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8:36 (목)
[기자의 눈] 아오르꺼러 사태, 비매너와 안전사고는 별개다
상태바
[기자의 눈] 아오르꺼러 사태, 비매너와 안전사고는 별개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6.12 09: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아오르꺼러(22‧중국)는 한국 격투기 팬들에게 잘 알려진 파이터다. 188㎝ 148㎏의 거구로 케이지를 누비며 육중한 펀치를 구사한다. 비록 최홍만에게는 졌지만 과거 K-1에서 이름을 날렸던 밥 샵과 로드FC 맞대결에서 승리한 적이 있다.

이런 아오르꺼러가 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를 당해 파이터로서 생명이 위태로워졌다. 지난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명현만과 로드FC 039 무제한급 맞대결에서 경기 시작과 함께 낭심에 킥을 맞아 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이 경기는 비고의성 반칙에 의한 ‘노 콘테스트’로 기록됐다.

케이지에 오르기 전 로드FC를 통해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던 그였기에 안타까움이 더했다.

▲ 10일 명현만에게 급소를 가격당한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아오르꺼러. [사진=스포츠Q DB]

사태가 발생한 뒤 대다수의 격투기 팬들, 특히 남성 팬들은 아오르꺼러의 고통을 잘 알기에 각종 커뮤니티 및 포털사이트 기사 댓글을 통해 쾌유를 빌었다. 우려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고 몸 건강히 케이지로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하지만 일부 극성팬들은 과거 아오르꺼러가 로드FC 경기 도중 ‘비매너 논란’을 일으킨 것과 연결시켜 악의적인 댓글을 남겼다.

2015년 12월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김재훈과 로드FC 027 대회 무제한급 토너먼트 8강전에서 TKO 승리를 거뒀음에도 계속 김재훈을 가격하려 든 게 화근이었다.

이때 김재훈 측 코너맨들이 튀어나오고 권아솔이 아오르꺼러를 밀치는 등 일촉즉발 상황까지 갔다. 후에 김재훈을 찾아가서 사과하긴 했으나 아오르꺼러는 이때부터 한국 격투기 팬들에게 미운털이 박혔다.

김재훈의 치욕적인 모습을 기억하는 팬들이 이번에 아오르꺼러가 곤경에 처한 것을 보고 “자업자득이다”, “잘된 일이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물론 아오르꺼러가 김재훈과 경기에서 물의를 일으킨 건 맞지만, 선수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한 파이터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는 건 과한 처사가 아닐까 생각된다.

여기에 현장에 있었던 관중들 중 일부는 아오르꺼러가 급소를 맞는 느린 화면을 보며 웃음을 터뜨리기까지 했다. 성숙한 관전의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 2차 검진을 위해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이동한 아오르꺼러. [사진=로드FC 제공]

사태가 벌어진 후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응급실로 후송 된 아오르꺼러는 응급처치 후 정맥주사를 맞고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11일 오전 또다시 통증을 호소한 그는 2차 검진을 위해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이동했다. 검사 후 담당의는 “일부 혈관이 늘어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정을 취하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현재로선 아오르꺼러가 언제 완쾌될지, 또 파이터 생활을 정상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선수생활의 최대 위기에 봉착한 만큼, 지금은 진심으로 그의 쾌유를 빌어야 할 때가 아닐까 생각된다.

아오르꺼러가 과거에 비매너 논란을 일으켰을지언정, 이것이 이번 안전사고와는 별개로 다뤄져야 할 문제라고 본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