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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경질, 러시아 월드컵행 적신호 속 '69% 승률' 안전벨트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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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경질, 러시아 월드컵행 적신호 속 '69% 승률' 안전벨트 아니었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6.1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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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996일 최장수 국가대표 사령탑이라는 수식어가 무의미해졌다. 울리 슈틸리케(63) 축구대표팀 감독이 경질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오후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술위원회 회의를 통해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해 대해 논했다. 결과는 경질이었다.

예견된 일이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까지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지만 최종예선들어 약팀을 상대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미뤄왔던 축구협회 측에서도 더 이상은 슈틸리케를 신뢰하기 어려웠다.

▲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996일 간의 여정을 마치고 축구대표팀 사령탑에서 경질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시작은 좋았다. 축구협회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거스 히딩크 감독을 데려왔던 이용수 기술위원장을 다시 불러들였다. 이 위원장은 2014년 9월 24일 슈틸리케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슈틸리케는 이날까지 996일 동안 대표팀의 사령탑에 머물렀다. 역대 최장수 대표팀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승률도 좋았다. 월드컵 2차 예선 쿠웨이트전 몰수승을 포함해 39경기 27승 5무 7패, 승률 69%. 1992년 전임 감독제를 실시한 이후 역대 감독들 중 가장 높은 수치다. 60%를 넘은 감독들도 없었다.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지휘봉을 잡았던 조광래 감독의 57%(12승 6무 3패)가 종전 최고치였다.

한 때는 ‘갓틸리케’라고 불리며 국민들과 협회로부터 든든한 지원을 받았다. 2015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월드컵 2차 예선에서 무실점 8전 전승으로 통과했다.

최종예선에 접어들며 상대적으로 강팀들을 상대하면서 문제점이 속속 드러났다. 홈에서 치른 4경기에서 전승을 거뒀지만 만족스러울 만한 경기력은 보이지 못했다. 2차 예선까지 단단한 줄로만 알았던 수비에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원정 성적은 처참했다. 이란 원정에서는 유효슛을 하나도 날리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패했고 ‘공한증’에 벌벌떨던 중국을 상대로도 패했다. ‘창사 참사’였다. 중국과 조 최하위를 다투고 있는 카타르에도 졸전을 치르며 또다시 패했다.

아시아를 호령하던 호랑이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심지어 약팀들에도 만만히 보일만한 ‘동네북’이 됐다.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게다가 러시아행 여부가 달린 잔여 2경기는 A조 선두 이란(8월 31일)과 한국의 경쟁 상대 우즈베키스탄(9월 5일)이다.

안일한 대처로 일관했던 협회로서도 더 이상은 경질을 미룰 수 없었다. 이용수 위원장도 함께 물러났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새 감독은 경험이 있고 한국을 잘 아는 국내 사령탑이 될 가능성이 크다. 2경기를 앞두고 빠르게 선수단을 파악해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의 최초 원정 16강행을 이끌었던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가 유력한 차기 사령탑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김호곤 축구협회 부회장, 신태용 전 20세 이하 월드컵(U-20) 대표팀 감독,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 등도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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