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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웰메이드 스릴러 '신의 선물' 빛낸 이보영 조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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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웰메이드 스릴러 '신의 선물' 빛낸 이보영 조승우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3.05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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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이보영과 조승우의 연기가 색다른 터치의 드라마에 방점을 찍었다.

3~4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극본 최란ㆍ연출 이동훈)은 시간이동이라는 ‘타임슬립(혹은 타임워프)’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유괴 살해된 딸로 인해 절망한 엄마가 자살 시도 후 딸이 살해당하기 14일 전으로 돌아가 딸의 죽음을 막기 위해 온몸을 던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엄마의 조력자는 같은 시간, 장소에서 돌덩이를 매단채 내던져진 남자다. 이 남자 역시 과거 3명의 여자를 연쇄살인한 누명을 쓰고 사형당한 형이 죽기 14일 전으로 돌아가게 된다. 여자와 남자는 아무런 인연이 없지만 피붙이의 억울한 죽음을 막는다는 가장 뜨거운 목표의식을 공유한 자들이다.

 

▲ '신의 선물'의 조승우 이보영[사진=SBS]

‘신의 선물’은 첫 회부터 정신이 얼얼해질 정도로 강타를 후려쳤다. 인권변호사 남편(김태우)과 딸아이를 둔 방송사 시사프로그램 작가 김수현(이보영), 아픈 가족사 탓에 강력계 형사를 접고 흥신소 ‘묻지마 서포터즈’를 운영하는 양아치 기동찬(조승우), 김수현의 첫 사랑이자 강남경찰서 강력1팀장인 현우진(정겨운) 캐릭터를 보여주자마자 숨돌릴 틈 없이 스토리를 풀어갔다. 2회 중반 딸아이는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고, 엔딩에서 김수현과 기동찬은 동시에 저수지로 가라앉았다.

1~2회에서는 곳곳에 심어놓은 복선과 잘 짜인 대본, 긴장을 점증하는 연출력이 돋보였다. 또 범인이 누구일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보영과 조승우라는 배우가 없었다면 이런 긴장감이 유지됐을까 싶다.

그 또래 연기자 중 딕션이 좋은 이보영은 대사를 자기 것마냥 '씹어내는' 재주가 탁월하다. 주로 섬세한 연기에서 강점을 드러내더니 전작 ‘내딸 서영이’에서는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부문에서도 역량을 발휘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생떼같은 자식을 잃은 절절한 모성임에도 막힘이 없다. 공개방송 카메라 앞에서 범인을 향해 읍소하다가 싸늘하게 경고하는 반전 신이나 땅바닥에 질질 끌려가며 무차별 구타당하는 장면에서도 그 호흡을 놓치지 않았다.

이보영에 비해 출연분량은 작았으나 ‘역시 조승우’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돈독이 오른 양아치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한 말투, 표정, 걸음걸이 등 디테일이 남달랐다. 전라도 사투리는 감칠맛이 뚝뚝 묻어났다. 비열함과 내면에 숨겨둔 정의감을 줄타기하는 이중적인 연기력이 빛난 회였다.

톱스타 캐스팅임에도 안방극장 미니시리즈로는 낯설고 무거운 장르 특성상 시청률은 7.7%(닐슨코리아 집계)에 불과했다. '저주받은 걸작'으로 끝날까? 성급한 우려다. 걸출한 쌍두마차를 앞세운 이 웰메이드 스릴러 드라마의 본격적인 질주는 3회부터 시작되니까.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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