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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 '알쓸신잡' 정재승, 뇌과학자가 아재 수다에 빠졌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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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 '알쓸신잡' 정재승, 뇌과학자가 아재 수다에 빠졌을 때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7.06.17 0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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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류수근 기자]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은 '꽃보다 청춘', '삼시세끼' 시리즈, '윤식당' 등을 통해 TV예능에 서정성과 느림의 미학을 담아온 나영석 PD의 또 다른 혁신적인 작품이다.

출연진도 타이틀 만큼 색다름과 다채로움을 겸한 구성이다. 

유희열은 가수 겸 작곡가이자 방송진행자이고, 유시민은 장관 출신의 정당인이자 작가이고, 황교익은 맛칼럼니스트이다. 그리고 김영하는 소설가이고, 뇌과학자 정재승은 대학교수이자 물리학자다.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각 분야에서 '시대에 안주 하지 않고 상식을 깨온 사람'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뇌과학자 정재승 교수 [사진= tvN '알쓸신삽' 화면 캡처]

'알쓸신잡'은 16일 밤 3회 '강릉' 편을 방송했다. 이들은 바다와 커피의 도시 '강릉'을 여행하며 '수다 여행'을 이어갔다. 중장년의 나이지만 이들의 수다는 멈출 줄 모른다. 어떤 주제든 박학다식한 지식이 화수분처럼 터져나온다.

이날도 '똑똑한 독서법'부터 강릉의 상징인 '초당 순두부'의 대중화 비결, 피노키오의 코가 길어지는 이유의 과학적 근거 여부, 에디슨의 프로포즈 등  '알아두면 쓸데 없는 지식'들이 쏟아졌고, 신사임당, 허균 등도 화제에 올랐다.

'커피'를 두고서도 이들의 수다는 막힘이 없었다. 듣는이를 잡학으로 매료시켜 중독되게 만든다는 점에서 '아재 파탈'이라는 표현아 딱 들어맞을 듯하다.   

알슬신잡 [사진= tvN '알쓸신삽' 화면 캡처]

'알쓸신잡' 3회 동안 누가 가장 인상적인 '아재 수다'를 떨었을까? 모두 내로라하는 수다꾼이지만, 그 중에서도 유시민 작가와 정재승 교수의 '수다'는 단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둘은 방송 때마다 포털의 실시간검색어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 중에서도 물리학자 정재승 교수의 지식 수다는 과학이 어렵다는 편견을 깰 만큼 흥미롭다. 

정재승 교수의 과학 수다는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저서 '정재승의 과학콘서트'를 통해서다. 이 책에는 '젊은 물리학자의 과학적 세상읽기'와 '복잡한 세상&명쾌한 과학'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과학 베스트셀러인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는 분야를 넘나드는 통합적 지식과 사유를 보여주며 세대를 초월해 즐길 수 있는 지식 논픽션이다.

일상과 전문 지식, 과학과 여타 학문들을 넘나드는 통합형 지식으로 복잡한 물리법칙이나 수학을 전혀 못 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으며 교양 과학 필독서로 자리잡았다.

뇌과학자 정재승 교수 [사진= tvN '알쓸신삽' 화면 캡처]

과학 전도사로 통하는 정재승은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90년 경기과학고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 또 카이스트에서 카오스 이론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박사 과정에서는 카오스 이론과 복잡성의 과학을 신경과학에 접목해 물리학적인 관점에서 뇌의 사고 기능을 이해하기 위해 연구했다.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및 응용물리학과 박사후 연구원,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로 있다. 

정재승은 저서에서 자신에 대해 "어렸을 때 꿈이 물리학자가 되는 것이었고, 초등학교 5학년 때 이후 단 한번도 바꿔 본 적 없는 꿈을 이뤄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 교수는 어렸을 때부터 남달랐던 것 같다. 초중학교 당시 취미는 블루백스 시리즈와 전파과학사 문고판 독파하기, '과학동아'랑 '월간 뉴튼' 그림만 보기, 셜록 홈즈 흉내내기, 친구들에게 재미없는 영화 재미있게 얘기해주기, 농담으로 수업분위기 흐리기 등이었다고 적고 있다.

경기과학고에서도 오히려 영화와 음악, 문학과 철학에 눈을 떴고, 당시 '이방인'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카뮈와 사르트르가 우상이었다고 발힌다. 

카이스트에 입학해 물리학을 전공했으나 본인이 생각했던 물리학이 아니라는 생각에 방황하며 영화 동아리, 음악 감상부, 철학 동아리 활동을 했다고도 설명한다. 1999년에는 영화 속 상상력을 과학이 눈으로 가늠해 보는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라는 책도 썼다.

경력을 보면 '알쓸신잡'에서 정재승 교수가 펼칠 '수다의 레퍼토리'가 앞으로도 무궁무진할 것임을 예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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