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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삼성맨' 류중일 감독, '화통한 리더십'으로 쓴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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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삼성맨' 류중일 감독, '화통한 리더십'으로 쓴 신화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1.12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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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통합 4연패] 선수 기살리기 으뜸-스스로 낮추며 신뢰 쌓아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이쯤 되면 확실한 명장 반열에 올랐다고 해야할 것 같다. 류중일(51) 감독이 통합 4연패라는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금자탑을 쌓았다.

삼성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장단 11안타를 폭발시키며 넥센을 11-1로 완파, 2011년부터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었다.

류 감독 부임 후 삼성은 4년 동안 정규리그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1위팀으로 직행한 4번의 한국시리즈에서는 단 한 번도 미끄러지지 않았다.

류 감독의 다음 목표는 SK가 보유한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다. 타이거즈(해태+KIA)가 보유한 통산 10차례 우승컵을 향해 달릴 것이다.

▲ 통합 4연패에 성공한 삼성 류중일 감독이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명문구단' 삼성의 수장, 류 감독은 어떤 리더십으로 사자군단을 역대 최강의 구단으로 만들 수 있었을까.

◆ 믿고 또 믿는다, 선수 기살리기 으뜸 

류 감독은 어지간해서는 라인업을 변경하지 않는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3루수 박석민과 유격수 김상수가 빈타에 허덕여도 빼지 않았다. “야구에는 리듬이 있다”며 “언젠가는 잘해줄 것”이라고 강한 신뢰를 보낼 뿐이었다.

지난해 ‘국민타자’ 이승엽은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111경기에 나서 0.253, 13홈런 69타점에 그쳤다. 득점권에서는 맥을 끊기 일쑤였다. 노쇠했다는 평이 주를 이뤘고 이승엽이라도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프로 생활을 삼성에서 시작한 그는 28년째 푸른 유니폼만 입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 감독은 믿고 또 믿었다. 붙박이 6번 지명타자로 이승엽을 기용했고 이는 대성공이었다. 사령탑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이승엽은 0.308 32홈런 101타점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 8월 이승엽이 캘빈 히메네스(롯데)에게 팬투표에 밀려 올스타전 출전이 무산되자 류 감독은 “이승엽같은 대선수는 감독 추천선수로 나가서는 안된다”고 말하며 제자의 기를 살려줬다. 이런 지휘자 밑에서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

 ◆ 겸손이 몸에 밴 화통한 남자

혹자는 '류중일 감독은 복장'이라 칭하며 그의 업적을 낮추려 들기도 한다.

명장 중의 명장 김응용 감독도, 김성근 감독도 해내지 못한 통합 4연패를 이뤘음에도, 2011년 일본 프로야구 챔피언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꺾고 아시아시리즈를 제패했음에도 말이다.

류 감독은 이런 평가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그는 “전임 선동열 감독님께서 좋은 투수진을 갖춘 팀을 물려주셨고 야수 출신인 내가 오면서 타격, 수비 등에서 균형을 맞춘 것”이라고 몸을 낮출 뿐이다.

▲ 류중일 감독은 프런트로부터 신임을 받는 사령탑이다. 11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축승회. 왼쪽부터 안현호 단장, 류중일 감독, 이수빈 구단주, 주장 최형우, 김인 사장.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그는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연봉 5억원 시대를 열어젖힌 지도자임에도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는 법이 없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삼성의 시스템 야구가 정착한 것"이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공을 돌린다.

프런트도 ‘사람 좋은’ 류 감독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낼 수밖에 없다. 실무진과 현장간의 갈등이 유달리 도드라졌던 2014년 야구계에서 삼성에 ‘내홍, 홍역, 불신’ 등의 단어는 먼나라 이야기였다. 화통한 남자 류 감독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28년 삼성맨, 모르는 것이 없다

류 감독은 선수와 코치로 삼성에서만 28년을 보냈다. 경북고, 한양대를 졸업하고 고향팀인 삼성의 2차 1순위 지명을 받아 1987년부터 1999년까지 13년간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은퇴와 동시에 2000년부터 8년간 주루코치를 맡았고 2008년부터는 수비코치를 역임했다.

▲ 류중일 감독이 통합 4연패에 성공한 후 선수단으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2011년 마침내 감독 자리까지 앉으며 삼성의 야구인으로서 지낼 수 있는 모든 자리를 경험했다. 삼성 특유의 색깔을 아는 것은 기본, 프런트와 현장을 잇는 소통 능력에서 두각을 나타낸다고 보면 된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삼성은 큰 위기를 맞았다. 마무리 오승환이 일본으로, 톱타자 배영섭이 군입대로 빠진 것이다. 그러자 류 감독은 구단과 상의해 재빠르게 국내로 돌아오기로 결심한 임창용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박해민을 발굴해 공백을 메웠다.

류 감독은 최강자라면 안주하기 마련임에도 언제나 위기 상황이 닥칠 것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푸른피가 흐르는 자, 삼성의 뼛속까지 꿰고 있는 자이기에 가능한 것들이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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