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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월드리그 5승 22년만, '김호철호' 男 배구가 얻은 수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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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월드리그 5승 22년만, '김호철호' 男 배구가 얻은 수확은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06.19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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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승, 2그룹 잔류 초과 달성... 주축 줄부상 속 이룬 쾌거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한국 남자 배구가 희망을 찾았다. “4승과 2그룹 잔류”를 외쳤던 김호철 감독은 보란 듯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한국 남자 배구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2017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2그룹 I조 9차전에서 슬로바키아를 세트스코어 3-2(25-18 18-25 25-18 20-25 15-7)로 물리쳤다.

▲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배구대표팀이 월드리그에서 5승을 거뒀다. [사진=스포츠Q DB]

‘김호철호’는 5승 4패(승점 12)로 대회를 마감했다. 상위 3개 팀과 호주가 나서는 결승 라운드로 나아기진 못했지만 문성민(현대캐피탈), 김학민(대한항공), 전광인, 서재덕(이상 한국전력) 등 V리그 스타들이 줄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대회에서 이룬 쾌거다.

이강원(KB손해보험), 송희채(OK저축은행), 정지석(대한항공), 류윤식(삼성화재) 등 대체 멤버들은 패기를 바탕으로 다부지게 싸웠다. 한국 남자 배구가 월드리그 예선에서 5승 이상을 거둔 게 1995년 이후 무려 22년 만이다.

당시 멤버는 김세진, 신진식, 박희상, 하종화, 마낙길 등이었다. 지난해 월드리그에선 6연패 이후 3연승으로 가까스로 3그룹 강등을 면한 점, 대회 직전 역대 최약체 대표팀이란 평가를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체코,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등 평균 높이가 10㎝ 가까이 큰 ‘장신 숲’ 사이에서도 한국은 주눅 들지 않았다. 이민규(OK저축은행), 노재욱(현대캐피탈), 황택의(KB손해보험) 등 젊은 세터들은 빠른 토스를 올리며 값진 경험을 쌓았다.

센터 3인방 이선규(KB손해보험), 박상하(삼성화재), 신영석(현대캐피탈)은 국제대회만 나서면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되는 높이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분투했다. 리베로 부용찬(삼성화재)과 오재성(한국전력)은 과감하게 몸을 날렸다.

김호철 감독은 이달 초 체코전 승리 후 “기존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조금만 다듬고 현재 들어와 있지 않은 선수들과 이민규, 노재욱, 황택의 등 어린 세터들이 조직적으로 플레이하면 앞으로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레오, 시몬 등 외국인 선수들의 ‘몰빵 배구’가 고착화되면서 국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던 한국 남자 배구였다. 김연경이 이끄는 여자 배구대표팀보다 주목도도 떨어졌던 터였다. 이젠 주포들이 빠져도 유럽 강호들과 당당히 겨룰 수 있을 만큼 짜임새가 생겼다.

12개 팀 중 6위, 한국 배구는 더 이상 약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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