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6:22 (금)
'닮은꼴 광속 배틀' 밴덴헐크-소사, 잠실 대전 명운 걸었다
상태바
'닮은꼴 광속 배틀' 밴덴헐크-소사, 잠실 대전 명운 걸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1.10 11: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시리즈] 2승 2패 상황서 3승째 걸린 운명의 승부

[스포츠Q 박상현 기자] 2승 2패. 다시 원점이다.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는 이제 누가 먼저 2승을 따내느냐에 달렸다.

전무후무한 통합 4연패의 위업을 달성하겠다는 삼성과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는 넥센은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지는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치르게 됐다. 일단 11일까지 6차전은 확정됐고 12일 7차전은 5, 6차전 결과에 따라 시행 여부가 결정된다.

당장 5차전이 문제다. 역대 한국시리즈 2승 2패 상황에서 3승을 먼저 따낸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7번 가운데 5번이다. 확률이 71.4%다. 2승 3패로 밀렸다가 내리 2연승하면서 이긴 두 차례의 경우를 따질 때가 아니다. 일단 5차전을 잡고 봐야 한다.

선발투수 '깜짝 카드'도 사실상 없기 때문에 패는 모두 드러나 있다. 마운드가 어떻게 운용될지 그리고 어떤 타자가 무서운지 등 양 팀의 전력이 훤히 드러나 있다. 그렇기에 5차전의 중요성은 그 어떤 때보다도 중요하다.

▲ 삼성 외국인 에이스 릭 밴덴헐크는 넥센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6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밴덴헐크는 잠실 5차전에 다시 선발로 나선다. [사진=스포츠Q DB]

◆ 시속 150km 빠른 공 위력, 추운 날씨 속 실투는 조심

5차전 선발은 1985년생 29세 동갑내기 릭 밴덴헐크(삼성)와 헨리 소사(넥센)다. 두 투수는 모두 시속 150km의 빠른 공을 앞세워 상대 타자들을 윽박지르는 광속구 투수다.

두 투수의 한국시리즈 첫 등판 성적은 서로 달랐다. 밴덴헐크는 1차전에 나와 6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그래도 107개의 공을 던진 뒤 닷새를 쉬고 등판이라 빠른 공의 위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소사는 2차전에서 무너졌다. 야마이코 나바로와 이승엽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는 등 2⅔이닝 동안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렇지 않아도 소사는 삼성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10승 2패, 4.61의 평균자책점으로 승률 1위에 오른 그이지만 삼성을 상대로는 3경기에 나와 승패없이 6.00의 평균자책점에 그쳤다.

하지만 잠실에서는 달라질 수 있다. 물론 상대팀은 다르지만 잠실구장에서는 투구 내용이 좋았다.

소사는 올 시즌 잠실에서 2경기에 나서 1승에 1.3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13이닝을 던지면서 11개의 피안타로 피안타율이 0.234에 그쳤다. 피홈런도 없었다.

또 소사는 LG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⅓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짐나 4차전에서는 6⅓이닝 2실점으로 넥센의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소사만 강했던 것이 아니다. 밴덴헐크는 '극강'이었다. 2경기에 나서 13⅓이닝을 소화하며 1실점만 기록했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1승 1패를 기록하긴 했지만 피홈런 없이 13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상대팀 타자들이 다르긴 하지만 넓은 잠실구장에서 홈런에 대한 부담없이 경기를 치렀다는 의미도 된다. 소사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힘을 빼면서 쾌투를 보였던 것만 보더라도 이를 입증한다.

다만 추운 날씨에 두 투수가 얼마나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쌀쌀한 날씨에 공을 던지게 되면 손의 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생각하지도 못했던 실투가 나올 수 있다. 삼성이나 넥센 타자 모두 이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 넥센 선발투수 헨리 소사는 삼성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2⅔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지만 잠실에서는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소사는 LG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부진했지만 잠실 4차전 호투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사진=스포츠Q DB]

◆ 이미 드러난 선발카드, 깜짝 카드도 있을까

삼성은 4선발 체제, 넥센은 3선발 로테이션으로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다. 이에 따라 선발카드도 이미 훤히 드러나 있다. 6차전은 윤성환(삼성)과 오재영(넥센)이 맞붙을 것이고 7차전은 장원삼(삼성)과 앤디 밴헤켄(넥센)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내일이 없는 경기다.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가 이제는 3전 2선승제의 단기전처럼 되어 버렸다. 타자들의 방망이는 더욱 매섭게 돌아가고 투수들은 추운 날씨에 어깨가 부담이다. 이 때문에 5차전 승패에 따라 6차전 투수 운용이 확연하게 달라질 수도 있다.

삼성이 5차전을 잡는다면 넥센의 선발진 운용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6차전에서 오재영이 불안해질 경우 염경엽 감독으로서는 투수 총동원령을 내리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때에 따라서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매디슨 범가너의 경우처럼 밴헤켄을 중간 계투로 올릴 수도 있다.

이 경우 넥센의 7차전은 물량공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소사를 이틀만에 선발카드로 쓰기는 어렵지만 1, 2이닝 투구 정도는 충분하다. 밴헤켄도 6차전에서 투구수를 조절한다면 이틀 연속 투구가 그리 무리는 아니다.

그 반대의 경우라면 삼성의 6차전 선발카드가 달라질 수 있다. 올 시즌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3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무려 8.8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윤성환을 6차전에 올리기가 부담스러워진다. 장원삼도 잠실에서 1승 3패로 부진하긴 했지만 평균자책점이 3.75이기 때문에 그나마 윤성환보다 낫다.

장원삼을 6차전으로 당겨서 쓰게 된다면 삼성 역시 7차전에서 윤성환과 J.D.마틴, 배영수까지 총 출동시키는 집단 체제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