에 대한 예우를 지킨다는 의미도 있다.

▲ KIA 베테랑 투수 임창용.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것이 정점을 이루는 게 바로 지속적인 믿음이다.

김기태 감독이 KIA 지휘봉을 잡고 나서 내세우고 있는 슬로건이 바로 '동행'인데, 몇 번 실패해도 믿음으로 안고 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게 적중하면 김기태표 동행야구가 통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임창용(42)이 올 시즌 초반 패전을 떠안는 등 부진하다 호투 행진을 이어가던 때가 있었다. 4월 13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5월 16일 LG 트윈스전까지 12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쳤는데, 이때가 김기태 감독이 '집단 마무리'를 가동할 때였다.

임창용이 자신의 보직을 반쯤 잃은 상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 김기태 감독은 그를 마무리 투수로 복귀시켰다. 언론에서는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이 중흥을 맞았다"며 조명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보도가 나간 날 임창용은 대형사고를 저질렀다. 5월 19일 두산전에서 ⅓이닝 5실점이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여기에 이달 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이닝 1실점을 기록, 패전투수가 되더니, 9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⅓이닝 3실점으로 다시 패배를 적립했다. 4-4 동점 상황을 지켜야 하는 임무를 맡았는데, 김민성과 서건창에게 연속 안타를 맞더니 1사 후 이정후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바뀐 투수 김윤동이 윤석민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임창용의 실점은 '3'이 됐다. 앞서 6월 3일 삼성전에서도 5-5로 맞선 10회말 1사 후 연속 3안타를 맞으며 패전투수가 됐다. 패전 이후 6일만의 등판이었기에 잘 막아 주리라 생각했을 터. 하지만 임창용은 1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 임창용(왼쪽)의 250세이브 달성을 축하하고 있는 김기태 감독.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베테랑을 믿고 쓰긴 써야겠는데 마운드에서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김기태 감독 동행야구의 딜레마가 여기서 생긴다. 성적만 놓고 보면 2군으로 내리거나 보직을 바꾸는 게 맞을 수 있는데, 베테랑을 믿는 동행야구 콘셉트를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이것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김기태 감독이 유지해 온 기조로 보면 김 감독은 임창용을 다시 믿고 쓸 것이다. 앞서 12경기 연속 무실점한 것도 있고, 두산전 5실점 이후에도 6경기 연속으로 무실점하며 반등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적립하는 1, 2패쯤이야 현재 팀이 1위를 달리고 있으니 '세금' 쯤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프로는 결과로 말한다. 김기태 감독이 지속적으로 믿음을 준 임창용이 잘 던질 때는 김 감독의 야구철학도 칭송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무언가 삐걱대는 모습이 보인다면 "이것이 동행야구의 부작용"이라는 목소리가 새어나올 수밖에 없다.

과연 김기태 감독은 이런 비판 속에서 베테랑들에 대한 신뢰와 팀 성적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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